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에 이어 위드유 연대운동까지…성폭력 근절 위한 노력 이어져

미투운동은 피해자 한 사람의 고백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피해자들의 용기 있는 목소리에 너도 나도 동참하면서 현 시대 우리사회가 막연하게만 바라봤던 문제들을 수면위로 끌어올렸다. (출처_뉴시스)

(시사매거진239호=신혜영 기자) “그런 일을 당한 것은 결코 피해자인 당신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을 말해주고 싶다. 이것을 깨닫는 데 8년이 걸렸다.” 서지현 창원지검 통영지청 검사가 검찰 내부에서 겪은 성추행 피해를 폭로한 이후 성추행·성폭력을 고발하는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운동이 문화예술계 등 전 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사회적인 분위기상 피해자임에도 말할 수 없었던 성추행·성폭력문제가 “나도 당했다”며 용기 있는 사람들의 목소리에 힘을 받고 세상 밖으로 나오고 있다. 그동안 조직사회에서 만연하게만 퍼져 있던 성추행‧성폭행 문제가 피해자들의 외침에 일부 개인의 문제를 넘어 사회 구조적인 권력문제로까지 치닫고 있는 형국이다.
 

서지연 검사의 폭로로 시작된 한국판 미투운동

문화예술계가 성추문 파문에 연일 시끄럽다. 연극계 거장 이윤택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에 이어 극단 목화 레퍼리컴퍼니의 오태석 대표, 인간문화재 하용부, 고은 시인, 배우 조민기까지 최근 봇물 터지듯 연이어 터져 나오는 성추문 파문으로 문화예술계가 바람 잘 날이 없다. 최근 포털 사이트는 이들의 이름으로 순식간에 도배가 됐을 정도로 최근 가장 사회적인 이슈가 되고 있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묻혀있던 성추행사건들이 순식간에 터져 나오는 것일까. 바로 미투(MeToo)운동 때문이다.
미투운동은 지난해 10월 할리우드 거물 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추행 사건이 도화선이 돼 번지기 시작했다. 당시 영화배우 얼리사 밀라노가 “당신이 성폭력 피해를 봤거나 성희롱을 당했다면 주저하지 말고 SNS에 #MeToo라고 써 달라”며 미투운동을 제안했고, 미투운동을 제안한 지 하루 만에 50만 명 넘는 사람들이 리트윗하면서 전세계적으로 퍼지게 됐다. 이렇게 미국 전역을 휩쓸었던 미투운동은 서지연 검사가 성추행을 당한 사실을 고백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시작됐다.
서지현 검사는 지난 1월 29일 검찰청 전용 웹사이트인 이프로스에 “나는 소망합니다”라는 제목으로 법무부 검찰국장이었던 안태근 전 검사에 의해 “장례식장에서 성추행을 당했다”는 취지의 글을 작성했고, 이 같은 사실이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지면서 한국판 미투운동을 불러일으켰다.

서지현 검사는 지난 1월 29일 검찰청 전용 웹사이트인 이프로스에 “나는 소망합니다”라는 제목으로 법무부 검찰국장이었던 안태근 전 검사에 의해 “장례식장에서 성추행을 당했다”는 취지의 글을 작성했고, 이 같은 사실이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지면서 한국판 미투운동을 불러일으켰다. (출처_뉴시스)

