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매거진240호=김길수 발행인) 나라가 떠들썩하다. 지난 2016년 10월, 박근혜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에 이어 이명박 전 대통령 뇌물수수 등의 수사로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됐고 ‘적폐청산’이라는 여론에 힘입어 검찰 수사는 탄력 받으며 쉴 틈 없이 진행됐다. 그 결과 박근혜 이명박 두 명의 전직 대통령 구속이라는 오명을 낳았다.

한 언론매체가 보도한 최순실 국정개입 논란은 박근혜 게이트로까지 이어졌고 연일 쏟아지는 박근혜 대통령 관련 수사 내용과 그동안 꼭꼭 숨겨뒀던 그들의 실체가 점점 세상 밖으로 쏟아져 나왔다. 국가정책, 안보, 경제, 외교, 조직개편까지 모두 최순실이 개입되었고 식물정권, 꼭두각시 대통령, 최순실 아바타, 갖가지 수식어들이 쏟아져 나왔다. 하나 둘 사건이 밝혀지면서 최순실 게이트의 중심엔 박근혜 대통령이 있었다는 사실에 국민들은 상실감이 아닌 배신감을 느꼈다. 2017년 3월 31일, 결국 박근혜 전 대통령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구속됐다. 그리고 1년 뒤인 3월 22일 이명박 전 대통령이 퇴임 5년 만에 110억 원대 뇌물 및 350억 원대 횡령 혐의로 구속됐다.

두 전직 대통령 모두 구속 수사를 한 데에 법원은 “범죄의 많은 부분 소명, 증거인멸 우려로 구속”이라는 말을 했다. 이게 얼마나 수치스러운 명목인가.

지난해 10월 26일 재판을 받던 박근혜 전 대통령은 “재판부에 대한 믿음이 더 이상 의미가 없다”라며 정치보복이라고 규정했다. 그로부터 150여 일 후 이명박 전 대통령 역시 “검찰을 믿지 못하겠다. 정치보복”이라 규정했다.

이번 이명박 전 대통령의 구속을 보고 일각에서는 문재인 정권 내에서 1년 사이에 전직 대통령 두 명을 모두 구속까지 해야만 했나 하는 조심스런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국민의 대다수는 사필귀정, 인과응보라는 반응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 구속과 관련해 자유한국당은 ‘정치보복쇼’라고 비난했지만 다른 여야 4당은 일제히 ‘사필귀정’ 당연한 결과라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작금의 사태는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참으로 부끄럽고 개탄스럽다. 국정을 농단한 죄는 그 어떤 죄보다도 크다. 국민을 위해 나라를 위해 일을 해야 할 대통령은 자신의 실속만 차린 채 결국 뇌물 및 횡령한 죄도 크다.

역사는 바로 잡는 것이 마땅한 일이다. 과거를 성찰하고 잘못했던 것들을 고쳐 보다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가기 위해선 역사를 바로 잡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때문에 잘못된 건 바로 잡고 후세들에게 선조들이 바른 사회를 만들어 가기 위해 노력했다는 모습을 보이는 건 당연하다. 때문에 그들이 저지른 죄에 대한 대가는 달게 받아야 함이 마땅할 것이다.

하지만 아쉬움도 남는다. 대통령은 국민 다수의 손으로 선출된 권력이다. 그만큼 어깨가 무거운 자리다. 국민들을 위해 일해야 할 공직자들은 민심을 져버린 채 권력에 군림해 그들만의 리그를 살아온, 한때 국가원수였던 이들이 사법 질서를 외면하는 듯한 모습은 참으로 씁쓸하다.

대한민국 헌법 제69조 대통령은 취임에 즈음하여 다음의 선서를 한다.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며 조국의 평화적 통일과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 및 민족문화의 창달에 노력하여 대통령으로서의 직책을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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