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매거진 238호=김길수 발행인] 드디어 대한민국 땅에서 올림픽이 열린다. 1988년 서울올림픽이후 30년 만에 처음이다. 세 번의 도전 끝에 지난 2011년 올림픽 개최지로 확정됐다. 그런데 세계인이 하나가 되는 영광스런 축제가 우리나라에서는 정치적 색깔론을 내세우며 잡음이 끊이질 않고 있다. 급작스럽게 남북한 단일팀 구성과 입장식과 응원할 때 사용하는 깃발을 두고 논란이다.
지난 1월 25일 감독과 선수 12명, 지원 스태프 2명으로 구성된 15명의 북한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단이 입경했다. 이 모습을 보고 우려의 목소리도, 또 환영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물론, 남북이 나눠진 분단국가 상황인 지금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건 당연하다. 그간 북한의 도발행동으로 한반도 정세가 불안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랬던 북한이 단일팀에 동의 했다는 것에 대해 의견이 분분할 수밖에 없다.
지난 1968년 1월 21일 북한 무장공비 청와대 습격사건 때 생포된 김신조 씨는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북 체제를 선전하기 위해 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북 체제는 선전·선동으로 유지된다. 국가적으로 선전·선동에 엄청 투자한다. 평창에 오는 것은 오래전부터 세워진 계획이다. 먼저 핵 개발하고 겨울올림픽을 통해 북한의 체제와 북한이 살아있다는 것을 전 세계에 선전하려는 계획이 서 있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의 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그렇다고 적대적으로만 바라봐도 안 될 것이다. 올림픽은 남한과 북한만의 축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한 체육계 관계자는 “올림픽에서 본질인 스포츠와 선수는 사라지고 온통 뉴스에서는 남북이란 단어만 쏟아지고 있다”고 했다. 올림픽에 대한 정보나 기사보다는 단일팀을 통한 남북한 상황, 그리고 이를 두고 벌어지는 여야의 정치적 논쟁 등 최근 들어 포털사이트 검색창에 ‘올림픽’이란 단어를 치면 순수한 올림픽 기사보다는 정치적 공방에 올림픽이 오르내리는 기사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쯤에서 올림픽의 본질을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올림픽은 현대 세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들 중 스포츠를 통해 세계 평화에 이바지하자는 목적 아래 개최되는 것이 다. 올림픽헌장 제 3조를 보면 ‘올림픽경기대회는 모든 나라의 올림픽 경기자들을 공정·평등하게 경기에 참가시킨다. 대회는 어느 국가 또는 개인에 대해서도 인종·종교 또는 정치상의 이유로 차별대우해서는 안 된다’라고 했다. 바로 얼마 전까지 한반도는 긴장감이 감돌았다. 그런데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남북대화의 물꼬가 트였고 남북 단일팀을 구성함으로써 남북한의 팽배했던 긴장감은 잠시 휴전 상태로 돌입했다. 이미 단일팀은 결정됐다. 그리고 이런 올림픽을 즐기러 수많은 국가에서 수많은 선수들이 입국했다. 과연 그들이 이런 정치적 논쟁만이 오고가는 올림픽을 제대로 즐길 수 있을지 의문이다. 쿠베르탱은 “올림픽 대회의 의의는 승리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참가하는 데 있으며, 인간에게 중요한 것은 성공보다 노력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세계인의 축제인 만큼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그런 올림픽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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