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 조작으로 탄생한 초인들과 미스테리한 우주 괴물들의 대결! 우주 행성을 배경으로 한 SF 액션 블록버스터.

[시사매거진=이선영 기자] 먼 미래, 좁아진 터전과 인구의 폭증으로 우주개척사업이 시작된다. 차원이동기술로 미지의 은하계를 탐사하던 중 마침내 지구와 매우 흡사한 행성이 발견된다. 행성의 이름은 프린테라. 허나 프린테라에는 야후라 이름 붙여진 토착종이 살며 파괴적인 힘으로 인간을 도륙한다. 이에 범지구적 차원우주개척군이 출범하여 야후와의 대대적인 전쟁이 시작된다.

배틀슈트와 플라즈마 커터, 테라포밍, 우주 괴물 그리고 초능력.

우주를 배경으로 한 FPS게임을 플레이한 기분이다. 진의 시선으로 우주 사막을 달리며 괴생명체 ‘야후’들과 한바탕 격투를 벌인 듯한 손맛에 뇌가 얼얼하다. 아직 오지 않은 미래에, 아직 도달하지 못한 장소에서 아직 일어날 리 없는 전쟁을 다루고 있지만, <프린테라>의 서사는 꽤 익숙하게 눈앞에 그려진다. 우주 사막과 괴물, 초인 부대······. 그간 SF소설을 즐기지 않았더라도 게임, 영화, 만화 등 다른 매체의 콘텐츠 안에서 한번쯤은 즐겨보았을 소재들이 군데군데 녹아있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프린테라>는 SF장르 소설 입문 독자들에게 적극적으로 권할만 하다. 타 매체에서 SF 콘텐츠를 한 번이라도 접해 본 독자들이 좋아할만 한 요소들로 가득 차 있다. 처음 먹게 된 음식에서 익숙한 맛을 느꼈을 때의 반가움을 줄 수 있달까. 이를 테면, <스타워즈>, <스타크래프트>, <오버워치>, <테라포마스> 같은 대중 콘텐츠에 녹아있는 SF적 즐거움을 프린테라를 통해 단번에 느껴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익숨함을 딛고 올라선 장르적 쾌감과 묵직한 주제의식

익숙함은 대중 콘텐츠의 미덕이다. 익숙함 속의 진부함을 작가의 역량으로 피해냈다면 익숙함은 반가움과 즐거움으로 환원된다. 이 점이 <프린테라>가 가진 강점이다. SF장르 소설을 처음 접해보는 이들에겐 타 콘텐츠로의 경험으로부터 비롯된 반가움을, 이미 이러한 밀리터리SF에 익숙한 장르 매니아들에겐 탄탄한 서사가 자아내는 즐거움을 준다.

<프린테라>는 장르문학을 읽는 즐거움을 그대로 가져가면서도 문학이 추구해야 할 방향성을 잃지 않는다. 530여 페이지에 달하는 서사 속, 집요하고 꼼꼼하게 챙긴 구성을 통해 문제의식을 확장시키고 결국 인간에 대한 묵직한 질문을 끄집어내는 데 성공한다. 인간이 생존을 위해 정립한 수많은 ‘-이즘’ 에 녹아있는 타자에 대한 폭력성, 인간은 과연 스스로 타자들을 주체적으로 이해할 인류애를 확보할 수 있는가에 대한 회의적인 시선 등 <프린테라>를 읽으며 고찰해 볼 수 있는 인문학적 문제의식은 결코 가볍지 않다.

이 소설의 출범이 SF장르문학의 토대를bn 확장시키는데 일조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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