“나도 당했다” 문화예술계 미투로 패닉
대학가, 직장 내까지 전방위 확산

서지현 검사의 권력 내 성희롱 폭로로 시작된 국내 미투운동은 극단 미인의 김수희 대표의 이윤택 극단 연희단거리패 전 예술감독의 성추행을 폭로하면서 미투운동에 불을 지폈다. 잇따라 이윤택 감독의 피해자들이 실명을 밝히며 “나도 당했다”라며 미투운동에 동참했고, 이런 고백이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한 피해자들이 SNS를 통해서 미투운동에 동참하기 시작했다. 이제는 대학가, 직장 내로까지 번져가고 있다.
사실 문화예술계 미투운동은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6년에 SNS상에서 ‘#문단_내_성폭력’, ‘#미술계_내_성폭력’ 등 태그를 달며 성폭력을 고발하는 행동이 이어진 바 있다. 성폭력 피해자와 이들을 응원하는 여성 작가의 글들을 모은 문집 ‘참고문헌 없음’이 출간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만 하더라도 지금처럼 동참하는 운동으로까지 확산되지는 않았다. 미투운동은 피해자 한 사람의 고백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피해자들의 용기 있는 목소리에 너도 나도 동참하면서 현 시대 우리사회가 막연하게만 바라봤던 문제들을 수면위로 끌어올렸다.
지난 2월 20일 배우 조민기 씨가 청주대학교에서 여학생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실제 피해자라고 밝힌 청주대학교 연극학과 출산 연극배우 송 모씨는 “저와 제 친구들, 그리고 선후배들이 당했던 일은 명백한 성추행이었다. 조민기 교수는 친구와 저 둘을 억지로 침대에 눕게 했고 침대에 눕혀진 제 배 위에 올라타서 ‘이거 비싼거야’라며 얼굴에 로션을 발랐다”고 주장했다.
직장인 익명 애플리케이션(앱) ‘블라인드’. 최근 이곳에서는 직장에서 겪은 성희롱이나 성추행 경험을 폭로하는 글이 쏟아지고 있다. 이 앱에는 지난 2월 1일 ‘미투’ 채널이 신설됐다. 그리고 이날 오전 11시까지 모두 1,328개의 폭로 글이 올라왔다.
한 작성자는 “넌 날 기분 좋게 만들어야지, 왜 살랑거리는 맛이 없어?”라고 말한 회사 사장 발언을 폭로해 공분을 샀다.
한 이용자는 직장 내 성희롱을 고발하며 “어디서 말도 못 하고 집 가서 거의 매일 울었고 성격도 예민해지고 모든 사람한테 불신이 생겼다. 결국 안 되겠다 싶어서 플젝(프로젝트) 끝나고 심리치료를 받았다”고 피해 후 겪은 고통을 공유하기도 했다.
한 전직 여경은 과거 상관으로부터 성희롱을 당한 피해 사실을 자신의 SNS를 통해 폭로했다. 경찰청에서 근무하다가 2016년 말 사표를 낸 임보영 씨는 1월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MeToo’ 해시태그를 달고 “2015년 12월 경찰청 재직 당시 직속상사로부터 성희롱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간 성폭력 피해자들은 수치심으로 오히려 숨어 있었다.
한국여성노동자회 배진경 공동대표는 “성폭력 피해 여성은 본인이 당한 폭력에 대해 즉각적으로 신고를 하는 등의 행동을 취하기보다는 ‘내가 뭘 잘못했지’라며 자책을 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어릴 때부터 받아 온 ‘조신해야 한다, 얌전해야 한다’는 교육 때문에 ‘내 탓이 아닌 가해자의 잘못’이라고 깨닫기까지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미투운동을 촉발시킨 서지현 검사도 이번 폭로를 하면서 “그런 일을 당한 것은 결코 피해자인 당신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을 말해주고 싶다. 이것을 깨닫는 데 8년이 걸렸다”라고 말한 바 있다.

미투운동은 지난해 10월 할리우드 거물 제작자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추행 사건이 도화선이 돼 번지기 시작했다. 당시 영화배우 얼리사 밀라노가 “당신이 성폭력 피해를 봤거나 성희롱을 당했다면 주저하지 말고 SNS에 #MeToo라고 써 달라”며 미투운동을 제안했고, 미투운동을 제안한 지 하루 만에 50만 명 넘는 사람들이 리트윗하면서 전세계적으로 퍼지게 됐다. (출처_뉴시스)

