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과 직원이 행복해지는 기업 자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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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과 직원이 행복해지는 기업 자포스
  • 신혜영 기자
  • 승인 2018.02.02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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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포스의 제품을 사야 고객이 아니다, 자포스를 아는 순간부터 고객이 된다

(시사매거진238호=신혜영 기자) 2009년 7월 아마존(Amazon)이 자포스(Zappos)를 인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미국 경제계가 놀라움을 감추질 못했다. 이유는 바로 아마존이 자포스를 인수하기 위해 무려 12억 달러를 투자했기 때문이다. 이는 아마존이 지금껏 했던 인수합병 중 최고 액수다. 인수 선언 당시 전문가들은 “아마존이 드디어 자포스의 탁월한 통찰력과 예지력을 갖게 됐다”면서 아마존 CEO를 추켜세웠다. 통상적으로 ‘거대 공룡이 약자를 집어삼켰다’고 반응하는 것과 달리 이 경우 오히려 아마존보다 자포스의 가치를 더 크게 평가한 것이다. 그렇다면 왜, 무엇 때문에 아마존이 거금을 들여 자포스를 인수한 걸까. 게다가 아마존이 자포스의 독자경영까지 약속했다는 점은 실로 놀라울 수밖에 없는 파격적인 인수였다. 그 이유는 자포스의 기업문화에서 알 수 있다.

자포스 핵심가치를 10가지로 요약해 기업문화로 승화시켰다. 그러한 기업문화의 바탕 위에 자포스를 다시 세웠고 고성장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을 열어 주었다. 자포스는 직원에게 건강보험, 생명보험은 물론 치과·정신과 치료에 무료 법률 상담까지 제공한다. 하지만 직원들은 이 같은 복지보다 자유분방한 기업 문화에 더 큰 환호를 보낸다. (출처_자포스 홈페이지)

자포스가 아마존에 매각하기로 합의했을 때 자포스의 CEO인 토니 셰이(Tony Hsieh)는 언론에 인수합병 소식이 보도되기 전, 이 소식을 이메일을 통해 직원들에게 가장 먼저 알렸다. 그는 언론 보도에는 재무적인 내용만 부각될 것이라고 예상해 직원들에게 자신의 솔직한 마음을 먼저 전했다. 이는 토니 셰이가 직원들과의 소통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며 실천해 왔는지, 또 그동안 어떻게 건강한 기업문화를 만들어 왔는지 알려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또한 그는 100만 명이 넘는 트위터 팔로워들에게도 관련 소식을 전했다. 이때 토니 셰이는 “자포스가 아마존에 합병되는 것이 아니라 자포스의 기업 문화와 고용, 독자적인 경영 방식을 100% 그대로 승계할 수 있도록 약속 받은 ‘합리적 결혼’이다”라고 강조했다.

‘아마존은 왜? 최고가에 자포스를 인수했나’

한 여성이 몸이 아픈 어머니를 위해 자포스에서 신발을 구입했다. 그런데 어머니의 병세가 악화되어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얼마 뒤, 뒷정리로 분주한 그녀에게 이메일이 한 통 날아왔다. 판매업체쪽에서 구입한 신발이 잘 맞는지, 마음에 드는지 묻기 위해 보낸 메일이었다. 상실감에 빠져 있던 그녀는 겨우 정신을 차리고 답장을 썼다. “병든 어머니에게 드리기 위해 구두를 샀던 것인데 어머니가 그만 돌아가셨습니다. 너무 갑작스런 일이라 구두를 반품할 기회를 놓쳐버렸네요. 그렇지만 이제 어머니가 안 계시니 이 구두를 반품하고 싶습니다. 조금만 기다려주면 안 될까요?” 그러자 곧바로 업체에서 답장을 보내왔다. “저희가 택배 직원을 댁으로 보내 반품 처리를 해드리겠습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이 사례는 이시즈카 시노부가 지은 ‘아마존은 왜? 최고가에 자포스를 인수했나’라는 책에 담긴 내용이다. 이 책에 따르면 자포스는 반품할 경우에 요금은 무료지만 고객이 직접 택배를 불러 물건을 보내야 하는 것이 기본 정책이다. 그러나 자포스는 고객을 위해 정책을 어기면서까지 직접 택배 직원을 보내 물건을 반품하도록 조치했다.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다음 날 이 여성에게 한 다발의 꽃이 배달됐다. 꽃과 함께 배달된 카드에는 어머니를 잃고 슬픔에 빠진 여성을 위로하는 글이 적혀 있었다. 꽃다발과 카드는 자포스에서 보낸 것이었다.

