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이 노래가 되는 마법 같은 이야기

[시사매거진=이선영 기자] 성시경 <너의 모든 순간(「별에서 온 그대」 O.S.T)> 유리상자 <사랑해도 될까요> t윤미래 <시간이 흐른 뒤>…… 제목만 들어도 머릿속에서 자동 재생되는 그 가사, 그리고 심현보. 작사가로서 섬세하게 살아온 15년의 기록과 따라 쓰고픈 아프고 달콤한 가사를 담다.

한 텔레비전 프로그램에서 가수 유희열이 말했다. “오글 가사로는 우리나라 1등”이라고. 다소 장난스러운 표현이었지만, 그만큼 달콤하고 사랑스러우며, 섬세하다. ‘심현보 스타일’의 가사는 그렇다. 심현보의 가사는 “조심스럽게 이야기할래요 용기 내볼래요 나 오늘부터 그대를 사랑해도 될까요”처럼 글자만 봐도 자동적으로 머리에서 플레이되는, 대중의 공감을 얻은 히트곡이 많다. 이는 자꾸 곱씹어 부르거나 들을수록 더 단맛이 나는 저자의 노랫말에 많은 사람을 사로잡는 매력이 있음을 보여준다.

 

‘작사통’이 말하는 ‘사이’와 ‘사이’를 잇는 법

심현보는 ‘사랑을 말하는 사람’인 작사가는 글과 음악 사이, 대중성과 독창성 사이, 클라이언트의 요구와 자신의 감각 사이, 늘 무언가의 사이에서 ‘불리고 들려지는 글’을 쓴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는 그 ‘사이’에 서는 데 탁월하다. 저자가 쓴 수많은 가사들을 보면 치열한 대중가요 세계에서 오랜 기간 삶아 남을 수밖에 없는, ‘사이에 서는’ 감각과 기민함을 엿볼 수 있다.

그의 가사를 음미하다 보면 마음에 콕 하고 걸리는 멋진 단어들이 음악에 맞춰 춤을 추면서도 저자만의 색깔이 있는 유니크함까지 느껴진다. 모난 글도 아닌데 우리의 가슴속에 날카롭게 스며들어 오래도록 남아 있게 할 수 있는 건 역시 심현보만이 가진 힘이다.

사랑과 이별, 그리고 우리네 일상을 정말 섬세하게 담아낸 관찰자이자 ‘작사통’ 심현보가 말하는 짧은 글의 힘,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는 언어의 힘은 어떻게 탄생했는지 이 작품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직접 따라 쓰면서 느껴보는 위로와 공감의 맛

15년이란 세월 동안 ‘잘 팔리는’ 작사가로서 생존할 수 있던 노하우는 무엇일까. 많은 사람의 마음에 콕 박혀서 두고두고 음미하게 만드는 글을 쓰는 저자만의 노하우를 이 책에 담았다. 거기에 작사가가 된 과정부터 현장의 용어들, 외부에서는 잘 알 수 없는 작업 구조는 물론이고, 따라 쓰기 좋은 가사들을 모아 필사까지 더했다. 저자 역시 작사가 지망생 시절, 좋아하는 가사를 노트에 빼곡히 따라 쓰면서 익힌 표현이나 문체 등이 있었고, 그 작업을 통해 좋은 가사 쓰기에 조금 더 가까워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최정상 작사가의 위치에 오른 심현보의 마음을 위로해주는 가사들을 따라 쓰며 저자만의 생각지도를 따라가다 보면, 대중들이 원하는 글을 쓰는 법을 익히면서 지치고 시린 마음까지 위로 받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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