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출직 공무원들은 사생활에 있어서도 높은 도덕수준을 요하는 것이 당연”

[시사매거진 240호=이선영 기자]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은 국내 최초 프로파일러와 한국인 유일 미 프로파일링 협회원이라는 이력과 함께 SBS <그것이 알고싶다>와 jtbc <표창원의 시사돌직구> 등 다수의 방송 프로그램 출연으로 국회의원 전부터 대중들에게 잘 알려져 있다. 의원이 되기 전부터 다양한 범죄수사를 맡으며 국민들의 억울한 일을 해결하는데 인생을 쏟고 있는 그를 만나 최근 이슈되고 있는 여성인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프로파일러로 활동하시다가 국회의원이 되신 계기는

프로파일러 일을 제대로 하려다 보니까 국회의원이 되었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왜냐하면 지난 2012년 제 18대 대통령 선거 당시에 국가정보원 직원의 소위 말하는 댓글 여론조작 사건이 터졌잖아요. 지금까지 수사가 계속되고 있는데 그 때 저는 제 역할이라고 생각을 해서 처음에 경찰과 오피스텔 안에 있던 국정원 직원 사이에 대치 상태가 이루어졌을 때 문을 열고 바로 들어가서 현장 증거 확보해야 된다고 주장을 했다가 그게 정치적인 발언이라고 공격을 받았던 거죠. 정치적인 중립을 위반해서 특히 선거과정에서 특정한 후보의 편을 들었다. 저는 거기에 납득할 수 없었고 그래서 저의 의견을 계속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저의 경찰대학 교수라는 신분이 걸림돌이 돼서 제가 경찰대학 교수직을 그만뒀죠. 제가 해야 될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 그 이후에 이제 자연인으로 돌아가서 지속적으로 그 문제에 대해서 문제 제기하고 이 사건을 포함해서 사법정의, 범죄 수사에 있어서의 정의가 제대로 지켜지려면 정치권력이 바뀌어야 된다. 현재의 권력, 같은 의문과 의심이 되고 있는 정치권력이 있는 한 사건에 있는 진실은 밝혀지지 않을 것이고 그렇게 된다면 다른 사건들에도 중립성과 객관성, 독립성이 의문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렇게 활동을 하다 보니 정치적인 역할을 계속 하게 됐구요 그러다가 2015년 12월에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의 요청을 받고 정치에 입문하게 됐죠.

프로파일러로 계셨을 때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다 기억에 남는데, 모든 사건들이 피해자 분들께는 정말 안타깝고 억울하고 또 충격적인. 유가족들에게는 더욱 그런 사건들이잖아요. 그런데 조금 다른 의미로 기억에 남는 사건이라고 하면 경기도 이천·여주 일대에서 연쇄 강도 성폭행을 저질렀던 범인이 있어요. 이 친구가 공개수배가 되니까 성형수술까지 받은 성폭행범으로 많이 알려져 있는데 이 친구가 검거되고 제가 면담을 했죠. 면담을 하러 들어가서 처음에 제가 혹시 저를 아세요? 라고 했더니 저를 잘 안다고 하더라고요. 어떻게 생각하냐고 했더니 범죄자들의 마음을 너무 잘 알고 있는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그런 칭찬을 듣고 기분이 좋아야 하는지 나빠야 하는지(웃음) 그런 기억들이 많이 남아요.

현재 어떤 법안 발의를 진행하고 예정 중이신지

제가 행정안전위원회 소속이구요. 제가 그동안 경찰관, 프로파일러, 경찰대 교수로 활동했던 경험들이 최대한 활용될 수 있는 역할들을 하고 있어요. 그래서 무엇보다 정의, 공정하고 특히 범죄수사나 사법작용에 있어서 정의가 지켜지고 신뢰가 형성될 수 있도록 입법활동 또 문제제기도 하는 역할을 하고 있고요.

두 번째로는 안전. 최근에 제천밀양화재도 있었고 세월호 참사, 범죄도 마찬가지고 다양한 안전 위험요인들이 있어서 국민 여러분들, 특히 여성, 어린이, 어르신, 장애인 이런 사회적 약자 분들께서 많이 불안해하시기 때문에 안전 수준을 높이기 위한 대안에 집중을 하고 있어요. 그래서 입법도 많이 하고 있고요.

그다음에 지금 대한민국 100주년. 우리가 3.1 운동과 함께 대한민국임시정부가 만들어지면서 세계만방에 일제 강점에 대한 독립 선언을 하고, 그 전까지는 우리가 봉건 왕조체제였잖아요. 조선에 이어 대한제국. 그러나 이제부터는 모든 국민 한분 한분이 주권자인 민주주의 국가라고 선언을 했던 1919년 대한민국이라는 것을 처음으로 국호로 정하고 선포했던 그 때로부터 100년째가 되는 해가 내년 2019년이기 때문에 대한민국 100주년에 대한 의미를 제대로 살릴 수 있는 입법들을 하고 있고, 국민여러분과 함께 제가 토크콘서트도 하고 또 해외에 있는 독립유적지 찾아가고 독도도 방문하고 이런 일련의 활동들을 계획해서 하고 있습니다.

