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매거진240호=권추호 주필) 헤겔(G. W. F. Hegel, 1770~1831)의 절대정신(絶對精神: Absoluter Geist)은 지나친 창조 중심적 사유에 치우친 결과 생성(生成: Becoming)에 의한 성장(成長)의 역사를 설정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절대정신의 전개과정에 있어서 인간의 자유의지의 중요성, 즉 재창조의 중심은 인간이라는 것을 간과했다. 그리고 그의 절대정신은 신(神)의 인격적 관여와 인간의 책임의 법척인 상호 ‘소통법’에 대한 무지, 즉 부족과 부족이 만나서 완전성을 지향하는 교류법(변증법)적 자기전개 법칙을 수립하지 못하였다.

헤겔의 이성주의적 관념철학은 ‘창조적 재창조’, 즉 신(神) 중심의 미완성 철학이다. 따라서 헤겔의 철학은 ‘재창조적 영(靈)철학’으로 거듭나지 않으면 절대가치 및 절대정신을 완성시킬 수 없다. 왜냐하면 헤겔의 ‘목적론’적 도식은 다분히 ‘불가지론적 인식론’을 중시한 사유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사유의 방법론이 주위주의(主意主義)적 갑옷을 두껍게 휘감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헤겔의 철학이 완전해지기 위해서는 제3의 ‘재창조적 창조’에 의한, 즉 새로운 인간중심에 의한 ‘자유의지’와 완성된 영성인식론‘에 대한 이해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

헤겔철학의 이념의 변증법적 자기전개는 논리적 관념으로서 궁극에 있어서 이것은 결국 종교적 신인 초월적 신성에 대한 어쩔 수 없는 자기부상이다. 따라서 헤겔의 철학은 종교적 신비주의, 즉 완전성이 결여된 미완성기의 기독문화론적 미성숙이 만들어낸 사유의 독단론(獨斷論)이다.

헤겔의 논리학 정신철학은 창조적 재창조와 재창조적 창조의 이중법칙에 대한 무지로 인해 다양한 방법론으로 존재세계를 응시하지 못하고 독단적 사유와 사고의 편협성으로 엉성하게 엮은 철학적 자폐학이다. 헤겔 논린학의 정반합의 변증법적 발전을 부족이 아니라 모순 때문으로 진단한 헤겔의 사유는 어리석기까지도 하다. 따라서 헤겔의 관련적 유의, 언어의 부정확성, 실존적 허구성은 영철학의 존재론적 구체성과 중층언어(기호언어)의 정확성 그리고 사유의 세분성과 명백성에 의하여 새롭게 재창조되어야 할 것이다.

자족할 상태에 있어도 좋을 신(神이) 왜? 우주를 창조하지 않으면 안 되었는가? 신은 이성이고 로고스(Logos)인바 운동이 벌어져 한층 더 완전한 모습으로의 본래의 정, 즉 개념으로서의 로고스로 통일되어서 자기 회복된다. 완성은 소멸성을 갖는다. 따라서 만족, 자족은 무결핍성이요, 무의지성이다. 그런데 헤겔은 이 소멸성과 무결핍성을 간과하고 있으며 존재 자체에 자기를 부정하는 요소를 지녔기 때문에 여기에서 운동이 벌어지는 것이라 하였다. 그러나 영철학적 소통법은 이 부정을 부족으로 설정한다. 존재의 본질은 의타기성이다. 혼자서는 존재할 수 없다는 뜻이다. 따라서 상대적 세계, 즉 자기의 대상세계의 필요성이 요구되기에 운동을 벌여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운동의 원인은 부정과 모순이 아니라 부족과 대상세계의 필요성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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