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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우리 아이를 찾아주세요” 부모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아이들강력・흉악 범죄로 이어져…경각심 가져야
  • 신혜영 기자
  • 승인 2018.07.04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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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매거진243호=신혜영 기자)  예나 지금이나 실종아동문제는 여전히 고질적인 사회문제다. 시대가 변해도 실종아동은 여전히 생겨나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아이를 키우려는 목적으로 납치했거나 몸값을 요구하기 위해서였다면 지금은 살인, 성폭행 등 흉악·강력범죄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실종아동은 우리 사회가 꼭 해결해야 할 문제다. 그간 정부와 단체, 그리고 부모들의 노력이 있었지만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는 같은 현실에 우리 사회는 다시 한 번 실종아동문제에 대해 심각한 고민을 해봐야 할 것이다.

(사진출처_뉴시스)


지난 2001년 1월 지적장애 1급인 김모 군이 하루아침에 사라졌다. 당시 김 군의 나이는 15세. 대학생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경주 보문단지로 여행을 간 김모 군은 봉사자의 실수로 지금까지 부모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1998년 어느 무더운 여름 서울 영등포역. 5살 난 아들과 생이별을 한 어머니 A씨는 그날 이후로 단 한 번도 마음 편히 지내본 적이 없다. 그러던 중 실종신고를 한 A씨는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유전자 채취에 응했고, 등록된 유전자와 대조해 드디어 아들과 20여 년만인 올해 만났다.

지난 2017년 2월 경기 성남 중원구에 있는 은행2주민센터에서 6세 여자 아이로부터 엄마를 잃어버렸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112 신고를 접수 받은 경찰은 아이의 지문, 사진 등 ‘사전등록제’에 기록된 정보를 활용해 20분 만에 가정으로 인계했다.

2017년 4월 11일 전북 전주완산경찰서 평화파출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5시47분께 전주시 평화동 한 편의점 앞에서 A(여·5)양 이 길을 잃은 채 혼자 울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내복 차림으로 발견 된 A양은 울기만 할 뿐 집이 어딘지 말하지 못했다. 다행이 A양은 지문사전등록 시스템에 등록이 되어 있어 40분 만에 부모의 품에 안겼다. A양의 부모는 새벽에 둘째 아이가 갑자기 아프자 잠든 A양을 두고 집을 나섰고, 자다가 깬 A양은 엄마를 찾겠다며 집을 나왔었던 것이다.

복지부와 경찰청 등에 따르면 지난해 실종아동 신고 건수는 1만 9,956건으로 전년(1만 9,870건)보다 4.3%(86건) 감소했다. 2013년 2만 3089명, 2014년 2만1591명, 2015년 1만 9428명으로 연간 2만 명 안팎으로 집계됐다.

최근 5년간 발견되지 않은 아동은 지난해 39명 등 총 52명이다. 지난 4월 30일 기준으로 2013년 실종된 1명을 포함해 2014~2015년 2명씩, 2016년 8명 등이 아직까지 실종된 이후 발견되지 않은 상태다.

보호자로부터 신고를 접수한 뒤 48시간이 지난 후에도 발견되지 않은 장기 실종아동 수는 지금까지 588명이다. 20년 이상 가족 품으로 돌아가지 못한 아동이 59.9%(352명)나 됐다. 실종 기간별로 10~20년째 찾지 못한 아동은 69명, 5~10년 17명, 1~5년 18명, 1년 미만 132명 등이다.

실종아동이란 실종신고 당시 만 18세 미만 아동으로 약취∙유인∙유기∙사고로 인해, 또는 가출을 하거나 길을 잃는 등의 이유로 보호자로부터 이탈된 아동을 의미한다. 김 군처럼 오랜 시간 부모의 품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장기미아부터 몇 시간 만에 안전하게 부모에게 돌아간 아이들까지 해마다 실종아동은 생겨난다. 김 군처럼 순간의 실수로 또는 A양처럼 가장 안전하다는 집에서 잃어버리게 되는 경우까지 실종아동이 생겨나는 경우는 예측할 수가 없다.