한창 이슈인 미투운동과 여성인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저는 일단 미투운동과 여성인권 중에서 특히 성적자기결정권에 대한 부분들을 일제 강점 치하에서의 우리 민족의 상황과 늘 함께 연상을 해요. 우리가 일제로부터 불법적으로, 강제적으로, 폭력적으로 지배당하고 우리 것을 부인당하고 우리의 노동력이며 재산이며 모두 강탈당하고 그게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 그에 대해서 사죄하라고 하고 있고 진실을 밝히는 과정에 있잖아요, 그런데 이게 개인 대 개인의 차원으로 들어가면 일제처럼 힘이 강하다는 이유로 남성들이, 특히 그 중에서도 권력자들. 정치 권력자 또는 직장 상사, 고용주, 문화예술계도 마찬가지고. 이런 사람들이 자신의 영향력과 지배력 하에 있는 여성들에게 성적인 범죄행위를 저질러왔다는 것 아니겠어요. 그러한 것들이 광범위하게 퍼져있는 상황이고 이 상황에서 우리가 어떤 생각을 가져야 하느냐 한다면 일제강점기의 잘못된 관행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듯이 우리 내부에 있는 권력적 범죄에 대해 단호하게 거부해야하고 피해자들과 함께 해야하고, 피해자들에 대한 지지, 지원 해줘야하고. 비록 그 와중에 혼란도 있고 아픔도 있을 거예요. 일부 주장들에 있어서는 허위라는 주장도 있고 무고에 대한 이야기도 나오고 있지만 그게 본질은 아니거든요. 그러한 사례들은 충분히 수사나 조사를 통해 걸러낼 수 있다 하더라도 우리 사회에 만연해있었던 권력적 성범죄에 대한 부분에 있어서는 우리 모두가 각성해야 하고, 저를 포함한 남성들은 그러한 일탈적이고 도착적인 권력적 성범죄자들을 옹호해오지 않았나. 물론 우리가 그런 행동까지 한다는 것은 몰랐지만 전반적인 분위기 속에서 여성을 성적인 대상으로 보는 이야기들을 일상적으로 주고받는 남성 중심적인 하위문화들을 유지해오고 있었던 것이 그들로 하여금 손쉽게 범죄를 저지를 수 있도록 만들고 범죄를 저지를 후에는 다른 남자들을 전부다 내편이야 라는 잘못된 인식을 갖게 만들었지 않나 하는 반성을 꼭 해야한다고 생각을 해요. 그래서 지금의 어려운 시기에 피해자들의 옆에 서주면서 권력적 성범죄들을 다 밝히고 그들에게 책임을 지게 만들고 사죄하게 만들고 이러한 문제의 원인이 되었던 법, 관행, 제도 고치고 바꾸고 서로를 존중하는. 성에 있어서도 그렇고 인종 같은 차이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바람직한 사회로 나아가는데 중요한 계기가 미투운동이라고 생각해요.

나랏일을 하는 공직자는 청렴해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차기 대권 주자로 급부상했던 안희정 전 지사의 사건을 통해 국회의원들의 도덕적 해이로 떠들썩한 요즘이다. 이를 통해 공직자들이 갖추어야 할 기본적 소양에 대해 한 말씀 해주신다면

국회의원들을 포함해서 선출직 공무원들, 공직자들은 모두 마찬가지긴 하지만 특히 국가 공무원법상 청렴의 의무, 성실의 의무, 또 국민전체에 대한 봉사자로서의 중립의 의무 이런 것들을 다 부여받고 있잖아요. 선출직들은 특히 정치적 중립성에서 좀 벗어나는 역할이다 보니까 더 유혹에 빠지기가 쉬워요. 우리 편 내 편이라는 그러한 것들이 형성이 되면서 작은 허물을 감싸주고 잘못된 부분에 대한 비판을 정치적 공격으로 치부해버릴 수 있는 합리화의 여지들이 있다 보니까, 그리고 또 하나는 선출직이 되기 위해서 정치적인지지, 인기를 얻기 위해서는 다소간의 비도덕적인 것들이 허용된다는 이런 관행이 있었던 것 같아요. 이제는 그런 것들이 전혀 용납되는 상황과 시기가 아닙니다. 공무원으로서의, 공직자로서의 기본적인 윤리는 당연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선출직 공직자로서 모범이 되려면 일반 국민들보다도 더 높은 도덕수준을 가져야 한다는 거죠. 사생활에 있어서의 도덕 또한 공직자로서의 모범이고 중요한 덕목이라는 것을 이번 계기를 통해서 더더욱 우리가 다시 각성을 해야 된다고 생각을 해요.

