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본능에 대한 비판적 분석과 다양한 예술 현상의 규명
[시사매거진=이선영 기자] 철학서적 전문출판 서광사에서 신간 <예술본능의 현상학>을 출간했다. 이 책은 예술본능에 대한 분석과 그 연관 속에서 예술창작, 미적 경험, 미적 태도 등을 해명하면서 다양한 예술 현상을 체계적으로 규명한다. 이 책은 현상학 연구 분야의 세계적 석학인 서울대학교 철학과 이남인 교수가 썼다.
예술본능의 현상학은 예술창작 경험과 예술감상 경험을 포함한 모든 예술경험의 발생적 원천인 예술본능에 대한 해명을 토대로 전개되는 현상학적 미학이다. 모든 예술경험은 그의 발생적 원천인 예술본능으로부터 영향을 받아 여러 성격들이 규정된다. 따라서 예술본능의 현상학은 예술본능을 고려하지 않는 미학이론이 드러낼 수 없는 예술경험의 여러 가지 중요한 속성들을 해명할 수 있다. 또한 예술본능이 모든 예술경험의 발생적 원천이기 때문에 예술본능의 현상학은 미학의 거의 모든 주제와 관련된다.
국내 학계에서뿐 아니라, 국제 학계에서도 예술본능의 현상학을 체계적으로 전개하고 분석하려는 시도는 이 책이 유일할 것이다. 아울러 <예술본능의 현상학>은 철학사에 등장한 예술본능에 대한 몇몇 논의들을 비판적으로 검토하면서 예술본능의 현상학에 대한 독창적인 구상을 전개한다. 미학사에서 볼 때 칸트의 미학이 지닌 한계를 극복하면서 구체적인 미학으로 전개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한 철학자는 바로 실러(F. Schiller)이다. 그럼에도 실러의 미학은 관념론적 형이상학의 전제로부터 완전히 자유롭지 않기 때문에 진정한 의미에서 구체적인 미학으로 전개될 수 없었다. 이 책은 실러의 예술본능 개념이 지닌 한계를 검토하면서 근대의 추상적인 미학을 극복하고 구체적인 미학으로 전개된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을 찾을 수 있다.
본문은 모두 7개의 장으로 구성된다. 먼저, 1장에서는 예술본능에 대한 기존의 논의들을 개관하고, 칸트 이후 근현대 미학사에서 예술본능의 현상학이 갖는 의의 및 그 내용과 방법을 살펴본다. 본격적으로 본능 개념을 해명하면서 논의를 시작하는 2장에서는 겔렌(A. Gehlen)의 본능축소론을 비판적으로 검토함으로써 현상학적 본능 개념의 의의와 그 과제를 밝힌다. 3장에서는 예술본능의 현상학을 전개하기 위한 출발점을 마련하기 위하여 실러(F. Schiller)의 예술본능론을 비판적으로 수용하면서 예술본능 개념을 분석한다. 4장에서는 예술본능이 모든 유형의 예술창작을 추동하며 예술창작의 발생적 원천이라는 사실을 해명한다. 아울러, 칸트의 천재미학을 비판적으로 검토하면서 예술본능에 대한 분석을 토대로 현상학적 예술작품론을 전개한다. 5장에서는 뒤프렌느(M. Dufrenne)의 미적 경험의 현상학의 한계를 비판적으로 검토한 후 예술본능에 대한 분석을 토대로 미적경험의 구조를 분석하면서 현상학적 미적경험론을 전개한다. 6장에서는 미적 본능이 미적 태도의 발생적 원천이라는 사실을 해명하면서 현상학적 미적 태도론을 전개한다. 마지막 7장에서는 예술본능의 현상학이 갖는 의의를 살펴보고 앞으로의 과제를 제시한다.
<예술본능의 현상학>은 현상학과 분석철학, 미학뿐 아니라, 현대철학의 사조에서 전개된 미학의 다양한 논의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판단된다. 미학의 다양한 분야를 전반적으로 쇄신하는 데 중요한 토대를 마련한 이 책은 현대철학사에서 갖는 의미가 크다. 현상학과 미학 분야의 연구자뿐만 아니라 현대철학과 그 흐름에 관심을 갖는 일반 독자에게도 더없이 반가운 소식으로 전해지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