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의 탐욕에 희생된 어린 소녀들에 대한 비망록

[시사매거진=이선영 기자] 지금은 사라진 옛 추억 속의 유물이지만 집안 어디엔가 하나쯤은 남아 있을 법한 물건.

빛이 귀하던 시절 어둠 속에서도 스스로 반짝이며 시간을 알려 주던 기특한 물건.

"야광시계"

야광 시계에 얽힌 엄청난 이야기가 여기 있다.

빛나는 소녀들의 어두운 이야기. 《라듐 걸스》를 통해 유물함에서 추억의 야광 시계를 꺼내 보자.

멈춰선 시곗바늘이 마지막으로 가리키고 있는 곳. JUSTICE!

오늘 하루 그곳에서 가슴 뭉클한 감동을 만나 보기 바란다.

라듐! 퀴리 부인이 발견한 이후 라듐은 신비의 물질로 각광받으며, 인류의 실생활 전반에 걸쳐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었다. 형광 물질의 특성으로 야광의 기능이 필요한 여러 용도로 쓰였고, 화장품이나 약품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쓰임새가 퍼져 나갔다. 무소불능의 물질, 라듐! 그러나, 100년 전 미국의 시계 다이얼 가공 공장에서 야광 도색 작업을 하던 수많은 어린 소녀들이 라듐에 피폭되어 엄청난 산업 재해를 당하게 된다. 자본주의 산업은 이 사건을 해결하기보다는 무마하고자 노력하였고, 산업을 육성하려던 정부 역시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하였다. 이에 산업재해를 당한 여성들과 유족들의 눈물겨운 투쟁이 시작되었고 오랜 싸움 끝에 결국은 승리를 쟁취하게 된다. 이 책은 이 모든 과정을 생생하고 눈물겹게 묘사해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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