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매거진240호=장경동 칼럼위원) 사람 중에는 예쁜 사람도 있고, 미운 사람도 있고, 꼴 보기 싫은 사람도 있습니다. 이 말을 다시 뒤집어 보면, 상대방은 예쁜데 내가 밉게 보는 사람도 있고, 객관적으로는 미운데 내가 예쁘게 보는 사람도 있다는 말입니다. 이건 내 문제입니다. 얼굴이 못생긴 사람도 내가 예쁘게 보면 예쁘게 보이고 얼굴이 예쁜 사람도 내가 밉게 보면 못생겨 보이기 때문입니다. 같은 사람이 예쁘게 보일 때도 있고 밉게 보일 때도 있습니다. 이것도 내가 예뻐했다 미워했다가 하는 데서 발생하는 문제입니다.

살다 보면 속상할 일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 세상의 그 무엇도 내 마음을 상하게 할 만큼 중요한 것은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부부가 함께 살지 못할 별의별 이유를 다 더한다고 해도, 함께 살아야 할 무게만큼은 되지 못합니다. 부부가 헤어져야 할 이유가 1,000가지가 넘는다 하더라도 함께 살아야 할 1가지 이유가 그 1,000가지보다 더 무게가 나간다는 말입니다. 부부의 삶은 단순히 숫자로만 따지는 것이 아닙니다.

이 세상에 부모만큼 좋은 존재는 없습니다. 더우면 더위 먹을까, 추우면 동상 걸릴까, 바람 불면 날아갈까 키우고 기르는 게 부모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때가 되면 부모보다 더 귀중한 존재가 생깁니다. 그게 바로 남편과 아내입니다. 이런 부부 사이에서도 서로 알고 지켜야 할 도리가 있습니다.

일반적으로는 남자가 이성적이고 여자가 감성적입니다. 하지만 반대인 경우도 있습니다. TV 속 드라마의 슬픈 장면을 보면 남편이 먼저 눈물을 흘립니다. 그런 남편을 보면 아내는 “아이고, 우리 여보, 슬프지?”라고 말해 주어야 하는데, “저런 게 남자야?”하면서 흉을 보는 경우가 있습니다. 남편 또한 아내를 보고 “어떻게 저런 장면을 보고 눈물 한 방울 안 흘리지?”라며 기가 차다는 표정을 짓습니다. 이런 것이 쌓여서 앙금이 되고, 결국 서로에 대한 이해보다는 담벼락이 만들어집니다.

부부가 결혼에 이르는 과정은 제각각입니다. 중매로 결혼한 사람도 있고, 소개로 만나서 연애를 하고 결혼에 이른 부부도 있습니다. 또한 연애결혼을 한 부부도 있습니다. 과정은 어떻더라도 결혼에 이르기 전에 뜨거운 사랑을 경험해 봤으면 합니다. 이것이 없다면 같이 살기는 할지라도 안타까운 일 같습니다. 실제로 결혼생활을 하면 내내 뜨겁게 사랑할 수 없으니까요.

모든 부부가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내내 뜨겁게 사랑한다면 오히려 이혼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음식을 매번 꿀처럼 달콤한 것만 먹을 수 있나요? 별다른 맛이 없어도 그걸 먹고 건강을 유지하며 살아가듯, 부부 또한 때로는 며칠 안 봐도 괜찮고 별다른 대화를 하지 않고도 무덤덤하게 살아가는 것이 꼭 잘못된 것만은 아닙니다.

바람나는 부부는 대개 이런 권태를 이기지 못한 경우입니다. 그러나 부부가 되었으면 참된 맛과 변질된 맛은 구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참된 기쁨은 좋은 것이지만 변질된 기쁨은 나쁜 것입니다. 부부가 뜨겁게 사랑해서 생기는 오르가슴은 최고의 기쁨을 주지만 불륜을 저지르는 사람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오르가슴은 변질된 기쁨이라 병이 됩니다. 그저 지금 기쁘다고 해서 다 좋은 것은 아닙니다.

지나고 나서 기쁨이 남느냐, 후회가 남느냐로 진실을 판단할 수 있습니다. 부부는 깨끗하게 지켜져야 합니다. 돈이나 성공보다 깨끗함이 무너질 때 부부 또한 무너집니다. 부부의 꿈이 무엇입니까? 돈을 많이 벌어 부자가 되는 것입니까, 성공하여 명예를 얻는 것입니까? 그것도 중요하지만 먼저 그 전에 깨끗한 사람, 흠이 없는 부부가 되었으면 합니다. 이것이 참된 부부이기 때문이빈다. 행복과 성공은 사랑의 본질 곳에 숨겨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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