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은 제가 태어나고 자란 곳이며 조상대대로 살아온 소중한 터전입니다.”

[시사매거진 239호=정용일 기자] 전국 지방도시를 다니다보면 대대손손 가업을 이어 받아 장수기업으로서 그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기업들을 보곤 한다. 강릉에 소재한 갈골한과 역시 강릉을 대표하는 장수기업으로서 대한민국 한과분야 최초 식품명인이자 무형문화재인 최봉석 명인이 무려 150년을 내려오는 깊고 풍부한 자연의 맛을 변함없이 선보이며 많은 이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동해바다의 깨끗한 자연과 해송의 푸름을 간직한 강원도만의 정직한 맛을 5대 째 고집스럽게 지켜 왔다. 한과마을로 유명한 강릉 사천지역의 대표적인 수제한과인 갈골한과는 갈대가 많아 ‘갈골’이라 불리기도 한다.

좋은 식감과 여운이 남는 그 맛

갈골한과의 경쟁력은 바로 ‘전통’과 ‘역사’에서 출발한다고 최봉석 명인은 말한다. 그는 “실제 한과는 전국에 걸쳐 생산하고 있지만 그 지역만의 독특한 전통 레시피를 계승하여 옛 역사의 원형을 유지하는 곳은 많지 않습니다”라며 “모두 현재의 개량된 제조법으로 획일적으로 만들고 있는 것이 실상입니다. 하지만 갈골한과는 강릉 사천지역의 ‘갈골’이라는 동리에서 ‘강릉 평장 최씨’ 집안에서 대대로 내려오는 전통 레시피를 그대로 계승하고 있어 식문화적 역사적 가치와 희귀성이 있습니다”라고 강조한다.

전통이란 ‘옛’것이기만 하면 전통이 되는 것이 아니라 현재에도 가치가 있는 시대를 초월한 현재성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또한 자연의 단맛을 내는 갈골한과의 맛있는 ‘맛’은 입에 넣어 씹으면 부드럽게 씹히며 좋은 식감을 낸다. 더불어 전통방식으로 만든 조청이 주는 은은하고 여운이 남는 단맛과 과자의 단면이 벌집의 포자 모양인 제조법은 한과를 더욱 부드럽고 좋은 식감을 주며 장시간 보관에도 맛이 쉬 변하지 않게 하는 비결이다. 만드는 데만 한 달 이상 소요되는 slow food인 갈골한과는 20일 이상 찹쌀을 발효하여 만든 발효식품이기도 하다.

아직도 수공업 방식을 고집하는 갈골한과의 제조방식은 앞으로 세계적으로 기준이 될 자연주의와 slow 식품의 특징을 모두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천년의 레시피를 계승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 할 갈골한과의 정직하고 뚝심 있는 행보는 앞으로도 변함없이 이어 질 것이다.

 

갈골한과 최봉석 대표

강릉시에서 기업하기 좋은 점은 무엇이며 또 개선되었으면 하는 점은.

식품기업으로서 강릉의 장점은 청정지역의 이미지로 인해 건강하고 깨끗하다는 소비자의 인식에 도움이 됩니다. 개선점은 서비스업 위주의 도시이다 보니 제조업에 대한 지원이 적고 지원이 있더라도 연속성이 없는 것이 많습니다. 또한 농지 밀집 지역이므로 공장부지 확보가 어려우며 서비스업종 종사자들이 많아 제조업 근로자 구인난이 심각합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길게 보고 투자하는 프로젝트를 많이 지원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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