여성은 “감동 때문에 눈물이 멈추지 않았습니다. 지금까지 받아본 친절 중에서 가장 감동적인 것이었습니다. 혹시 인터넷에서 신발을 사려고 하신다면 자포스를 적극 추천합니다”라며 자신이 감동받은 사연을 전했다.

자포스는 이러한 기업이다. 고객을 위한 기업. 이러한 자포스의 기업문화는 아마존이 사상 최대의 금액을 지불해가며 자포스를 인수한 이유이기도 하다.

토니 셰이(Tony Hsieh)와 모든 직원은 “자포스는 우연히 판매업을 경영하고 있는 것에 지나지 않는 서비스 컴퍼니”라고 말한다고 한다. 이는 ‘상품’을 사는 고객에게 부수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유통업의 일반적인 사고와는 반대되는 생각이다. 오히려 ‘서비스’가 판매하는 물건이며, 최고의 서비스야말로 고객의 로열티를 쌓기 위한 투자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본사를 두고 있는 자포스는 미국의 온라인 신발, 의류 판매회사다. 1999년 설립해 이듬해 160만 달러(18억 원)에 불과했던 자포스의 매출은 연평균 100%씩 증가했다. 특히 온라인 신발 시장에서 30%를 넘는 점유율로 1위를 유지한 자포스는 설립 10년 만에 12억 달러(약 1조 3,000억 원)를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이제는 세계 최고의 온라인 판매대행업체로 2012년 ‘포브스’가 뽑은 ‘세계에서 가장 일하고 싶은 100개 기업’ 중에 11위에 오를 정도로 직원 만족도가 뛰어난 기업이다.

하지만 자포스는 스스로를 ‘최고의 온라인 판매 기업’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그들에게 더 중요한 것은 자포스가 ‘최고의 서비스 기업’이라는 자부심이다.
 

자포스의 사명은 고객과 직원에게 행복을 전달하는 것

대만계 이민 2세 출신인 ‘토니 셰이’는 하버드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하고 오라클에 입사했다. 하지만 그 곳에서 자신의 열정을 찾지 못해 사표를 내던진 그는 1996년 대학 룸메이트와 ‘링크익스체인지’라는 인터넷 광고 판매 회사를 창업해 큰돈을 벌었다. 2년 만에 직원 100명 규모로 성장한 회사는 2억 6,500만 달러에 마이크로소프트에 인수됐다.

그가 회사를 넘긴 결정적인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급성장’이었다. 짧은 시간에 성장한 탓에 직원이 갑작스레 늘게 됐는데, 그의 눈에 비친 새로 입사한 직원들은 일에 대한 열정보다 돈에 더 많은 관심을 보였던 것. 이렇다보니 기업의 문화는 온데간데없고, 직원들은 일을 일로만 받아들여 스트레스를 느끼고 있다고 느낀 것이다. 이에 토니 셰이는 회사를 넘기고 다시 사업을 하게 된다면 직원들이 매일 출근하고 싶은 즐거운 직장으로 만들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그가 추구하는 기업의 사명은 고객과 직원에게 행복을 전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시작된 것이 자포스다.

토니 세이는 기업, 개인, 고객이라는 세 가지 영역을 어떻게 하면 균형 있게 발전시킬 수 있을지 고민했고 그것을 자포스 핵심가치를 10가지로 요약해 기업문화로 승화시켰다. 그러한 기업문화의 바탕 위에 자포스를 다시 세웠고 고성장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길을 열어 주었다. 자포스는 직원에게 건강보험, 생명보험은 물론 치과·정신과 치료에 무료 법률 상담까지 제공한다. 하지만 직원들은 이 같은 복지보다 자유분방한 기업 문화에 더 큰 환호를 보낸다. 관리자와 스태프가 상하로 나누어진 조직이 아닌 수평적 관계 속에서 자기 본연의 업무를 충실히 이행하며 고객가치 증진이 기업과 함께 성장해야 한다는 비전을 세우고 직원이 협심, 노력함으로써 그 목적을 실현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할 수 있었다.
 

