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든 에콰도르행 희망, 에콰도르 입장 표명 미뤄

미 국가안보국(NSA)의 비밀 도·감청 프로그램을 폭로한 에드워드 스노든이 망명을 시도하고 있는 가운데 오바마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각) “중·러 양국 정상에게 스노든의 신병인도를 요청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아프리카 순방길에 나선 오바마는 첫 기착지인 세네갈에서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스노든 사건은 일상 업무”라면서 “법적으로 예외적인 사건이 아니다. 이 사건을 심각한 수준으로 끌어 올리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이 같이 말했다.

오바마의 발언은 중·러와의 외교 마찰을 피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스노든은 홍콩에 체류하다 23일 러시아로 떠났다. 사실장 중국 정부가 미국의 신병인도 요구를 거절한 것이다. 이러자 케리 미 국무장관은 중국에 유감을 표시하는 한편 24일 “러시아가 법의 기준을 따르길 촉구한다. 그것이 모두의 이익을 위하는 길이기 때문”이라면서 러시아에 신병인도를 요구했다. 하지만 러시아 푸틴 대통령은 “우리는 범죄인 인도 조약을 체결한 국가에만 해당 국가 국민을 인도할 수 있다. 미국과는 그런 조약을 체결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미국의 요구를 거절했다. 이와 관련, 미국 유력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러시아 이민당국이 스노든의 모스크바 체류를 묵인하고 있다고 이민국 관계자의 언급을 인용해 보도했다.

현재 스노든은 에콰도르 행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콰도르는 위키리크스의 창립자인 줄리안 어산지의 망명지다. 에콰도르 정부는 아직 입장을 명확히 정리하지 않은 상태다. 라파엘 코레아 에콰도르 대통령은 “스노든의 망명신청을 접수했다”면서 “망명 허용 여부는 스노든이 에콰도르에 입국하면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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