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고려박물관회원들 독립기념관 등 3.1운동 유적지 답사

[시사매거진 243호 =이윤옥 기자] 역사를 잊고 사는 민족 미래는 없다‘ 우리는 아픈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 아픈 역사를 되새기고 나라와 민족을 위해 희생하신 분들에게 항상 숭고한 정신을 기리며 역사에 새겨야 할 것이다. 내년이면 3.1만세운동 100주년이 된다. 누구나 할 것 없이 만세를 부르며 대한독립을 외쳤던 그날 우리는 알아야 할 것이다. 대한민국이 얼마나 위대한 나라인가를...

“내년 3·1만세운동 100돌을 앞두고 일본인에게 3·1만세운동 정신을 알리기 위한 전시를 기획하고 있습니다. 이번 한국 방문은 유관순 기념관과 생가, 독립기념관, 수원 제암리 교회 학살현장과 서대문형무소 등을 돌아보면서 내년 전시에 대한 구상과 해당 기관의 자료 협조를 구하기 위해 방한했습니다.” 하라다 교코(原田京子, 72) 이사장은 이번 방한 목적을 이렇게 설명했다. 지난 6월 18일(월)부터 어제(21일)까지 3박 4일간 서울을 방문한 도쿄 고려박물관 회원 14명은 무더운 날씨 속에 일제 침략기 일본인들이 저지른 만행 현장을 둘러보는 빠듯한 일정을 마치고 어제 오후 귀국길에 올랐다.

고려박물관 회원들은 민족문제연구소 방문을 시작으로 무더위 속에서도 일제침략 시 만행의 현장과 기억 공간을 둘러보며 “조상들이 저지른 침략”에 대해 무한한 참회의 뜻을 전했다. 이들의 통역 겸 안내를 위해 동행한 기자는 가는 곳 마다 메모 노트를 꺼내 꼼꼼하게 적어가면서 “참혹하고 잔인했던 역사의 현장”을 기억하려하는 고려박물관 회원들의 모습에서 가슴이 찡함을 느꼈다.

이번에 방한한 일본인들은 고려박물관 내 조선여성사연구소 회원들로, 이들은 특별히 내년에 3·1만세운동 100돌을 앞두고 “3·1운동 100돌 전시 준비위원회”를 꾸렸으며 전시기획을 위한 사전답사의 목적으로 방한한 것이다. 고려박물관 회원들은 지난 27년간 일본 도쿄 한복판에서 호주머니를 털어 건물을 빌리고 자원봉사로 고려박물관을 꾸려오면서 “조선침략의 역사”를 일본 사회에 고발하고 있는 양심있는 일본 시민들이다.

이들은 “침략의 역사는 없다.”고 잡아떼고 있는 아베 정권에 맞서서 조선침략의 역사를 반성하는 각종 전시와 강연 등을 27년간 지속해왔다. 더 나아가 일본 제국주의의 잘못을 준엄하게 꾸짖고 과거 침략의 역사를 까마득히 잊고 사는 일본인들에게 “3·1만세 운동 정신”을 알리려는 기획 전시를 계획하고 있는 것이며 “일본인들은 한국의 3·1만세운동에 대해 잘 모릅니다. 그런 일본인들에게 내년 100돌을 맞아 3·1만세운동의 진정한 의미를 알릴 생각입니다. 또한 3·1만세운동 당시 제국주의 일본의 행태를 파악하고 어떻게 대응했는지에 대한 조사와 한국의 3·1만세운동 정신의 현대적 의미 등을 중심으로 전시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라는 방한 목적 대로 고려박물관 회원들은 3·1만세운동 유적지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이들은 유관순 생가와 기념관을 둘러보고 아우내 장터의 함성을 떠올리며 순대국밥을 함께 먹었으며, 수원 제암리교회 학살 현장을 둘러보던 날은 토속 음식인 청국장 등을 먹으며 당시 제국주의 일본의 악행에 대해 이야기를 이어졌으며 한편 이들은 3일째 마지막 일정인 제암리교회 답사를 마치고 상경하여 한국외대 세미나실에서 기자로부터 3·1만세운동과 여성독립운동가에 대한 강의를 늦은 시각까지 듣는 열의가 느껴졌다.

제암리교회 학살 등 수원지역의 독립운동 관련자료를 보러 방한한 일본방문객들이 수원박물관에서 촬영을 하고 있다.

이번 3·1만세운동 유적지를 돌아본 뒤 와타나베 야스코(渡辺泰子) 씨는 “제암리교회 양민 학살 사건 현장을 둘러보며 특히 가슴이 아팠습니다. 내년 전시 때 한국의 유관기관의 자료를 협조 받아 제대로 된 3·1만세운동의 실상을 일본인들에게 알리겠습니다. 한국에서도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고맙겠습니다”라고 했다.

화성행궁을 무자비하게 파괴한 일제의 만행을 듣는 고려박물관 회원들, 바쁜 일정에도 한동민 수원화성박물관장이 직접 이곳까지 나와 당시 상황을 설명해주었다.

또한 아오야기 준이치(青柳純一) 씨는 “저는 독립기념관 뒤뜰에 전시 중인 해체된 조선총독부 건물 조각들을 보면서 일본 제국주의의 종말과 그들이 저지른 잔혹사에 참회의 마음을 느꼈습니다. 아직 아베 정권은 진정한 참회를 하고 있지 않지만 저 개인이라도 한국인에게 참회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라고 했다.