*03- 지난해 4월 경북 경산시에서 초등학교에 입학하지 않아 경찰이 수사에 나선 실종 아동이 생후 6개월 때 친모 등에 의해 살해된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 금정경찰서는 6개월 된 남자 아기를 살해하고 사체를 훼손해 유기한 혐의(상해치사 등)로 친모 A(38) 씨를 구속하고, 아이를 맡은 A씨의 지인 B(57·여·사망) 씨와 범행에 가담한 A씨의 제부 C(35) 씨와 B 씨의 딸 D(30·여)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사진출처_뉴시스)

실종아동 사건 흉악·강력범죄로 이어져

어느 부모든 자식을 잃어버리고 싶어 하는 부모는 없다. 그렇다면 왜 매년 실종아동이 발생하고 있는 것일까.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실종아동에 대한 범위가 14세 미만에서 18세 미만으로 확대되다보니 고등학생까지 실종아동으로 분류돼 집계되고 있다. 그렇다 보니 가출청소년들까지 집계에 포함되어 매년 신고 건수가 2만 여명 안팎으로 집계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사회적 인식에 대한 문제를 꼽기도 한다. 사회적 인식이나 관심이 과거에 비해 후퇴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과거에는 사회적으로 실종아동에 대한 경각심이 높았던 반면, 최근 들어 지문등록제 등 첨단시스템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상대적으로 주목도가 떨어졌다는 지적이다.

문제는 실종아동들의 발생 유형이다. 일반적으로 실종 유향은 미아, 유괴, 가출, 사고로 나뉜다. 과거에는 아이 없는 집에서 아이를 키우려는 목적으로 납치했거나 몸값을 요구하기 위해서였다면 지금은 살인, 성폭행 등을 위해 심신이 미약한 아동을 납치하는 사례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실종아동 사건이 흉악·강력범죄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08년 12월 발생한 ‘조두순 사건’이 대표적이다. 경기 안산에서 등교하던 8세 여자어린이를 납치, 성폭행하고 중상을 입혀 커다란 충격을 안겼다.

‘김길태 사건’역시 마찬가지다. 김길태는 2010년 2월 부산에서 예비 여중생을 납치해 성폭행하고 시체를 물탱크에 유기했다.

올해 3월 인천에서는 한 여고생이 공원에서 놀던 여자 초등생을 자신의 아파트로 데려가 살해하고 시신을 흉기로 훼손한 사건이 발생했다.

나주봉 전국미아실종가족찾기시민의모임 회장은 “요즘에 발생하는 실종아동 범죄의 대부분은 과거처럼 금품을 요구하기보다는 성폭행을 목적으로 아동 성기호증 환자들에 의한 납치가 많다”며 “미성년도 지문을 등록하는 사전등록제 뿐만 아니라 미국과 같은 선진국처럼 우리나라도 DNA, 얼굴변환프로그램 등을 좀 더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장기실종아동은 미성년자 성범죄나 성매매, 살인 등 각종 범죄에 노출되거나 표적이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실종 초기에 신속한 수색과 위치 확인이 중요하다. 그럼에도 실종전담 수사 인력은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전국에 학대예방경찰관(APO) 정원 200명이 편성돼 어린이 안전 문제를 담당하고, 실종에 대한 1차적인 수색·확인은 일선 경찰서의 여성청소년수사팀이 맡는 식으로 투트랙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하지만 일선 경찰서에서는 아동실종뿐만 아니라 장애인이나 치매노인 실종, 미귀가 성인 등에 대한 신고도 접수·처리하기 때문에 현장 인력을 증원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서기원 실종아동찾기협회 대표는 “실종아동에 대한 국민적인 관심과 국가적인 홍보가 필요하다”며 “실종아동 관련 단체들은 대부분 가족들 회비를 걷거나 주변 지인들 도움을 얻어 가까스로 운영되고 있는 실정이다. 실종아동 범죄는 법에 공소시효 자체가 규정되지도 않은 데다 경찰관 인력도 많지 않아 신고가 접수되더라도 처리가 지지부진할 때가 많다”고 전했다.

나주봉 전국미아실종가족찾기시민의모임 회장은 “예전에는 실종아동의 가족이 길거리에서 직접 전단지를 돌렸지만 요즘에는 인터넷이나 SNS 등을 통해 알리는 경우가 많다”며 “평소 시민들의 제보가 많지 않기 때문에 모든 국민이 경찰관의 눈이 되어 항상 실종아동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사전등록제는 18세 미만 아동, 장애인, 치매환자 등의 실종에 대비해 대상의 지문과 사진 정보를 경찰청 실종자관리시스템에 등록하는 것을 말한다. 지문·사진은 경찰청 안전드림 웹사이트(www.safe182.go.kr)에서 직접 등록하거나, 가까운 경찰서 또는 지구대·파출소에서 등록할 수 있다. 최근에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모바일 안전드림)에서도 등록이 가능하다. (사진출처_뉴시스)

사전등록제, 코드아담 등 실종아동 조기 발견 제도 마련

우리나라는 OECD 회원국 중 출산율 최저국가이면서 실종아동 수가 증가하자 경찰은 2012년 7월부터 지문 등 사전등록제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사전등록제는 18세 미만 아동, 장애인, 치매환자 등의 실종에 대비해 대상의 지문과 사진 정보를 경찰청 실종자관리시스템에 등록하는 것을 말한다.