최근에 출간하신 『표창원의 정면돌파』 에필로그 부분에서 “공직자의 삶은 교도소 담벼락 위를 걷는 것과 유사하다”는 표현은 어떤 부분을 의미하는지

공직자는 일반 다른 민간 사영역에 계신 분들과 달리 의사결정, 업무의 결과가 공적인 영향력을 가지잖아요. 어떤 사람들에게는 이익을 줄 수도 있고 또 어떤 사람들에게는 불이익을 줄 수도 있고. 그게 인허가이건 규제건 단속이건 정책이건. 그렇기 때문에 늘 커다란 유혹이 뒤따르죠. 법을 어기지 않더라도 내가 조금만 재량을 발휘해서 어떤 쪽에 유리한 업무를 하거나 단속을 안 하는 것만으로도 누군가에게는 커다란 이익을 줄 수도 있는 것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과거에는 직접적으로 뇌물을 받는 일도 많았고, 꼭 그런 뇌물을 직접적으로 받는 것이 아니더라도 내가 좋아하거나 가까운 사람에게 유리하도록 할 수 있는 여지도 많고요 반대로 내가 싫어하거나 미워하는 사람에게 불이익을 줄 수도 있는 그런 것들을 우리가 흔히 말해서 권력 또는 공권력이라고 부르잖아요. 이것을 남용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한순간이라도 혹시라도 사적인 이해관계를 위해서 자신의 공직을 오용, 남용하게 되면 담벼락에서 교도소 안쪽으로 떨어지는 그러한 일이 될 것이고요. 반대로 혹시라도 자신에게 그러한 오해가 있을까봐 아예 의문의 여지가 있을 일들을 하지 않고 남들에게 넘겨버리거나 이런 저런 절차를 내세워서 자신의 임무를 회피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죠. 그렇게 될 경우에 이 사람이 적극적으로 일을 했었더라면 사람을 살릴 수도 있는 예를 들어 위험한 건축물이나 소방상 위험 이런것들이 있을 때 적극적으로 차단해서 개선하려고 했었더라면 많은 생명을 살릴 수 있었는데 ‘굳이 내가 그렇게 하지 않아도 내가 잘못한 것도 아니고 법을 어기는 것도 아닌데 내가 뭐하러 그렇게 해, 오해받을 여지가 있는데’하며 복지부동, 자기의 무사안일, 자기의 앞가림만 하는 일들만 한다면 그로 인해서 발생하는 어떤 분에게는 치명적인 피해가 갈 수도 있고요 그러한 부분의 원망을 안고 살아가는 양심의 감옥에 갇힐 수도 있는거죠. 그것은 저는 교도소 담벼락의 다른 쪽으로 떨어진 거라고 생각을 해요. 이것도 저것도 싫어서 아주 교묘한 줄타기를 하면서 이어져 나가면 정년까지 잘 갈수는 있겠지만 과연 그것이 공직을 선택한 사람으로서의 할 일인가 라는 생각을 해요. 제가 그래서 공직에 있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이건거에요. 공직이라는 것은 교도소 담장 위를 걸어가는 것과 같다. 그 위태롭고 힘들고 어렵고 내가 잘못하지 않아도 바깥에서 불어오는 외부의 바람 때문에 내가 떨어질 수도 있어요. 좁은 교도소 담벼락을 걸어가는데 강풍이 불어서 내가 떨어질 수도 있단 말이에요. 이번 국정 농단 사태에서 보듯이 본인은 크게 잘못하지 않았지만 강하게 반대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내부의 업무 프로세스 중 일부였고 그것이 국정농단의 일부였다. 그러면 그것은 본인이 책임져야 되거든요. 그 모든 것들을 알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위험한 교도소 담장 위를 뚜벅뚜벅 걸어가겠다. 이 위에 엎드려서 시간만 가라 하는 자세가 아니라 ‘떨어지는 한이 있더라도 나는 올바른 길을 가겠다’ 하는 그런 의지와 용기와 자세가 필요하다는 의미에서 제가 그렇게 글을 썼습니다.

2018년도 현재 추진하고 계신 계획은

대한민국 100주년에 대한 국민적인 공감대 형성은 제가 1년 내내 지속해나갈 것이고요. 그리고 지금 가장 힘을 쏟고 있는 것이 억울한 피해를 입으신 분들. 정원석 선생님이라고 계세요. 경찰과 검찰이 살인범으로 누명을 씌워서 범인이 아닌 줄 알면서도 15년 옥살이를 하고 나오셔서 국가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는데 민법상 시효보다 열흘 늦게 소를 제기했다고 패소 판결을 받았던. 그러한 경우들에 구제를 할 수 있는 법안을 제출하고 있고요. 그리고 경찰과 소방관 등이 국민을 위해 봉사하시다가 부상과 질병 혹은 사망을 겪으셨는데 순직 판정을 제대로 못 받으신 경우 받도록 하는. 그래서 억울한 사람이 없도록 하는 일들을 가장 관심을 기울이고 g힘을 쏟아서 하고 있는데 올 한해 일 년 내내 열심히 할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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