미투에 이에 위드유(With You)운동까지…연대까지 이어져

공감과 연대 등을 뜻하는 ‘위드유’(#With You·당신과 함께 하겠다) 운동도 들불처럼 번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윤택 감독이 성추행으로 피해를 입은 이들에게는 사과한다고 했으나 성폭행의 혐의에 대해서는 일체 부인하면서 연대가 형성되기 시작됐다. 배우 이승비, 김지현 등 피해를 입은 여성들의 추가 폭로가 이어졌고 그녀들을 응원하는 연극인들 사이에서는 견고한 연대가 형성되고 있다.
김지현은 SNS에 “이윤택 선생님의 기자회견장에 갔다. 일말의 양심이 있다면 모든 죄를 인정하고 용서를 빌 것이라고. 그래서 제가 받은 상처도 치유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작은 희망에서 갔던 것 같았다. 그러나 선생님께선 전혀 변함이 없었다”고 썼다.
피해자들이 용기를 낼 수 있었던 까닭은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 때문이다. 온라인 커뮤니트사이트와 SNS에서는 각종 해시태그(#)를 단 연대의 메시지가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오프라인 연대 모임도 이어지고 있다.
해당 모임에 참여 중인 연출가인 설유진 극단 907 대표는 “연극계에는 이번 사건과 같은 일을 겪은 피해자들이 쉽게 접근하고 믿을 수 있는 폭로를 위한 위로를 위한 창구가 없다”고 지적하며 “피해자들이 법적절차를 밟고자 하거나 주변의 지지가 필요해도 혼자 삭히거나 포기해버리는 경우가 많았다. 개인이 무작정 덤볐다가 증거나 증인이 있기 힘든 일이라 명예훼손 같은 명목으로 역으로 당하는 경우도 있다. 당장 해결이 되지는 않더라도 많은 이들이 모여서 함께 할 준비가 돼 있다는 모습과 실제적인 준비를 보여주고자 한다“고 말했다.
배우 김지우는 자신의 SNS에 “17세 때부터 방송일을 시작하면서 오디션에 갈 때마다 혹은 현장에서 회식자리에서 당연하듯이 내뱉던 남자, 여자 할 것 없는 ‘어른’들의 언어 성폭력들을 들으면서도 무뎌져 온 나 자신을 36살이 된 지금에야 깨닫게 됐다”며 위드유 운동을 지지했다.
연극계, 특히 연희단거리패 같이 연출가가 극단의 전권을 쥐고 있는 상황에서 이 전 감독이 주로 성추행을 한 대상으로 알려진 젊은 여단원들은 감히 폭로할 생각조차 갖지 못했다. 하지만 미투·위드유 운동을 발판 삼아 폭로는 물론 공감과 위로의 영역까지 나누고 있다.
지난 1월 28일 ‘제60회 그래미 어워드’에서 팝스타 케샤가 다른 여성 가수들과 함께 감동적인 무대를 선사했다. 당시 케샤는 후보로 지명된 곡인 ‘프레잉(Praying)’을 부르며 눈물을 흘렸다. 이 곡은 자신의 전 프로듀서인 닥터 루크로부터 성적·정신적인 학대를 받은 뒤 5년만에 발매한 정규 3집 ‘레인보(Rainbow)’의 수록곡이었다.
해당 곡을 함께 부른 신디 로퍼, 카밀라 카베요, 줄리아 마이클스, 안드라 데이, 비비 렉사 등은 케샤를 포옹하며 달래줬다. 이들은 모두 남성의 폭력적인 것에 대한 저항의 표시로 흰색 옷을 입고 나왔다.
미국 가수 자넬 모네는 이날 케샤 무대를 소개하며 “우리를 침묵시키려는 사람들에게 그런 시대는 끝났다고 말하고 싶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많은 시민들이 서 검사와 연대하겠다고 나선 이유는 비단 법조계의 일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가해자가 고의성을 가졌는지 혹은 무심결에 나온 행동인지 여부에 관계없이 피해자들은 “우리 사회에 성폭력은 공기처럼 만연하다”고 호소한다.
SNS 한 이용자는 “어릴 때부터 성인이 된 이후 겪었던 수많은 일들 중 어떤 일을 어느 정도로 얘기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며 성폭력이 일상적으로 벌어지는 현실을 강조했다.
한국성폭력상담소 성문화운동팀 박아름 활동가는 “전반적으로 우리 사회가 성희롱과 성추행을 용인하는 문화가 있다”며 “피해자가 느끼기에는 불쾌한 일인데도 가해자들은 인지하지 못하거나 피해자의 예민함 쯤으로 치부해 버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성추행 논란’에 휩싸인 이윤택 전 극단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이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30스튜디오에서 성추행 관련 기자회견을 했다. 배우 이승비, 김지현 등 이윤택 감독으로부터 성추행 피해를 입은 여성들의 추가 폭로가 이어졌고 그녀들을 응원하는 연극인들 사이에서는 견고한 연대가 형성되고 있다. (출처_뉴시스)

