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는 이의 목을 조르는 듯 완전히 다른 냉기를 발산하는 시체의 연속

[시사매거진=이선영 기자] 상대가 누구든 시체실 같은 싸늘한 미소를 날리며 괴팍하게 몰아세우고,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마리화나를 피워 대지만 실력만은 끝내주는 마르틴 S. 슈나이더의 활약상을 그린 ‘천재 프로파일러 슈나이더’ 시리즈 3권 『죽음을 사랑한 소년』이 북로드에서 출간됐다.

일 년 내내 독일 아마존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킨 첫 권 『새카만 머리의 금발 소년』. 스물세 명이나 되는 피해자들이 얽히고설킨 사건을 정교하게 풀어낸 2권 『지옥이 새겨진 소녀』. 이 두 작품이 독일에서만 100만 부 이상 팔리면서, 안드레아스 그루버는 독일어권 최고의 스릴러 작가로 떠올랐다.

『죽음을 사랑한 소년』은 앞선 두 작품보다 더욱 몰입도 높은 전개와 기괴하고 잔혹한 살인 수법으로 독자들의 밤잠을 설치게 할 것이다. 특히 인생 최대 위기를 맞은 슈나이더와, 촉 좋은 형사에서 뛰어난 프로파일러로 성장한 자비네 콤비의 마지막 활약이 될지도 모르는 만큼 이 시리즈의 팬이라면 반드시 주목해 보자.

“오직 이 순간이 오기만을 기다리며 버텼다.

이제 드디어 해답을 찾을 때가 됐다.”

기차나 해양 경찰 보트로만 갈 수 있는 외딴섬 오스테버잔트. 깎아지른 듯한 바위로 된 이 섬에 소아 성애자, 강간범, 사디스트, 사이코패스 등 정신 이상 범법자들만 가둬 놓은 최고 보안 교도소가 있다.

소설은 이 교도소로 실습 나온 심리 치료사 한나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이제 스물일곱 살밖에 되지 않은 데다 경력이 전혀 없는 그녀가 이런 기회를 잡을 수 있었던 것은 전임자가 사고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독자의 촉을 건드리는 것은 이뿐만이 아니다.

교도소장이 치료를 지시하며 건넨 세 사람의 파일을 받아 드는 한나의 반응이 심상치 않다. 조용히 복도로 나와 세 번째 파일에 적힌 이름을 보는 순간, 그녀의 심장 박동이 빨라진다. 바로 피트 판 론, 오 년 전 슈나이더가 잡아넣은 남자의 이름이었다.

오 년 동안 오직 이 순간만을 기다렸다는 그녀는 대체 어떤 목적을 숨기고 교도소로 온 것일까? 그리고 피트 판 론 혹은 슈나이더와는 대체 어떤 관계일까?

 

연쇄 살인범의 머릿속을 들여다보는 미친 천재 프로파일러 슈나이더,

사건 해결을 위해서라면 스승 슈나이더까지 의심하는 뼛속까지 저돌 형사 자비네

유럽 전역에서 벌어지는 잔혹한 연쇄 살인을 막아라!

슈나이더는 아주 특이한 방법으로 사건을 해결한다. 마리화나를 피우며 연쇄 살인범의 병든 정신 속으로 들어가, 아주 작아서 다른 사람들은 절대 찾을 수 없지만 사건에는 엄청난 의미가 있는 세부적인 요소를 찾아낸다.

그렇게 해서 사건 해결률 100퍼센트를 자랑하는 그이지만, 다른 사람들 눈에는 자폐 환자나 다름없다. 그가 어떤 사건에 몰두해 있을 때면 째깍거리는 시한폭탄처럼 아슬아슬하다. 살인범의 뇌 속으로 너무 깊이 들어간 나머지 자신의 생각인지 범인의 생각인지 더 이상 구분하지 못할 때가 있기 때문이다.

자비네는 천재와 광인을 오가는 슈나이더가 유일하게 곁을 주는 형사다. 『죽음을 사랑한 소년』에서는 무사히 연방 범죄 수사국 아카데미를 졸업하고 슈나이더와 정식으로 한 팀이 된 자비네의 눈부신 성장을 확인할 수 있다.

이제 막 한 팀이 된 두 사람은 스위스 연방 경찰청의 요청을 받고 베른으로 날아가 다리 밑에 매달린 시체를 마주한다. 피해자의 몸에는 의미를 알 수 없는 자상이 새겨져 있었다. 자비네는 얼마 전 얼굴이 도려내져 죽은 판사의 몸에 남겨진 자상과 비슷하다고 생각하지만, 슈나이더는 평소보다 심하게 짜증스러워하며 그녀의 의견을 일축할 뿐이다. 그러나 자비네는 물러서는 일 없이 홀로 두 사건의 연관성을 파헤치고, 곧 슈나이더의 어두운 과거에 가 닿는다.

유럽 전역에서 벌어지는 끔찍한 연쇄 살인을 막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자신의 과거와 마주해야 할 처지에 놓인 슈나이더. 그는 과연 과거의 심연에 끌려들어 가는 일 없이 무사히 사건을 해결할 수 있을까? 이 잔혹 스릴러의 결말이 궁금하다면 슈나이더, 자비네 콤비와 함께 끝까지 사건을 파헤치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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