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가상화폐 거래사이트를 통해 결제와 취소를 반복하는 방법 악용

                                     (사진출처_뉴시스)

[시사매거진=박현민 기자] 체크카드 결제 시스템의 취약점을 노려 해외사이트에서 결제와 취소를 반복하는 수법으로 34억여원의 부당 이득을 취한 일당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17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의거한 사기 및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최모씨(33)를 비롯한 3명을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또한 경찰은 범행에 이용된 계좌를 모집하고, 명의를 제공한 공범 31명에 대해서도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및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국내 시중은행의 체크카드로 외국 가상화폐거래소 사이트에서 결제 후 바로 취소를 하면 실제로 나간 돈이 없어도 은행으로부터 결제 취소대금이 입금된다는 사실을 악용해 34억여원을 가로챘다.

조직폭력배인 최씨 일당은 체크카드 136개와 71개 계좌를 동원해 지난해 9월부터 올 2월까지 해외 사이트에서 한번에 300만~500만원을 결제하고 취소하기를 반복했다.

최씨는 전산담당 김씨와 모의해 다른 조직원들에게 모집책 역할을 맡기며 명의자 1명당 100만~400만원씩 지급하고 계좌를 제공한 명의자에게는 계좌로 입금된 수익금의 10~50%를 나눠주는 방식으로 범행 계좌들을 확보했다.

최씨는 가로챈 돈을 애인인 이모씨(27.여)의 계좌를 통해 관리하며 이후 고급 외제 스포츠카 및 사치품들을 구매하는 데 사용했다. 더 나아가 두 사람은 필로폰을 구입해 투약하기도 했다.

한편, 경찰 관계자는 "시스템 문제로 인한 추가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금융감독원에 시스템 개선을 요청했다"며 "가로챈 돈으로 사들인 고급 외제차량 등은 임의처분이 불가능하도록 몰수보전 조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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