전화 통호로 고객에게 잊을 수 없는 기억을 만들어 주다

처음부터 자포스가 성공을 예감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자포스 설립 당시 소비자들에게 신발은 인터넷으로 살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인식이 강했다. 하지만 토니 셰이는 이 점에서 성공의 기회를 찾았다.

‘고객이 원하는 신발을 집으로 배달시켜 준다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이에 토니 셰이는 온라인 신발 쇼핑몰에 50만 달러(약 5억 6,000만 원)을 투자하면서 온라인 신발 판매 사업에 뛰어들었다. 쇼핑몰 이름은 자포스. 스페인어로 신발을 뜻하는 ‘사파토스(zapatos)’에서 따온 것이었다.

그렇다면 자포스는 무엇이 다를까. 자포스가 가장 주목한 점은 바로 ‘고객이 만족했는가’다. 이를 위해 자포스 콜센터는 365일, 24시간 열려있다. 물류센터도 24시간 가동된다. 그렇기 때문에 하와이와 알래스카를 제외한 미국의 전역에서는 주문한 상품을 다음날 받아볼 수 있다. 게다가 모든 상품의 배송비가 무료다. 반품 배송비 역시 자포스가 부담한다. 반품을 원하는 고객은 구입 후 365일 내에 반품만 하면 된다. 앵무새처럼 대답하는 고객 응대 매뉴얼도 없다. 직원들이 각자의 개성대로 상담한다. 몇 시간씩 고객과 통화해도 뭐라고 하는 이가 없다.

이에 대해 토니 셰이는 이렇게 말한다. “대부분의 기업들은 홈페이지에 문의 전화번호조차 쉽게 찾을 수 없도록 해놓고 있다. 소비자의 목소리를 전할 수 있는 방법은 게시판 또는 이메일 주소뿐이다. 우리 자포스는 이와 반대의 방법을 택했다. 문의 전화번호를 홈페이지 맨 위에 올려놓았다. 전화야 말로 최고의 브랜드를 구축하는 도구라고 믿기 때문이다. 통화하는 5∼10분이야말로 고객의 주의와 관심을 독차지할 수 있는 기회가 아닌가.”

또 하나 주목할 것이 자포스는 경쟁 업체를 배제 하지 않는 다는 점이다. 최소 세군데 이상이 경쟁업체 웹사이트를 검색하도록 교육한다. 왜? 고객이 원하는 신발이 자포스에 없을 경우 경쟁업체라 해도 그 쪽에 상품이 있으면 안내해주는 것이 자포스만의 고객 응대 방식이기 때문이다.

토니 셰이는 “우리 목표는 전화 한통을 통해 고객과 평생을 유지할 수 있는 관계를 맺는 것이다. 고객이 전화를 걸었을 때 잊을 수 없는 기억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가격 경쟁력만 보고 오는 고객들은 결국 더 낮은 가격을 제시하는 곳으로 떠나게 된다. 우리가 평생의 인연을 중요시하는 것은 고객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면 입소문을 통해 고객들의 충성심이 커지고 이에 따라 회사도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위치한 자포스 본사 사무실은 색종이로 만든 장식과 각종 장난감, 만화에 나오는 캐릭터 등이 사방에 걸려 있다. 천장에는 직원들의 이름이 매달려 있다. 놀이동산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흥미롭다.

자포스의 이러한 독특한 기업 문화에 하루 200명의 방문객들이 본사를 찾는다. 견학 차원이다. 자포스 본사 견학은 라스베이거스 관광 소개 자료에 올라 있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사실 이 견학은 협력회사 직원들이 자포스의 기업문화를 접하면서 입소문이 나 오늘에 이르게 된 것이다. 이후 견학 요청이 많아져 아예 견학 프로그램을 만든 것이다.

고객의 마음에 감동을 선물하고 직원들에게는 매일 출근하고 싶고 일하기 즐거운 직장, 자포스. 세월이 변해도 자포스의 이러란 기업 문화는 많은 기업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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