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업이 세계 산업시장을 주도하도록 노력할 것이다”

“3D프린터는 3차 산업혁명의 주인공이다.” 펜실베니아대 교수인 제러미 리프킨의 말이다. 2012 세계경제포럼(WEF)은 ‘떠오르는 10대 기술’의 두 번째로 3D프린터를 꼽았다. 오바마 미국 대통령 역시 올해 초 국정 연설에서 “제조업 혁명이 미국에서 일어날 수 있도록 모든 것을 만드는 3D프린팅을 육성하겠다”고 선언했다. 이처럼 3D프린팅 기술이 세계 산업시장을 뒤흔들 글로벌 제조업의 총아(寵兒)로 떠오르고 있다.


세계 1위 3D프린터 기업인 스트라타시스(Stratasys)의 제품 전시회가 열렸던 지난 1월28일 홍콩 리갈 호텔. 데이비드 라이스 CEO가 화장품 병 설계도가 그려진 3D캐드 프로그램에서 ‘복사’ 버튼을 누르자, 이 컴퓨터와 연결된 3D프린터 안의 노즐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노즐이 분사하는 플라스틱 실이 설계도대로 제품 밑바닥부터 조금씩 층을 쌓아 올리며 섭씨 700~800도의 고온에서 응고됐다. 잠시 후 설계도와 꼭 닮은 화장품 병이 뜨거운 열기를 뿜어내며 등장했고 이를 지켜보던 세계 각국의 기업인과 투자자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미래의 산업을 주도할 3D프린터의 기술을 눈으로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미국 행정부는 작년 8월, 7,000만 달러를 들여 오하이오주에 3D프린팅 연구개발기관(NDIM)을 세웠고 미국 전역에 15개의 3D R&D센터를 세우기로 했다. 이에 뒤질세라 영국은 3D프린팅 기술 육성을 위해 작년 10월 700만 파운드 규모의 투자를 발표했고 중국은 기업·교육기관 10곳의 주도로 ‘3D프린터 기술연맹’을 결성했다.

이처럼 세계 각국이 새로운 산업을 주도할 기술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3D프린팅에 대해 정부와 기업 모두 관심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백상흠 티모스 대표는 스트라타시스의 한국대리점을 운영하며 3D프린터와 스캐너 제품을 국내에 소개, 판매하는 등 미래주도형 기술을 알리는데 매진하고 있다.


제품 개발에서 검사까지 통합 서비스 제공

백 대표는 앞으로 3D프린터가 세계 산업시장에 미칠 영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Rapid Prototype과 제품 용역 서비스까지 제공 중인 그는 “3D프린터를 통한 생산 소요시간 및 비용 등이 지속적으로 단축되면서 점차 대중화되는 추세”라며 “가장 큰 장점은 소량 맞춤형 생산이 별다른 추가비용 없이 가능하다는 것이며 디자인에 대한 제약이 없어진 것”이라고 소개했다.

3D프린터의 시장규모는 매년 급속도로 성장하나 아직까지는 대부분 프로토타입 제작에 쓰이는데 머물고 있다. 비록 기존 제조방식에 비해 내구성이 떨어지고 초기 투자비용이 높아 기존 방식을 대체하는데 제약이 많지만 근래 항공분야에 적극 활용하는 등 액세서리나 의류, 장난감 피규어 같은 소형 제품의 소량제작 시에도 점차 확대 적용되고 있다. 이에 백 대표는 “국내기업들은 샘플이나 시제품 생산 시 이를 위한 금형제작 비용에 부담을 느껴 바이어로부터 금형비용에 대한 투자를 받고 독점권을 주거나 금형제작을 중국 등지에 하청을 주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면서 “3D프린터의 경우 기계가 고가이기 때문에 초기 도입에는 비용부담이 크다는 단점이 있지만 매번 금형제작 비용을 따로 투자하지 않고도 샘플 또는 시제품 생산이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다”라고 기존 방식에 대한 대안을 소개했다. 또한 “데스크톱 3D프린팅의 경우 1,000만 원대의 저가형 프린터가 이미 시판되고 있다”며 “대형 프린터도 점차 가격이 낮아지고 있어 향후 중소 생산업체에서도 도입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전시회, 로드쇼, 이뉴스 등을 통해 마케팅 활동을 하고 있는 티모스. 하지만 백 대표의 노력만으로는 우리나라 3D프린터 산업이 해외의 장벽을 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이에 백 대표는 “3D프린팅 산업은 여러분야가 복합적으로 이뤄져야하기 때문에 정부나 기업의 지원 없이는 힘든 부분이 있다”면서 “미국이나 유럽처럼 정부와 대기업이 전폭적인 지원을 시행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는 부분을 조명하고 마케팅적인 부분 또한 같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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