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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후지 분페이의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다면'‘정리되지 않은’ 이력의 소유자 요리후지 분페이가 전하는 '디자인'이라는 일
  • 이선영 기자
  • 승인 2018.06.05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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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매거진=이선영 기자] 이 책은 북디자이너, 일러스트레이터, 아트디렉터, 저술가. 재치 넘치는 작업으로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요리후지 분페이의 체험적 직업론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정리되지 않은’ 이력의 소유자로 불리는 저자 요리후지 분페이는 "좋아하는 것을 일로 하지 말아야 한다는 사람도 있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라며 "하지만 좋아하는 것을 발견해 꼭 그것을 직업으로 삼아야 한다고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좋아하는 것은 마치 반작용과 같습니다. 일이라는 거센 작용으로 단련되어 어느 순간 모습을 드러내곤 합니다"라고 전한다. 

평면의 세계, 입체적인 사람
일본의 철도회사 도쿄메트로에 광고포스터가 붙었다. 역이나 열차 안에서 지켜야할 매너에 관해 일러두는 내용이었는데, 유머러스한 그림과 간결한 문구로 큰 공감을 얻었다. 이를테면 공공장소에 어울리지 않는 행동을 일상적인 모습으로 재현하고 ‘집에서 하자’고 넌지시 말을 건네는 식이다. 논리를 탑재한 엄밀한 문장으로 지침을 전할 수도 있지만, 때로는 두루뭉술하고 유연한 메시지가 필요한 법이다. 처음 광고를 시작한 10년 전부터 지금까지 회자되고 있는 매너 광고 <ㅇㅇ에서 하자(ㅇㅇでやろう。)>시리즈 이야기다.

이 프로젝트의 기획단계부터 참여해 일러스트레이션을 맡은 요리후지 분페이는 그림을 통해 자유롭게 사고하며 현실을 이해할 수 있다고 믿는다. 요리후지 분페이는 재치 넘치는 발상으로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는 크리에이터이기도 하다. 자연스러운 태도로 세상과 대면하는 그의 작업은 인간적이고 유쾌하며 보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 하지만 지금의 결과물을 완성하기까지 그가 감내한 노력과 성실하게 쌓아올린 시간에 대해 언급한 적은 드물다.

이 책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다면』은 디자인하는 사람 요리후지 분페이가 20년 넘게 일하며 얻은 경험을 가감없이 정리한 책이다. 디자이너가 아니라 ‘디자인하는 사람’이라고 표현한 이유는 ‘일’을 바라보는 그의 시선 때문이다. 요리후지 분페이는 책을 디자인하고, 광고를 구상하고, 그림을 그린다. 결국 평면의 세계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생각하는 일이다. 그는 광고업계에서는 책 만드는 사람으로, 출판업계에서는 이것저것 하는 사람으로 통한다. 사회에서 규정한 틀에 비추어 ‘정리되지 않은’ 사람인 셈이다. 평면의 세계를 다룬다고 하지만 그는 매우 입체적이다.

이선영 기자  sunneeh@sisamagaz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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