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꽃들이 들려준 위대한 속삭임

[시사매거진=이선영 기자] 4차 산업혁명, 디지털 전환이라는 패러다임 전환 시대에 국가 ICT 연구개발을 전담하는 공학자인 저자가 전혀 다른 아날로그적 세상의 일인 꽃에 왜 관심을 갖게 되었을까? 그가 서울의 우면동, 목동을 거쳐 대전 화암동에 근무하며 만난 꽃들은 어떤 것이 있고, 그가 꽃을 바라보고 읽고 이해하는 방식은 어떻게 다를까? 450페이지나 되는 긴 글로 옮긴 꽃 이야기를 통해 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일까?

저자는 본인의 일상이자, 취미생활을 ‘WSP-IU-WSP’라고 정리했다. 이 책은 “꽃바위 언덕”, 꽃 花, 바위 庵을 쓰는 대전시 화암동에서 인간적인 매력을 가진 사람들과 근 4년간 함께 그의 일상처럼, 걸으며(walking), 보고(searching), 찍고(photographing), 찾고(identifying), 알아내고(understanding), 쓰고(writing) 나눈(sharing) 꽃 이야기를 묶은(publishing) 책이다.

저자는 식물을 보는 전문성이 많이 모자라고, 휴대폰 사진이라 전문작가 작품에 비해 질이 떨어지며, 공학을 전공한 엔지니어가 쓴 글이라 매끄럽지 못하다고 했다. 하지만 덜 전문적인 눈으로 보고, 찍고, 쓴 서툰 글이 같은 비전문가인 일반인에겐 더 편하고, 쉽고, 정감 있게 읽혀질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든다.

저자만의 남다른 감성과 따뜻한 눈으로 읽은 화암동 꽃들이 들려주는 이야기 속에서 삶의 지혜를 충분히 찾을 수 있고, 화암동 직원들과 함께 치열하게 피운 ICT 꽃의 진한 향기에 취해볼 만하다.

ICT 연구개발이 그의 민간, 공공을 거치는 30여 년간의 업(業)이었다면, 업의 현장 주변 꽃들에 대한 애정은 10년간의 그의 일상이었고, 앞으로 그 이상 지속될 삶의 기본이 될 거란 확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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