지난 4월 말 기준으로 18세 미만 아동 358만 1,944명 외에 지적장애인 8만 1,048명, 치매환자 6만 2,581명 등 총 372만 5,573명의 지문이나 얼굴 사진을 미리 등록해 실종에 대비하고 있다. 전체 등록 대상자(935만 2,114명) 중 39.8%가 등록을 마친 상태다.

2012년 7월부터 2017년 4월까지 276명의 실종 아동과 장애인, 치매환자 등이 안전하게 가정의 품으로 돌아갔다. 평균 실종아동 발견소요시간은 94시간. 지문 등 사전 등록한 경우 46분까지 단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문·사진은 경찰청 안전드림 웹사이트(www.safe182.go.kr)에서 직접 등록하거나, 가까운 경찰서 또는 지구대·파출소에서 등록할 수 있다. 최근에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모바일 안전드림)에서도 등록이 가능하다.

또한 지난 2014년 7월 29일부터 시행중인 실종아동 조기발견지침인 ‘코드아담’ 제도도 효과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코드아담은 미국의 미아찾기 프로그램으로 다중이용시설에서 아동 실종 사건이 발생한 경우 즉시 시설 출입문을 봉쇄한 후 시설 자체 인력과 장비를 활용해 수색, 발견하지 못할 경우 경찰에 신고하는 제도를 말한다.

현재 지난 4월 말 기준 대규모 점포 678곳, 도시철도 226곳, 체육시설 176곳, 지역축제장 174곳, 유원시설 89곳, 공연장 81곳 등 전국 1601개 다중이용시설에서 ‘코드아담’을 수행하고 있으며 3월까지 아동 1만 6,955건 등 총 1만 7,254건이 발령됐다.

지난 2017년 7월 천안의 한 대형마트에서 김모(6) 양이 없어졌다는 신고를 받은 경찰은 코드아담을 활용해 경보발령 및 안내방송을 시행, 출입구 차단, 무전 및 방송으로 김 양의 신체 특징 등을 전파하자, 수색 5분 만에 김 양을 발견해 보호자에게 인계했다. 코드아담 도입 후 2017년 4월까지 총 1만 1,914건의 신고가 접수됐고 단 한 건도 빠짐없이 모든 실종 아동을 찾아냈다.

지난 4월 25일부터는 휴대전화 위치정보 외에 인터넷 접속 기록 등을 영장 없이 요청할 수 있게 됐다. 지난해 10월 24일 개정된 실종아동법 제9조 제2항이 시행되면서다. 그동안은 본인확인기관과 웹사이트 업체 등에 IP주소 등 정보 제공을 요청하려면 영장 신청이 필요해 시간이 오래 걸린 데다 범죄혐의 소명이 어려워 영장이 기각되는 사례도 다수였다. 그러나 앞으론 공문만 있어도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권덕철 복지부 차관은 “아이를 찾지 못하는 가족의 아픔 앞에서는 누구도 말을 잊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아동 실종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을 높여 또 다른 아픔이 반복되지 않도록 힘쓰는 한편, 가족들의 찾기 활동과 트라우마 치유 지원 등을 통해 아픔이 조금이라도 덜어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아이를 잃어버린 부모는 하루하루를 절망 속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다.

삼 년도 품지 못하고 잃어버린 아이를 30년간 찾아다니는 할머니, 지적장애 1급의 아이를 잃어버리고 15년 간 자신들의 삶은 버린 채 아이를 찾아다니는 부부 등 지금도 우리 사회에서는 잃어버린 아이를 찾기만을 바라는 간절한 부모들이 있다. 자식을 잃어버린 부모의 심정은 어느 아픔과도 견주지 못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종아동 부모들은 하루하루 절망과 자책 속에서 어딘가 살아 있을 거란 한 줄기 희망을 놓지 않고 아이들을 찾아다닌다. 부모를 잃어버린 아이들이 가족으로 품으로 돌아갈 수 있게 보다 더 적극적인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다.

 

신혜영 기자  gosisashy@sisamagaz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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