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문서 조작에 대해 “그런 지시를 내린 적이 없다”고 부인

(시사매거진240호=신혜영 기자) 일본 정국이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사학스캔들로 조용할 날이 없다. 최근 일본 재무성이 모리토모(森友)학원의 국유지 매입과 관련해 조작된 결재문서 14건 외에 1건 더 있다고 밝히면서 곤혹을 치렀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아베 총리의 또 다른 사학스캔들인 가케(加計)학원 문제를 폭로한 마에카와 기헤이(前川喜平) 전 문부과학성(문부성) 사무차관에 대한 뒷조사도 파문이 커지고 있다. 사학 스캔들 파문이 확산되면서 오는 9월, 3연임을 노리던 아베 정권은 집권 이래 최대 정치적 위기를 맞고 있다. 

 

연일 터져 나오는 사학스캔들로 아베는 지지율이 2012년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오는 9월, 3연임을 노린 아베 임기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사진은 일본 총리가 12일 도쿄 총리관저에서 기자단에게 모리토모학원에 대한 국유지 매각과 관련해 재무성이 문서 조작을 한 것에 대해 고개숙여 사죄하고 있다.(출처_뉴시스)


문서조작 스캔들이 처음 터진 것은 지난 3월 2일이었다. 아베 총리와 부인 아키에(昭恵) 여사는 사학재단 ‘모리토모 학원’이 지난 2016년 초등학교 부지로 사용할 국유지를 감정가의 10분의 1 수준으로 사들이는데 직간접으로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데, 3월 2일 아사히신문이 재무성이 모리토모학원과의 계약 시 작성한 문서를 변조해 국회에 제출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문제가 될 만한 단어나 문구 등을 삭제한 흔적이 발견됐다는 것이다.

재무성 수장인 아소 다로(麻生太郞)부총리 겸 재무상은 지난 3월 12일 모리모토 학원에 국유지를 헐값이 매각하는 과정에서 재무성 관리가 작성한 문서를 조작해 국회에 제출했다는 의혹을 인정했다. 하지만 당시 재무성 이재국장이었던 사가와 노부히사(佐川宣寿) 전 국세청 장관에게 책임을 전가했다. 아베 총리도 같은 날 재무성의 문서조작을 인정하며 대국민 사과까지 했지만, 아소 부총리를 사임시키라는 야권의 요구는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소 본인도 사퇴를 거부했다. 그러나 정작 아베 총리는 개입 의혹을 사온 재무성 문서 조작에 대해 “그런 지시를 내린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지지(時事) 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지난 3월 19일 오전 중의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해 재무성 문서 조작 의혹과 관련한 공문서 관리 방식 등을 둘러싼 집중심의를 받았다.

아베 총리는 모리토모(森友) 학원에 국유지를 헐값으로 매각한 문제에 연관된 재무성 결재문서를 조작했다는 야당의 추궁에 자신이 지시하지 않았다고 완강히 부정했다. 또한 아베 총리는 본인의 진퇴를 걸고 자신과 부인 아키에(昭惠) 여사의 관여를 일축한 국회답변이 재무성 문서 개작에는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았다는 인식을 분명히 했다.

아베 총리는 재무성 문서에서 삭제된 부분에 대해 “답변을 뒤엎을 만한 기술은 전혀 없다”며 “아내에 관한 기술인지 아닌지에 관계없이 삭제된 것으로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더욱이 아베 총리는 재무성 결재문서와 관련해 “그 존재조차 알지 못한다. (조작)지시를 하려고 해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일본 재무성이 모리토모학원의 국유지 매입과 관련해 조작된 결재문서 14건 외에 1건 더 있다고 밝혔다. 지난 3월 20일 NHK 보도에 따르면, 조작이 밝혀진 새로운 문서는 2016년 긴키(近畿)재무국이 국유지에서 발견된 쓰레기를 빨리 제거해달라는 모리토모 학원의 요구에 대응한 조치에 관한 것이다. 문서에는 토지를 소유하고 있었던 오사카항공국과의 협의가 자세히 적혀 있다. 오사카항공국은 이와 관련해 쓰레기 처리에 대한 책임은 있지만 예산조치를 서두르는 것이 어렵다며 대신 제거 비용을 토지 가격에서 빼는 방법을 제안했다. 이에 긴키재무국은 통상 민간업자에게 부탁하는 쓰레기 제거 비용의 견적서를 오사카항공국에 의뢰하는 방법으로 8억 엔(약80억 원)의 가격인하 금액을 책정했다.

이런 가운데 아베 총리의 또 다른 사학스캔들인 가케(加計)학원 문제를 폭로한 마에카와 기헤이(前川喜平) 전 문부과학성(문부성) 사무차관에 대한 뒷조사도 파문이 커지고 있다. 3월 20일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문부과학상(문부상)은 기자회견을 열고 문부성이 나고야시 교육위원회에 나고야시의 한 공립중학교에서 이뤄진 마에카와 전 차관의 강연에 대한 수업 보고를 지시하기 전에, 자민당의 아카이케 마사아키(赤池誠章) 참의원 의원과 이케다 요시타카(池田佳隆) 중의원 의원으로부터 경위 설명 등을 요구 받은 적이 있었다고 밝혔다.

아베는 연일 터져 나오는 사학스캔들로 지지율이 2012년 취임 후 최저치를 치르는 등 곤혹을 치르고 있다. 오는 9월, 3연임을 노린 아베 임기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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