이번 도쿄 고려박물관 회원들의 방한 일정에는 서강대학교 인문과학연구소의 박미아 박사의 숨은 노력이 컸으며 아울러 신한국문화신문 양인선 기자 등 여러명의 한국인들이 3박 4일 일정에 동행하여 한일간의 우정을 쌓았다. 특히 수원박물관 이동근 학예연구사와 독립기념관 윤소영 선임연구위원, 수원화성박물관 한동민 관장 등의 친절한 응대와 향후 적극적인 협조 의사에 대해 고려박물관 하라다 교코(原田京子) 이사장은 회원들을 대표하여 깊은 감사의 말씀을 기자에게 전해달라고 했다.

내년 3·1만세운동 100돌 기념사업을 위해 나라안팎에서 많은 단체 등이 준비를 하고 있지만 특히 일본의 순수한 시민단체인 고려박물관에서 그 어떤 지원도 없이 시민들의 자발적인 노력으로 전시회를 기획하고 있는 일에 우리들도 많은 관심을 기울였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일본 고려박물관(高麗博物館)은 어떤 곳인가?

"1. 고려박물관은 일본과 코리아(한국·조선)의 유구한 교류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전시하며, 서로의 역사와 문화를 배우고 이해하며 우호를 돈독히 하는 것을 지향한다. / 2. 고려박물관은 히데요시의 두 번에 걸친 침략과 근대 식민지 시대의 과오를 반성하며 역사적 사실을 직시하여 일본과 코리아의 화해를 지향한다. / 3. 고려박물관은 재일 코리안의 생활과 권리 확립에 노력하며 재일 코리언의 고유한 역사와 문화를 전하며 민족 차별 없는 공생사회의 실현을 지향한다."는 목표로 설립한 고려박물관은 (이사장 하라다 교오코) 1990년 9월 <고려박물관을 만드는 모임(高麗博物館をつくる会)>을 만들어 활동해온 순수한 시민단체로 올해 28년을 맞이한다.

고려박물관은 전국의 회원들이 내는 회비와 자원봉사자들의 순수한 봉사로 운영하고 있다. 한국 관련 각종 기획전시, 상설전시, 강연, 한글강좌, 문화강좌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으며 기자는 2014년 (1월~3월)과 2016년(11월~2017년 2월), 2회에 걸쳐 항일여성독립운동가 시화전과 한국의 여성독립운동가를 알리는 강연 등을 했다.

 

드디어 《여성독립운동가 300인 인물사전》 세상에 나와

(시사매거진 = 주성진 기자) 진작 나왔어야 할 책이 3·1운동 100돌을 한 해 앞둔 지금에서야 우리 앞에 나타났다. 《여성독립운동가 300인 인물사전》이 그 책이다. 2018년 2월 1일 현재 국가보훈처에서 여성독립운동가로 인정하여 국가유공자로 서훈을 한 사람은 유관순 열사를 포함하여 모두 299분이다. 여기에 아직 서훈을 받지 못했지만 《아직도 내겐 서간도 바람소리가》라는 책을 통해 뼛속까지 독립운동으로 날을 새웠던 허은 여사를 넣어 이 책은 모두 300분의 ‘여성독립운동가’를 소개하고 있다.

《여성독립운동가 300인 인물사전》은 이윤옥 시인이 지난 10여 년간 여성독립운동가의 삶을 추적하면서 펴낸 《서간도에 들꽃 피다》 (전8권)을 토대로 “일제 침략의 쓰라린 역사 속에서 불굴의 의지로 독립운동에 뛰어든 여성들의 발자취를 1권의 책으로 볼 수 있도록 하겠다.”는 집념으로 세상에 내놓게 되었다.

그간 유관순 열사를 비롯하여, 김마리아, 윤희순, 남자현 등 몇몇 여성독립운동가를 소개하는 책은 나왔으나 이처럼 여성독립운동가 300분에 대한 해적이(연보)를 기록한 책은 광복 73돌, 3·1운동 99돌 만에야 처음 선을 보인다.

여성독립운동가 300인 사전_ 표지

《여성독립운동가 300인 인물사전》은 300분의 여성독립운동가들의 출신지, 가족관계, 생몰연월일, 국가유공자 훈격과 활약상 등을 간략하면서도 함축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특히 국가보훈처 등에서 독립운동가를 소개할 때 쓰는 “피체되다, 독립만세를 고창하다, 독립사상을 고취하다”와 같은 어려운 말투에서 벗어나 “잡히다, 만세 부르다, 드높이다”와 같은 쉬운 우리말로 풀어써 누구나 읽기 쉽게 쓴 것이 특징이다.

또한 미국에서 활약한 김덕세(2014. 대통령표창) 지사처럼 부부독립운동가의 경우에는 남편 김형순의 서훈 사실 (2011. 애국장)을 밝혀놓았으며, 자매독립운동가인 윤천녀(1990. 애족장) 지사의 경우도 윤선녀(1990. 애족장) 지사가 동생임을 소개하는 등 기존의 독립운동가 기록에서 아쉬웠던 서훈 받은 가족관계를 보완하여 독자들로 하여금 한 가족의 독립운동사를 한꺼번에 이해하도록 하는데 주안점을 두었다.

한편, 부록에는 300분의 태어나고 숨진 날, 서훈일, 서훈의 훈격, 독립운동계열 등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여 한국의 여성독립운동가를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소개해놓았다. 이번에 발간된 《여성독립운동가 300인 인물사전》은 여성독립운동가 300분을 망라한 인물사전으로 국내 처음이다. 일제침략기에 불굴의 여성들이 어디에서, 어떠한 모습으로 조국 독립을 위해 헌신하다 숨져갔는지를 한 권으로 이해할 수 있는 금자탑과도 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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