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매거진 238호=김문석 칼럼위원] 요즘 매체를 통해 연일 보도되고 있는 아동학대 문제가 심각하다. 야산에 암매장 된 채 발견된 ‘고준희(5)양 사건’과 ‘광주 3남매 화재사망사건’ 등이 연일 끊이지 않자 국민들은 충격과 분노를 금치 못하고 있다. 아동학대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정부의 각종 대책마련에도 불구하고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아동학대’로 다시 한 번 문제의 심각성이 제기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친부모로부터의 아동학대다. 부모에게 사랑과 관심 속에 올바르게 성장해야 할 아동들이 가장 믿고 의지해야 할 부모가 어쩌면 나를 해할 수도 있는 존재가 될 수 있다는 현실에서 아이들의 불안감은 크다.

아동학대는 학습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 가정폭력을 경험한 아이들은 성인이 되어 자신의 자녀를 학대하는 가해자가 되는 경우가 많고, 특히 알코올 중독자 가정의 자녀들은 학대나 방임 외에도 알코올 중독까지 대물림 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더욱 위험하다. 그리고 부모들의 무관심속에 아동들이 혼자서 방치되고, 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 부모의 잦은 부부싸움, 가정폭력, 아동학대 속에 방치된 아이들은 자라면서 가출과 방황은 계속되고, 결국 그 가운데 일부는 범죄의 소굴에 빠지게 되고, 희망을 잃어 자포자기한 삶을 산다.

아동학대 유형으로도 복합적 학대가 가장 많고, 방임, 심리적 학대, 신체적 학대, 성적 학대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피해아동들은 폭행과 학대로 정신 장애, 우울 장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불안 장애 등으로 후유증이 남게 되며, 성인기까지 학대의 후유증은 이어진다. 또한 가족 구성원으로 부터 받은 학대는 부모에 대한 복수심으로 이어져 존속폭행 등 가정파탄으로 이어지고 있고, 더 나아가 자신감 잃고 성인이 되어서는 그 분노에 의한 묻지마 범죄자로 성장 할 수 있다. 더 이상 우리 이웃과 사회에서 아동들이 학대로 인해 심리적·신체적 후유증을 앓거나 참혹하게 죽어가는 일은 없어야 하겠다. 국가 차원에서 부터 강력한 대처방안도 필요 하겠지만 부모교육과 아동학대 예방에 대한 인식전환이 우선돼야 한다.

아동학대 문제와 장기실종 아동은 대부분 가정 내에서 발생되고 있어 잘 드러나지 않는다. 하지만 이웃과 사회 구성원들 간의 보다 적극적인 관심과 신고가 아동학대 범죄를 예방할 수 있다는 점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우리 이웃에서 들려오는 아이의 울음소리, 비명소리, 몸에 난 상처, 자주 보이던 아이가 보이지 않거나 장기결석은 아동학대의 증거로 볼 수 있다. 우리경찰에서도 아동학대 근절을 위해 아동학대 112신고 및 ‘착한신고’라는 스마트폰 앱을 통한 신고를 적극 홍보하고 학대전담경찰관들을 각 경찰서 마다 배치하여 적극대처하고 있고 또한 경찰과 학교 측과의 유기적 협력관계를 바탕으로 장기 결석 등 학대 피해가 의심되는 아동에 대한 정보를 상시 공유하며, 아동학대 등 피해 여부를 점검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아동학대는 가정만의 책임이 아닌 학교와 지역사회, 경찰 등 모든 사회 구성원들이 관심을 가져야 하고, 가해 부모에 대한 강력한 처벌 외에도 교육, 상담, 치료 등 장기적인 관리와 모니터링으로 재발방지 노력과 아동학대에 대한 인식 변화와 적극적인 실천만이 우리 아이들을 안전하게 지켜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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