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범죄의 많은 부분 소명, 증거인멸 우려로 구속”

MB 자필 편지, “내 탓이고 자책감 느낀다”

뇌물수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23일 오전 서울 강남구 논현동 자택에서 나와 동부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출처_뉴시스)

(시사매거진=신혜영 기자) 이명박(MB) 전 대통령이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지는 게 됐다.

이명박(77) 전 대통령이 퇴임 5년 만에 110억 원대 뇌물 및 350억 원대 횡령 혐의로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박범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2일 오후 11시10분께 이 전 대통령에 대한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박 부장판사는 “범죄의 많은 부분이 소명됐다”며 “이 전 대통령의 지위와 범죄의 중대성, 사건 수사과정에 나타난 정황에 비추어 볼 때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구속사유를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의 영장이 발부됨에 따라 서울중앙지검 신봉수 첨단범죄수사1부 부장검사와 송경호 특수2부 부장검사는 직접 검찰 수사관들과 함께 서울 논현동 소재 이 전 대통령 자택으로 이동해 영장을 집행할 예정이다.

23일 새벽 12시20분께 송파구 문정동 서울동부구치소에 수감된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상 ‘신입자’로서 신분확인 절차와 건강 진단, 사진 촬영 등이 진행됐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자신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자마자 자신이 페이스북에 친필로 쓴 편지를 올렸다.

그는 “바라건대 언젠가 나의 참모습을 되찾고 할 말을 할 수 있으리라 기대해본다”며 “지금 이 시간 누굴 원망하기 보다는 이 모든 것을 내 탓이라는 심정이고 자책감을 느낀다. 지나온 날을 되돌아보면 기업에 있을 때나 서울시장, 대통령직에 있을 때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 전 대통령은 “특히 대통령이 돼 ‘정말 한번 잘 해 봐야겠다’는 각오로 임했다”며 “과거 잘못된 관행을 절연하고 깨끗한 정치를 하고자 노력했지만 오늘날 국민 눈높이에 비춰보면 미흡한 부분이 없지 않았다”라고 털어놨다.

그는 “재임 중 세계대공황 이래 최대 금융위기를 맞았지만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가장 모범적으로 위기를 극복했다”며 “위기극복을 위해 같이 합심해서 일한 사람들 민과 관, 노와 사 그 모두를 결코 잊지 못하고 감사하고 있다. 이들을 생각하면 송구한 마음뿐이다”라고 했다.

한편, 이 전 대통령은 소식을 접한 뒤 가족과 측근에게 “이제 가야지”라고 말했다고 이재오 자유한국당 상임고문은 전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자신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자마자 자신이 페이스북에 친필로 쓴 편지를 올렸다. (출처_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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