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권으로 읽는 조선 왕조 500년

[시사매거진=이선영 기자] 이 책은 한국인이라면 들어봤음직한 조선의 왕, 인물, 주요 사건과 사고를 흥미롭고 재미있게 서술한 ‘조선역사 상식사전’이다. 각 인물과 사건당 약 4~6페이지 정도를 할애하고 있어 조선사의 큰 흐름을 꿰뚫는 데 실용적인 역할을 한다. 첫 페이지부터 마지막 페이지까지 하나하나 파악해 나가다 보면 조선 역사에서 꼭 알아야 할 주요한 이야기들이 머릿속에 잘 정리되어 간다. 역사 소설을 주로 집필한 저자의 인문서인만큼 기존의 다소 딱딱한 역사서와 달리 문체가 간단명료하면서도 흡인력이 있다.

조선을 건국한 태조부터 조선의 마지막 황제였던 순조까지

그들의 업적과 가족관계 등을 통해 조선 사회를 엿보다

이 책은 조선을 건국한 첫 번째 왕 태조 이성계의 집안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으로, 조선의 운명을 바꾼 위화도회군, 이성계의 조력자였던 부인에 관한 이야기 등으로 조선의 건국을 담담히 그려낸다. 두 번째 왕이었던 정종은 이성계의 둘째아들로, 저자는 그가 얼떨결에 왕이 되었다고 표현한다. 그도 그런 것이 정종은 아우이자 조선을 건국하는 데 큰 공을 세운 이성계의 다섯째 아들인 이방원에 의해 왕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와 동시에 이방원이 일으킨 ‘왕자의 난’과 ‘정도전’이라는 인물에 대해 언급한다. 조선의 시작은 이렇듯 태조 이성계와 태종 이방원, 재상 정치를 꿈꾸었던 정도전 사이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풀어간다.

태종의 셋째아들이었던 세종의 찬란했던 시대를 거쳐 세종의 장남이었던 네 번째 왕 문종을 작가는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라 표현한다. 아버지 세종이 책벌레였던 만큼 아들 문종도 학문을 사랑한 왕이었다. 그러나 문종은 30년간 세자로 있다가 보위에 오른 지 2년 3개월 만에 병사하였다. 또한 저자는 문종이 처복이 없었다고 평가하는데, 그도 그럴 것이 문종의 첫째 세자빈은 문종의 사랑을 얻기 위해 비방을 쓰다 발각되어 폐위되었고, 둘째 세자빈은 남자보다 여자를 더 좋아했다고 전한다.

 

때로는 혈연보다 더 중요했던 왕의 자리,

왕이 되었음에도 명분이 없으면 불명예를 남긴다

여섯 번째 왕이었던 단종은 문종의 장남으로 저자는 그를 ‘충신들의 영원한 왕’이라 일컫는다. 단종은 12세의 어린 나이에 즉위하여 숙부였던 세조의 왕위 찬탈의 희생양이 된다. 단종은 수많은 전설을 남기며 생을 마감했고, 일곱 번째 왕이 된 세조는 ‘피의 군주’라 일컬어진다.

여덟 번째 왕은 세조의 둘째아들 예종으로 보위에 오른 지 1년 2개월 만에 요절한다. 야사에서는 세조와 예종이 모두 악몽에 시달렸다고 하는데, 단종의 어머니였던 현덕왕후 권씨의 저주를 받았다고 전한다.

아홉 번째 왕은 세조의 큰아들인 의경세자의 둘째아들인 성종이다. 성종은 당시 최고 권력자였던 한명회와 세조의 부인인 정희왕후의 결탁으로 왕이 되었다. 한명회는 두 왕이었던 예종과 성종의 장인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열 번째 왕은 성종의 장남인 연산군이다. 연산군은 폐비 윤씨의 소생으로 셋째 계비였던 정현왕후 윤씨를 자신의 어머니로 알고 지내다가 아버지 성종의 묘지문을 쓸 때 생모가 폐비 윤씨임을 알게 된다. 연산군은 무오사화를 통해 왕권을 잡고 갑자사화를 통해 왕권을 자신의 욕망을 해소하는 도구로 삼는다.

열한 번째 왕인 중종은 성종의 둘째아들로 중종반정으로 왕권을 잡았는데, 중종은 자신의 권력 기반이었던 조광조를 중심으로 한 신진 사류를 통해 훈구파를 견제하려 했다. 그러나 급진적인 조광조의 개혁 정책으로 훈구파는 기묘사화를 일으켜 다시 날개를 단다. 사림과 훈구파의 대립을 지켜보며 중종은 권력에 싫증을 느껴 별다른 업적을 남기지 못한다.

열두 번째 왕이었던 인종은 중종의 장남이다. 인종의 생모였던 장경왕후 윤씨는 인종을 낳고 7일 후에 산후병으로 목숨을 잃었다. 인종이 세 살 때 인종의 이복동생인 명종의 생모인 문정왕후 윤씨가 계비가 되었다. 인종은 즉위 8개월 만에 원인 모를 병으로 죽었다고 하는데 그의 죽음에 문정왕후가 개입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한다.

열세 번째 왕이었던 명종은 효자였다. 저자는 명종에 대해 ‘실질적인 왕은 그의 생모인 문정왕후’였다고 평가한다.

 

그 밖에 교과서에도 자주 나오는 조선의 인물 29명과

한국인이라면 꼭 알아야 할 조선의 주요 사건과 사고 18가지

조선 사회의 법과 제도를 엿볼 수 있는, 쉽게 풀어 쓴 《경국대전》 해제

이 책에는 조선의 왕들과 함께 왕의 곁에서 권력을 누렸거나 권력의 뒷자리에서 스러져간 조선의 인물들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조선의 유명 인물들인 정도전, 맹사성, 황희, 박연, 장영실, 김종서, 한명회, 신숙주, 성삼 문, 안견, 김시습, 이황, 신사임당, 이이, 정철, 권율, 이순신, 허준, 허균, 윤선도, 김만중, 박지원, 김홍도, 정약용, 김정희, 김정호, 김대건, 최제우, 전봉준의 삶을 조명하고 그들의 중요 업적에 대해서도 알 수 있다.

더불어, 조선 역사의 흐름을 만들어갔던 조선의 주요 사건과 사고 18가지를 담았다. 조선의 시작을 이끌었던 ‘왕자의 난’부터 계유정난, 사육신과 생육신, 무오사화, 갑자사화, 기묘사화, 을사사화, 단종 복위 운동, 기축옥사, 임진왜란, 계축옥사, 정묘호란, 병자호란, 홍경래의 난, 강화도조약, 임오군란, 갑신정변, 을미사변, 을사조약까지, 조선의 시작과 끝을 만든 사건과 사고를 되짚어본다.

《경국대전》은 조선 최초의 법전으로 고려 말부터 편찬 작업이 진행된 법전이다. 《경국대전》에는 여러 제도를 비롯해 왕과 왕실을 주체로 신하와 품계, 그들이 받는 임금(월급), 지금으로 따지면 여러 관공서 등이 아주 체계적으로 잘 정리되어 있고, 조선왕조 내내 기본 법전으로 사용되었다. 이 책의 부록으로 실은 ‘쉽게 이해하는 《경국대전》’을 통해 어렵고 복잡한 《경국대전》을 간략하고 쉽게 살펴봄으로써 조선 사회를 읽는 핵심 열쇠를 파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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