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가지고 있는 얼룩진 기억을 자신만의 감성으로 풀어 사분사분 노래하는 주관적 공감형 싱어송라이터 이지형

[시사매거진 240호=이선영 기자] 이지형은 홍대 부근에서 인디 밴드 보컬로 시작해서 꾸준히 음악 활동을 이어갔고 토이의 ‘뜨거운 안녕’으로 대중성을 갖춘 뮤지션으로 자리 잡았다. 화려하진 않지만 ‘바리스타 뮤지션’이라는 이름처럼 일상적인 하루에 한 잔의 커피와 같은 음악으로 20년이 넘는 세월동안 꾸준히 팬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삶의 순간순간을 캐치하는 섬세한 감성과 목소리로 현재 심야 라디오 DJ로도 활동 중이며 이지형 만의 부드럽지만 청량한 매력을 가진 앨범과 다양한 브랜드 공연들로 계속해서 대중과 소통하고 있다.

이지형은 1996년 얼터너티브 밴드 ‘위퍼’로 데뷔, 이후 솔로로 전향하여 2006년 정규 1집 [Radio Dayz]를 발매했다. TOY ‘뜨거운 안녕’의 객원 보컬로 대중적인 인기를 얻은 후에도 아티스트로서의 정체성과 주체성을 잃지 않으며 2008년 정규 2집 [Spectrum], 이어 2CD로 구성된 정규 3집 [청춘마끼아또], 그리고 ‘소품집’이라는 독특한 형식의 앨범을 발표하며 독보적인 싱어송라이터로서의 위치를 구축했다.

또한 창의적인 연출력을 겸비한 이지형 특유의 아이덴티티를 다방면으로 드러내주는 [Tea Party], [신년의 밤] 등의 독창적인 브랜드 공연은 팬들의 큰 사랑과 지지를 받으며 매년 흥행하고 있는 중이다.

특히 각본부터 연출과 주연까지 모두 이지형의 손으로 만들어진 음악극 [THE HOME]은 2009년을 시작으로 2017년 다섯 번째 시즌에 이르기까지 약 만 여명의 관객들을 동원하며 흥행과 작품성까지 모두 인정받은 극으로 자리매김했다.

데뷔부터 현재까지의 행보는

솔로곡을 기준으로 2001년에 데뷔를 했구요. 원래는 밴드로 데뷔했다가 군복무 마치고 2001년에 데뷔해서 계속 앨범내고 1집 내고 아마 토이활동을 했구요 토이활동을 끝내고 계속 제 소로앨범내고 공연하고. 음악 활동하는 사람 딱히 뭐 없어요(웃음). 앨범내고 공연하는 일만 꾸준히 하고 있어요. 최근에 들어서 라디오 진행하고 있어요.

얼마 전부터 BBS불교방송에서 <밤에 창가에서>라는 심야 라디오 DJ로도 활동하시는데

갑자기 섭외가 들어와서 하게 됐는데 사실 얼마 전에 100일 지났고 시작한지는 얼마 안됐어요. 그래서 사연 하나하나 다 기억이 나요. 저희 프로그램은 아직까지 긴 사연보다는 짧은 문자메세지 같은 사연들이 많아서 대부분 그런 느낌들이 많아요. 고민 상담처럼 ‘해결해주세요’, ‘이것이 고민입니다’ 라는 사연보다 동네친구들이랑 단체 카톡방에서 노는 분위기라서 “퇴근하고 집에 왔어요”, “피곤해서 샤워를 못 하겠어요”, “친구한테 전화 와서 맥주 마시러 나갑니다” 거의 일상적인 분위기라서 가끔 이게 라디오 사연인가? 단체 카톡방 같기도 하고, 그래서 더 친근하고 맨날 보는 친구들 느낌이에요.

4월부터는 요일 코너로 개편이 되는데 현재까지는 월요일에는 ‘세상의 모든 직업’이라고 해서 모든 직업에 종사하시는 분들, 관심이 잘 가지 않거나 사람들이 잘 모르는 직업에 종사하시는 분들을 스튜디오에 모셔서 그 직업에 대해서 알아보는 코너가 있어요. 수요일은 뮤지션들 초대해서 공연이슈라든가 앨범이슈라든가 이야기 하면서 라이브 듣는 코너를 갖고 있고 금요일에는 고민 상담을 듣는 시간을 가지고 있어요.


