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서 보기 드문 독보적 아저씨 캐릭터! 몹시 호기심 많고, 엉뚱하고, 신선할 만큼 솔직한 50대가 긴 세월 꾸준하게 써온 ‘좋은 마음 탐구기’

[시사매거진=이선영 기자] 이 책은 《샘터》발행인 김성구의 첫 번째 산문집으로 2003년부터 2018년 초반까지 연재한 칼럼을 한데 모아 새롭게 선보인다. 《샘터》는 올해로 48주년을 맞는 국내 최장수 월간 교양지로 보통 사람들의 행복한 일상을 담은 국민 잡지이다. 발행인 칼럼은 평범한 사람들의 애환을 누구보다 많이 접한 저자가 독자들에게 건네는 이야기로 꾸며진다.

솔직하고 호기심 왕성한 저자의 성향이 글에 고스란히 배어 있으며, “정말로 이 글을 발행인이 직접 쓰는 건가?” 하는 질문이 회사로 간혹 오곤 했다. 처음에는 질문의 진의를 알아차리지 못하고 ‘혹시 글이 이상한가?’라고 생각한 직원들은 이어 독자들에게 “(생각보다) 잘 써서”, “너무 재미있어서”라는 답을 돌려받곤 했다. 재지 않고 소박하고 위트 있게 쓴 글들은 긴 시간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다.

지루하고 지친 일상에 활기를 불어넣어 줄 긍정 에세이집으로 인생이 마냥 좋지만도, 나쁘지만도 않기 때문에 매순간 좋은 마음을 탐구하며 즐겁게 살아가보자는 저자의 철학을 만날 수 있다. 취미와 취향을 갖고 노년을 즐겁게 살고 싶은 이들에게도 도움을 줄 수 있는 글이다.

007을 꿈꾸던 남자, 첩보전 대신 좋은 마음에 몰두하다!

저자는 어린 시절, 007 제임스 본드가 되는 별스러운 꿈을 가지고 있었다. 사막이나 북극에 혼자 떨어져도 살아날 수 있는 만능인이 돼야 한다는 꽤 구체적인 목표로 합기도, 패러글라이딩, 스킨스쿠버, 테니스, 마라톤 등 다양한 운동을 섭렵했다. 물론 직업적으로 그 꿈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대신 잡지 발행인이 되어 첩보전을 펼치듯 치열하게 ‘무엇’을 찾는 데 몰두한다. 행복, 정직, 자연, 동심처럼 소중하지만 늘 잊고 사는 가치이다. 이러한 가치를 담은 저자의 글들은 일상 속 크고 작게 마음이 동요하는 곤란한 순간에 평상심과 희망을 찾아가려는 사람들에게 다독임이 된다. 긴 시간 저자가 써내려간 글에는 행복과 순수, 배움과 용기, 감탄과 깨달음 등 다양한 마음이 들어 있다. 때론 모자라고 서툰 마음, 시기하고 미워하는 마음, 부끄러운 마음, 막막하거나 엉뚱한 마음도 보인다. 저자가 켜켜이 쌓아온 마음, 이를 대하는 자세는 누구나 겪을 서툰 마음에 “좋아요, 그런 마음”이라는 긍정의 응원이 된다.

엉뚱하고 잔정 많은 김 사장의 ‘단짠’ 라이프

50대인 저자가 꼬옥 껴안은 것은 북한산 중턱에 있는 한 산벚나무다. 어느 해 봄, 저자는 자주 찾는 산벚나무에게 첫 꽃을 보고 싶다는 부탁을 해놓고는 제때 가는 걸 깜빡한다. 지천에 꽃이 만발한 늦봄이 돼서야 산을 찾은 저자는 그때까지 꽃을 피우지 못한 산벚나무를 보고 눈물을 흘린다.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라고 여긴 것이다. 저자는 이렇듯 엉뚱하지만 따뜻한 감수성으로 세상 모든 것을 살펴본다. 20년 동안 탄 자동차에게 눈치가 보여 렌터카 탈 생각을 접는가 하면, 프란체스코 교황의 천진난만한 얼굴을 보며 반드시 저렇게 늙고 싶다는 목표를 세운다. 하지만 김 사장 인생에 웃을 일만 있는 것은 아니다. 믿었던 지인들에게 배신을 겪으면서도 인간에 대한 믿음까지 져버리지 않고, 삶을 등지려는 친구에게 첫 단추를 잘못 끼웠다고 좋은 옷을 버리면 안 되지 않느냐고 위로하는 모습에서는 삶의 애환과 먹먹한 인간애가 묻어난다. 그의 이야기는 독자를 웃기고, 울리며 ‘단짠’의 면모를 오간다.

피천득, 최인호, 장영희, 법정스님까지… 그리운 얼굴을 만나다

한국 수필의 자존심 ‘피천득’, 영원한 청년 작가 ‘최인호’, 희망의 삶을 증명한 영문학자 ‘장영희’, 무소유를 온몸으로 실천한 ‘법정 스님’. 《좋아요, 그런 마음》에서는 이제는 고인이 되었지만 샘터에서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베스트셀러 작가의 흔적도 만날 수 있다. 저자와의 특별한 일화를 통해 독자들에게 그리움으로 남아 있을 분들의 울림 있는 이야기를 전한다. 특히 2018년 4월로 창간 48주년(1970년 4월 창간)을 맞은《샘터》에 추억을 가진 독자들에게는 더욱더 뜻 깊은 선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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