[시사매거진=최지연 기자]  “비가 그치기 시작했어. 이제 구름이 없어지기 전에 돌아가야 해. 마지막 빗방울 열차를 타지 못하면 하늘라라로 가게 돼. 그럼 이제 아기 펭권 얼굴도 하늘나라에서 볼 수 없을 거야.” 엄마 펭귄은 슬펐지만 울지 않았어요. 아기 펭귄도 엄마 펭귄을 보며 웃어주었죠. 그렇게 엄마 펭귄과 아기 펭귄은 꼭 껴안고 웃으며 작별 인사를 나누었고 구름 나라로 돌아간 엄마 펭귄은 매일매일 아기 펭귄을 내려다 보며 다시는 울지 않았다고 합니다.

3월에 개봉했던 영화 ‘지금 만나러 갑니다(한국판)’의 오프닝 시퀀스 장면은 영화의 전체적인 내용의 축소판으로 볼 수 있다. 일본 소설이 원작인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2004년 일본 출판계를 부활시킬 정도로 큰 인기를 자랑했으며, 다음해 2005년 일본에서 영화로 상영되어 큰 인기를 누린 작품이다. 리메이크한 한국판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소지섭, 손예진의 캐스팅으로 화제를 모았으며, 손예진이 다시 한번 멜로퀸이라는 자리를 잡게 한 작품이다. 원작 일본의 ‘지금 만나러 갑니다’와 리메이크작 한국의 ‘지금 만나러 갑니다’의 같은 듯 조금 다른 점들을 살펴보자.

한국 ‘지금 만나러 갑니다’ vs 일본 ‘지금 만나러 갑니다’

- ‘구름 나라’ vs ‘아카이브 별’

한국판 ‘지금 만나러 갑니다’에서 오프닝 ‘구름나라’이야기가 등장한다. 이 이야기는 아들 지호를 위해 엄마 수아가 만든 감동적인 동화로, 수아는 세상을 떠나기 전 예쁜 동화책을 만들어 지호에게 선물 한다. 지호는 엄마 수아가 세상을 떠난 뒤, 이 동화책을 통해 엄마를 생각하고 그리워한다.

일본판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주인공 ‘다쿠미’와 아내 ‘미오’, 아들 ‘유지’를 이어주는 작은 별이 등장한다. 이 ‘별’은 ‘아카이브 별’로, 아카이브 별은 다쿠미와 유지가 엄마 미오를 떠나보내고 만든 마음 속의 별입니다. 지구에 있는 누군가가 계속 그 사람을 기억해주면, 그 사람은 평생 아카이브 별에서 살아갈 수 있다.

- ‘네잎클로버’ vs '사슬 톱니바퀴'

한국판 ‘지금 만나러 갑니다’에서는 행운의 상징인 ‘네잎클로버’를 소재로 사용한다. 아들 지호는 네잎클로버를 찾아내 창문에 붙여 두는데, 이는 엄마 수아가 비의 계절에 다시 돌아오겠다라고 한 약속을 지킬 것이라 믿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판 ‘지금 만나러 갑니다’의 아들 유지 또한 행운의 상징으로 ‘사슬 톱니바퀴’를 찾아 다닌다. 사슬 톱니바퀴는 다른 부품들과 달리 쉽게 찾아 낼 수 없는 것으로, 톱니 바퀴를 찾은 날이 유지의 행운의 날이 된다. 엄마인 미오가 떠날 시간이 되었을 때, 유지는 숲속으로 뛰어가 사슬 톱니바퀴를 찾는다.

- ‘비오는 날에서 첫키스’ vs '불꽃놀이 아래에서 첫키스'

한국판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비를 영화 내내 계속 배경으로 사용한다. 기억을 잃은 수아는 우진과 다시 한번 비가 오는 날 첫키스를 하며,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다.

일본판 ‘지금 만나러 갑니다’에서는 화려한 불꽃놀이를 보는 날 첫키스를 한다. 우여곡절 끝에 만난 ‘다쿠미’와 ‘미오’는 서로의 마음을 확인한다.

- ‘우진의 친구’ vs ‘다쿠미의 주치의’

한국판에서는 우진의 옆에 고등학교 동창으로 등장하는 홍구(고창석)로 인해 코미디 적인 요소들이 소소하게 등장한다. 우진의 옆을 지키며 챙겨주는 친구로 우진과 지호에게 따뜻함을 선사 한다.

일본판에서는 다쿠미의 주치의가 등장하는데 큰 비중이 없다. 다쿠미에게는 아들인 유지를 빼면 맘을 붙일 주변이 없다. 한국판과 달리 잔잔하고 쓸쓸하게 나온다.

원작 일본판과 리메이크작 한국판인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큰 틀은 같지만 세부적인 소재들이 달라, 소소하게 찾아보는 재미가 있다. 소박하고 잔잔한 감수성이 풍부한 원작과 달리 한국판은 조금 코믹한 내용들을 넣어 감수성에 재미를 더 한 차이점을 볼 수 있다.

판타지적이고 아름다운 풍경을 담은 영상으로 수아와 우진의 사랑과 가족애를 아름답게 그려내고 있다. 비오는날 보면 더욱 여운을 느낄 수 있는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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