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C・퀴닌・모르핀・마취약・소독약・ 살바르산・설파제・페니실린・아스피린・에이즈 치료제

[시사매거진=이선영 기자] 인류 역사는 ‘질병과 약의 투쟁 역사’다! 역사의 결정적 장면에 만약 ‘그 약’이 없었다면…?! 『세계사를 바꾼 10가지 약』은 인류 역사를 ‘질병’이라는 창과 ‘약’이라는 방패의 투쟁 역사로 파악한다. 이 책은 많은 국가와 사회를 치명적 위기에 빠뜨렸던 10가지 질병과 결정적 고비마다 인류를 무서운 질병의 위협에서 구한 10가지 약에 관한 흥미진진하고도 유익한 이야기로 빼곡하다.

저자의 관점대로, 인류 역사는 질병과 약의 투쟁 역사다. 괴혈병, 말라리아, 매독, 에이즈 같은 치명적인 질병이 역사의 무대에 나타나 날카로운 창처럼 인류를 위협하면 비타민C, 퀴닌, 살바르산, AZT 같은 약이 기적적으로 등장하여 든든한 방패가 되어주었다.

“역사에 만약은 없다”라고들 말하지만, ‘그때 만약 이랬더라면?’ 하는 식으로 상상의 나래를 펴면 역사는 좀 더 흥미진진하고 생동감 있게 다가온다. 인류 역사의 몇 가지 장면에 ‘만약’을 대입해보자.

결정적 고비마다 인류를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구하고

세계사의 물줄기를 바꾼 위대한 약 이야기

비타민C  대항해 시대에 괴혈병은 뱃사람들에게 거센 풍랑이나 해적의 습격보다 치명적이었다. 인류는 비타민C의 발견으로 괴혈병이 초래한 끔찍한 비극에서 영원히 해방되었다. 18세기 후반, 제임스 쿡 선장은 세계 일주 항해에 성공하여 영국이 최강대국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기여했다. 비타민C는 쿡의 항해를 성공으로 이끌어준 가장 위대한 공헌자였다.

퀴닌  투탕카멘왕과 알렉산드로스 대왕, 단테와 크롬웰의 목숨을 앗아간 질병. 수많은 교황과 추기경들을 쓰러뜨린 질병. 지금까지 태어난 인류의 절반에 가까운 사람을 죽음으로 몰고 간 질병. 말라리아다. 이 병의 위협에서 인류를 구해낸 것은 페루의 고산지대에서 자라는 키나 나무 껍질로 만든 퀴닌이었다.

모르핀  원자 40개 덩어리 모르핀은 인류를 끔찍한 통증에서 벗어나게 해주었다. 그러나 잘못 사용하면 인생을 파괴하는 무서운 약이 된다. 19세기에 모르핀이 원인이 되어 청과 영국이 맞붙은 아편전쟁은 세계사의 물줄기를 바꿔놓았다. 모르핀 원자 구조가 하나라도 달랐다면 세계지도는 지금과 완전히 달라지지 않았을까.

살바르산  에를리히 연구팀의 하타 사하치로가 불굴의 의지와 놀라운 끈기로 개발한 606번째 비소 화합물 살바르산. ‘구세주’를 의미하는 라틴어 단어 ‘살바토르(Salvator)’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인류가 수백 년 동안 매독 치료제로 사용한 수은은 참혹한 결과를 낳았다. 1910년 처음 발매된 살바르산은 위험한 가짜 약 수은을 의약품 목록에서 몰아냈으며, 수많은 매독 환자를 죽음의 늪에서 건져내 주었다.

페니실린  1928년, 스코틀랜드 출신 미생물학자 알렉산더 플레밍이 개발한 페니실린. 비티만C와 함께 인류사를 뒤바꾼 가장 중요한 약 중 하나로 꼽힌다. 특수한 푸른곰팡이를 배양하여 만든 기적의 약 페니실린은 1941년 한 해 동안 미국에서만 50만 명 이상의 생명을 구했으며, 수많은 사람의 병을 낫게 해주었다.

아스피린  인류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약은? 진통・소염제 아스피린이다. 생산량은 5,000mg 알약 기준으로 1,000억 알 분량이며, 지구에서 달까지 한 번 반 왕복할 수 있는 거리다. 1899년에 처음 출시된 아스피린은 제1차 세계대전 이후 극심한 스트레스에 내몰리던 1920~30년대에 특히 대단한 인기를 구가했으며, 역사가들에 의해 ‘아스피린 에이지’로 기록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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