문제는 비합리적인 권력구조

그렇다면 왜? 고은 시인, 이윤택‧오태석 연출, 그리고 배우 조민기까지 명망 높았던 이들이 권력 내에서 양의 탈을 쓴 늑대가 됐을까.
폐쇄적인 문화와 비합리적인 권력구조가 만들어낸 결과물이라는 것이 문화예술계의 중론이다. 연희단거리패처럼 폐쇄적인 환경에서 공동작업을 해야만 하는 연극계 환경에서 연출가 또는 예술감독은 전권을 쥐고 있다. 생계까지 꾸려야 하는 여성 단원들이 그동안 성추행을 당했음에도 ‘입조심’이라는 명목으로 쉬쉬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외부와는 소통하지 않는, 그들만의 견고한 세계가 있는 것이라고 연극계 관계자는 말했다.
이들은 성추행을 당해도 참을 수밖에 없다고 입을 모은다.
최영미 시인은 페이스북에 “권력을 쥔 남성 문인들의 이러저러한 요구를 거절했을 때. 오랜 시간에 걸쳐 ‘제외되는’ 식으로 문단의 주변부로 밀려난다”면서 “그들에게 희롱당하고 싶지 않아 문단 모임을 멀리하고 술자리에 나가지 않으면, 더 큰 불이익을 당한다”고 썼다.
배우 송하늘은 조민기에 대해 “예술대학에서 배우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조민기 교수는 절대적인 권력이었고 큰 벽이었기에 그 누구도 항의하거나 고발하지 못했다. 연예인이자 성공한 배우인 그 사람은 예술대 캠퍼스의 왕이었으니까”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조민기 교수를 배웅하려 죽 서있는데 인사를 하던 중 저에게 다가와 얼굴을 붙잡고 입술에 뽀뽀를 했다”면서 “모두가 지켜보고 있었지만 아무도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고 폭로했다.
재경지검의 한 검사는 뉴시스와 통화에서 “서 검사의 경우도 성추행 사실에 이어 인사 불이익이 계속되니까 떨치고 일어난 거 아닌가”라며 “지금 검사들은 게시판에 글을 쓸 엄두도 못 내고 있고, 댓글 쓰는 데 직(職)을 거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서울여성노동자회가 직장내 성희롱 내담자 23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57%가 성폭력 문제제기로 회사로부터 불이익 조치를 받았다고 답했다. 파면이나 해임 등 신분상의 불이익(53.4%)은 물론 집단 따돌림, 폭행 또는 폭언, 정신적 손상 등도 53.4%나 됐다.
매일 얼굴을 마주보는 직장에서 벌어진 성폭력은 피해자를 더욱 움츠러들게 만든다.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지난달 ‘조직 내 성추행 경험’에 대해 직장인 37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34.1%가 성추행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성추행 상대는 ‘회사 상사’가 52.7%, ‘고위급 임원’이 12.7%로 직장 내 성추행의 본질에는 ‘권력관계’가 자리하고 있다는 점을 엿볼 수 있다.
한국여성노동자회 배진경 공동대표는 “직장 내 성폭력은 명백한 갑질이고 강자가 약자를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생각이 있어야 가능한 일”이라며 “가해자들은 대체적으로 피해자보다 고위직이고 조직 내에서 영향력이 큰 사람들이기 때문에 제3자도 피해자의 입장에서 목소리를 내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정부 주요 분야별 신고·상담 지원센터 운영