가수 이지형과 ‘바리스타 뮤직’

지금은 커피 문화자체가 대중화돼서 커피 관련된 정보도 많고 커피에 대한 이해도도 너무 많고 그런데 15~6년 전만해도 커피숍도 별로 없었거든요. 그나마 셀프 서비스나 커피숍이나 나눌 정도였는데 우연히 핸드드립 커피가게가 서울에 두 세군데 밖에 없었을 때 바리스타가 하는 일을 알게 됐어요. 그 당시에는 원두를 내가 선택해서 갈아서 직접 내려 마시는 경우가 굉장히 특이한 문화였기 때문에 신기한 마음에 바리스타 뮤직이라는 레이블로 시작해서 지금은 마스터플랜 소속이 됐고 이메일 주소나 바리스타뮤직이라는 계정이라고 많이 만들었죠. 지금은 대단한 네임은 아닌데 그 당시에는 특이한 단어였어요. 커피를 좋아해서 관련된 앨범도 있고 공연도 있고 그래요. 이미지를 일부러 만들어낸 건 아닌데 어쩌다 보니 바리스타뮤직으로 계속 접목을 해서 활동을 하고 있어요.

개인적으로 각별하게 생각하는 앨범은

[청춘마끼아또]라는 씨디 두 장이 들어있는 더블 씨디 앨범이 있어요. 21곡인가 22곡이 수록되어 있는 앨범인데 그게 5~6만 원 정도 했던 것 같아요. 요즘에는 씨디를 잘 내지도 않는데 두 장짜리 더블 씨디를 내는 것 자체가 어찌 보면 도전적이고 파격적이고 그런데 무모한 느낌도 있었던 것 같아요. 작업도 오래 걸렸고 제작비도 많이 들기도 했어요. 사람 일이 재밌는게 엄청나게 최선을 다해서 돈도 많이 들고 스스로가 완성도에 대해서 생각도 많이 하고 그에 따른 결과도 올 거라고 생각했는데 세상이 그렇지만은 않더라고요. 제가 냈던 여러 앨범 중에서 제일 반응이 없었던. 그런데 제가 감히 얘기하자면 곡의 퀄리티 때문이 아니라 더블 씨디라는 자체가 무겁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나 생각이 들어요. 사기에도 비싸고 수록곡도 22곡이라는 곡을 한 번에 들어야 되는 무게감 때문에 버겁지 않았나 생각이 들어서 상업적으로는 점점 멀어졌던... 그런데 개인적인 만족도나 노력으로는 상업적인 결과 외에는 만족스러운 앨범이여서 말 그대로 애증의 앨범인 것 같아요.

 

About HAPPY ROBOT RECORDS...

싱어송라이터 이지형이 소속한 해피로봇레코즈는 2003년 ‘행복한 음악을 알리고 싶다’는 작은 바람에서 시작해 유럽, 남미 그리고 일본의 새로운 음악들을 선곡한 컴필레이션 앨범 ‘HAPPY MUSIC of HAPPY ROBOT’을 발매하여 레이블로서의 첫 발을 내딛었다.

하바드(HARVARD), 다이시댄스(DAISHI DANCE) 타히티80(TAHITI80), 투도어시네마클럽(TWO DOOR CINEMA CLUB), 키츠네(KITSUNE) 컴필레이션 시리즈와 같은 일본과 유럽의 새롭고 신선한 음악을 소개하며 넓고 다양한 음악을 알리는 레이블로 성장하였다.

2006년 이지형의 1집 ‘Radio Dayz’를 시작으로 국내 아티스트와도 함께하게 된 해피로봇 레코드는 이후 노리플라이, 데이브레이크, 칵스, 소란, 랄라스윗, 솔루션스, 쏜애플, 라이프 앤 타임의 음반 제작 및 매니지먼트를 통해 보다 새롭고 다양한 감성을 전달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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