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 역행 세력간 운명을 건 한판승부”

민주당의 대규모 촛불대회를 하루 앞둔 9일 여야가 거친 설전을 주고받으며 공세의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오는 10일 서울광장에서 두 번째 대규모 대중 집회를 연 뒤, 의원들에 대해 시민단체의 촛불집회 동참을 독려하는 가운데 새누리당이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새누리당은 여야가 합의한 국가정보원 국정조사를 토대로 민주당의 지속되는 장외투쟁을 맹비난하며 민주당에게 민생현안 해결을 위해 국회에 돌아올 것을 거듭 당부했다.

새누리당 최경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주요당직자회의에서 “국정조사가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음에도 투쟁 강도를 높이고 촛불 연대까지 계획하는 것을 보면 국정조사보다는 다른 정치적 의도가 있다는 것을 스스로 고백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최 원내대표는 “5년 전에 있었던 촛불의 추억에 사로잡혀 민생이라는 대의명분을 내팽개치는 민주당이 안타깝다”며 “국민은 민주당이 왜 촛불까지 들게 됐는지 정말 이유를 모른다. 일부 언론조사에서 나타난 민주당의 지지율 하락세가 이를 반증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민주당은 폭염 속에서 벌인 대선 불복 운동이 악몽의 기억으로 남지 않도록 국회로 복귀해 민생에 전념해 달라. 8월 말까지 결산을 마무리해야 하는 만큼 결산 국회를 하루 속히 소집해서 국회 본연의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해 달라”고 촉구했다.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도 “민주당은 기말고사가 내일인데 학교에 올 생각은 안하고 길거리를 쏘다니는 모양”이라며 “학생에게 공부가 본연의 역할이라면 의원은 국회에서 국민들의 살림살이를 챙겨야 한다. 국회가 학생 거부로 수업을 못하는 학교 꼴이 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반면 민주당은 소속 의원과 국민들에게 민주주의 회복을 외치며 촛불집회 참여를 독려하고 나섰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광장 천막당사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지금 대한민국은 민주주의 회복에 나선 국민, 민주당과 민주주의에 역행하는 집권세력간의 민주주의의 운명을 건 한판승부가 진행 중”이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민주주의 회복과 국가정보원 개혁을 위한 국민의 함성이 서울광장 넘어 전국방방곡곡으로 울려퍼지고 있다”며 “내일 저녁에 대국민 2차보고대회가 있다. 많은 국민과 당원동지들이 참여해주실 것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새누리당이 광장공포증이 다시 재발했다”며 “새누리당은 국정원 불법대선개입 진실규명을 더 이상 방해하지 말아야 한다. 그 길은 김무성, 권영세 증인채택에 합의하는 것임을 다시 한 번 명백하게 밝혀둔다”고 강조했다.

양승조 최고위원도 “장외투쟁이 9일째지만 여전히 여당과 청와대에 숨어 입을 다물고 있는 박 대통령의 행복에 짜증을 넘어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며 “얼마나 더 많은 시간을 기다려야 하나. 지난 7일 4만 국민의 촛불이 부족한가. 10일 더 많은 국민의 분노와 함성을 맛봐야 시국의 심각성을 인지하겠나. 3자회담이니 5자회담이니 회담의 본질을 흐리는 제안은 접어두고 사안의 엄중함 인식해 민주당이 제안한 영수회담을 빨리 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저작권자 © 시사매거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