성추행 논란이 문화예술계 전반에 퍼지자 정부가 본격적인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 도종환)는 작년 진행한 문학·미술 분야와 영화계를 대상으로 한 시범 실태조사의 결과 등을 바탕으로 주요 분야별 신고·상담 지원센터를 운영한다.
우선 작년 진행한 문학·미술 분야와 영화계를 대상으로 한 시범 실태조사의 결과 등을 바탕으로 주요 분야별 신고·상담 지원센터를 운영한다. 또한 분야별 특성을 반영한 성희롱·성추행 예방·대응 지침(매뉴얼)을 개발해 보급하고, 예방 교육도 강화해 나간다.
영화계의 한국영화성평등센터 ‘든든’(2018년 3월∼·영화인신문고에서 분리), 문화예술계의 예술인복지재단 내 신고·상담센터 운영(2018년 3월∼), 대중문화계의 콘텐츠진흥원 공정상생센터(2018년 3월∼) 등이 신설된다. 아울러 문화예술, 영화계, 출판, 대중문화산업 및 체육 분야를 대상으로 실태 조사를 한다.
문체부 이영열 예술정책관은 “문화예술계 특성상 성폭력 등의 문제는 잘 드러나지 않는데 용기를 내신 분들로 인해 알려졌다”면서 “예술기관의 인사 등에 있어서 평판 조회 등 철저히 검증하는 과정을 진행하겠다. 시스템이 잘 갖춰진 여성가족부와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문화예술계 성희롱·성추행 예방·근절을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최근 알려진 검사 성추행 사건의 진정을 지난 2월 1일 접수했으며, 피해자가 구제를 호소하기 어려운 남성위주의 조직문화적 특성을 감안할 때 내부 고충처리시스템 등에 대한 전반적인 점검이 필요하다고 판단, 이날 상임위원회에서 직권조사 실시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출처_뉴시스)

미투운동 열기 식지 않을 듯

이제 미투운동은 여성의 목소리가 터져 나올 수 있는 창구로 이 열기는 쉽게 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0월 미투운동이 처음 시작된 미국 내에서는 여전히 현재진행 중이다. 직장 내 부적절한 행위에 대한 광범위한 조사가 진행 중인 가운데 지난 2월 21일(현지시간) 라지 나이르(53) 포드 북미지역 대표가 직장 내 부적절한 행위에 대한 조사를 받고 회사를 떠나게 됐다.
우리나라에서도 미투운동이 전 방위적으로 확산되어 가고 있고 오프라인 연대 모임도 생겨나고 있는 지금, 이 열기는 오랫동안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미투 운동이 단순한 고발에 그치지 않는다”며 쉽게 식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더 이상 왜곡된 것을 참지 않겠다’는 개인들의 의지와 선언이 연대로 반영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사회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는 미투운동에 대해 국민 10명 중 7명 이상이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일 리얼미터가 미투운동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에 따르면 ‘지지한다’(적극 지지 54.8%·지지하는 편 20.0%)는 74.8%, ‘반대한다’(적극 반대 5.0%·반대하는 편 8.1%)는 13.1%로 분석됐다. ‘잘모름’은 12.1%였다. 모든 지역과 계층에서 ‘미투운동’에 대한 지지 여론이 우세했다. 성별로는 여성(76.2%)이 남성(73.3%)에 비해 지지가 높았다. 연령별로는 40대(90.1%), 30대(82.2%), 50대(74.4%), 20대(73.9%), 60대 이상(57.7%)에서도 미투 운동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만약 한 여성이 자신의 삶에 대해 진실을 털어놓는다면, 세상은 터져버릴 것이다.”
미국의 시인 뮤리엘 루카이저가 한 말이다. 지금 세상은 차마 말할 수 없었던 진실을 가슴에 담아두고 살아야 했던 사람들이 미투운동이란 창구를 통해 당당히 세상에 나오고 있다. 이들의 용기 있는 목소리가 사회를 조금씩 변화시키고 있는 지금. 미투운동은 앞으로도 쭉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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