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매거진 242호=편집국] ‘마천루’는 ‘하늘을 닦는 누각’이라는 뜻으로, 인간이 신을 향해 표현할 수 있는 만용의 극치다. 수평은 그런대로 정복했지만, 수직은 정복하지 못한 인류는 하늘에 도달하기 위해 마천루인 초고층빌딩을 짓는다. 모든 물체는 중력에 의해 땅에 떨어질 수밖에 없고, 높으면 높을수록 중력의 법칙은 강렬하다. 신의 섭리에 어긋난 바벨탑은 무너져 사라졌다. 현대의 바벨탑인 초고층빌딩도 결국 신에게 끌려가 어디론가 사라지는 운명이 아닐까.

석탄기 이전부터 번성해 이른바 '살아있는 화석'이라 불리는 메타세콰이어는 공룡들과 함께 살았던 나무다. 하늘을 향해 직선으로 솟은 이 나무는 보는 것만으로도 시원하고, 가로수로 이뤄지는 원근감 또한 일품이다. 잿빛 콘크리트와 미세먼지 낀 도심을 떠난 연인들은, 이 길을 말없이 걷기만 해도, 행복감이 무르익어 깊어가는 추억을 안고 갈 것이다.

인간의 삶을 고스란히 담아내는 사진은 인생 그 자체를 말해준다. 깊이 새겨져 있는 주름에선 그물에도 걸리지 않는 시간의 흔적이 남아있다. 석유자원의 개발이니, 유가의 오르내림이니 하는 부유한 이웃 형제 나라의 일은 남의 일인 듯, 노인의 얼굴에선 고단한 삶의 역사가 고스란히 새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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