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로 왔던 속초가 이젠 삶의 터전, 정미경 원장의 유쾌한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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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로 왔던 속초가 이젠 삶의 터전, 정미경 원장의 유쾌한 도전
  • 정용일 기자
  • 승인 2018.01.03 13: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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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치고 힘들어도 어디든 10~20분만 가면 산, 바다, 호수가 있는 힐링의 도시죠”

(시사매거진237호=정용일 기자) 급속도로 진행되는 노령화로 인해 복지와 의료 분야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지방 소도시는 고령화와 돌봄에 대한 사회적 부담을 완화하고, 고령화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오고 있다. 현대 의학의 발달로 인간의 평균 수명이 늘고 이로 인한 노인 인구의 급증으로 우리나라는 고령화 사회에서 초고령 사회로 가고 있다.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될 문제다.
 

정요양병원의 모태는 지난 2000년에 개원한 정내과, 인공 신장실로 현재 2015년 8월 17일에 개원했다. 현재 입원실 126병상, 신장실 53병상으로 총 82명의 직원들이 함께 하고 있다. (사진_정용일 기자)

강원도 속초시에 소재한 정요양병원은 지난 2015년 8월 17일에 개원했으며 입원실 126병상, 신장실 53병상으로 총 82명의 직원들이 함께 하고 있다. 정요양병원의 모태는 지난 2000년에 개원한 정내과, 인공 신장실이다. “여름휴가로 왔던 속초가 너무 좋아서 1년만 살아보고 싶었다”는 정미경 병원장은 우연히 은사님의 환자분을 만나게 되었다고 한다. “제 전공이 신장학인데 말기 신부전 환자들의 어려운 사정을 듣고 딱 5년만 개원하고 서울로 돌아가자는 생각으로 시작된 속초생활이 첫 시작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신장 환자들이 거동을 못하는 경우 입원하기 어려워 고향을 떠나 타 지역으로 가야하는 안타까운 상황을 보면서 그는 생각이 바뀌었다고 말한다. “그러한 상황에선 환자 뿐 만 아니라 그 가족들의 삶도 피폐해진다. 그래서 병원을 구상하게 되었고 지난 2014년 건축을 시작했는데 개원 즈음에 장성 요양병원 화재 사건으로 참 많은 마음고생을 했다. 스트레스로 개원 일주일 전 입원까지 했다”라고 말하는 정 병원장. 하지만 지금은 많은 부분이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어 참으로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하는 그는 앞으로 지역을 위해 아낌없는 봉사를 할 생각이라고 강조한다.

정책적 지원방안 시급
현 시대의 모든 업종은 서비스전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병원 역시 마찬가지다. 그는 정요양병원의 서비스마인드에 대해 70점이라는 조금은 야박한 점수를 준다. “항상 부끄럽다. 환자들에 대한 서비스라면 친절하고 따듯한 태도도 중요하지만 환자 관리 실력이 저는 제일 중요하다”라고 말하는 그는 친절하고 따듯한데 실력이 없어서 환자의 의료적 행위를 놓치거나 실수한다면 오히려 친절하지 않는데 실력 있는 사람보다 못한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래서 실력을 위한 실무 능력 교육과 친절 교육을 동시에 하고 있다. “처음 개원 당시에는 이런 문제로 인해 정말 힘들었는데 지금은 조금씩 안정이 되어 가고 있다. 하지만 간병인 교육은 여전히 힘들다”라고 어려움을 토로하지만 그래도 지금은 간병이란 직업의 특수성과 힘든 상황을 고려해서 배려하고 이해하면서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고 말한다.
또 한 가지 의료계에서 겪고 있는 고질적인 문제가 있다. 바로 간호인력 부족에 대한 부분이다. 정 병원장은 이 문제는 정말 심각해서 어떤 때는 잠을 자다가 일어날 정도로 심각한 부분이라 말한다. 그는 “간호 직업이 대부분 여성이라 출산, 육아, 남편의 직장 이동 시 사표를 내는 경우가 많다. 사직서를 받기 전에 꼭 상담을 하는데 본인도 더 일하고 싶어도 사정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 잡을 수가 없다. 의료수가가 정해져 있으니 월급을 파격적으로 올릴 수도 없다. 게다가 나이트 근무 기피현상 때문에 더욱 간호인력 구하기가 힘들다”라고 어려움을 토로한다.
정 병원장을 비롯한 의료계에서는 간호공무원을 뽑아서 지방으로 순환배치를 하거나 지방 간호 인력에 대한 수당은 복지부에서 따로 지급하는 등의 정책적 지원방안이 없다면 앞으로 더욱 악화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열 번을 물어봐도 어머니죠”
우리는 살아가면서 누구나 저마다의 멘토가 있기 마련이며 그러한 멘토는 삶의 등대가 되어주곤 한다. 정 병원장 역시 그가 현재 살아 온 길이나 앞으로 살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그의 멘토인 어머니 황필녀 권사가 큰 영향을 끼쳤다고 말한다. “열 번을 물어도 어머니 황필녀 권사님이다. 참 강하고 부지런한 분이셨다. 우리 자매들 뒷바라지에 손주들까지 키워주시고, 그것도 모자라 내가 속초에 개업하니 다 정리해서 내려오셨다”라고 말하며 그는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보따리를 풀었다.
“정내과 개업 초기에 신장 환자들 응급 투석이 많았어요. 어느 날엔가 새벽 1시에 응급 콜이 와서 투석하고 3시에 왔는데 오전 7시에 또 다른 환자 응급 콜이 오는 거예요. 너무 힘들어서 멍하게 앉아있는데 오죽 급하면 환자들이 전화하겠냐고. 하루 4시간만 자도 죽지 않으니 얼른 나가라고 하시는데 그때는 정말 많이 서운했어요. 그날 퇴근하자마자 골아 떨어졌는데 제 발을 따뜻한 물수건으로 마사지 해주시면서 기도(우리 딸 건강 지켜주시고 투석 환자들 건강 지켜주셔서 응급 투석하지 않게 해주세요)를 하시더라구요. 속초 정요양병원도 어머니 유언의 연장에서 이루어 진겁니다.”

정미경 병원장(사진_정용일 기자)

정요양병원 정미경 병원장 interview

속초는 어떤 도시인가.
저에게 속초는 힐링의 도시이자 미션의 도시입니다. 진료와 가정의 일 때문에 지치고 힘들어도 어디든 10~20분만 가면 산, 바다, 호수죠. 거기서 울다가 웃다가 기도하다가 보면 다 풀려서 기억이 나지 않아요. 점심때 김밥 한줄 들고 설악산, 영랑호수, 대포항 방파제 갔다 오는 경우도 많구요. 다른 분들도 그렇지만 저도 속초의 자연에서 힐링을 배우죠. 미션도시라는 것은 제가 크리스천의사로서 하나님께서 저에게 속초에서 하기를 원하시는 걸 생각하다보니 떠올랐네요.

현재 활동 중인 지역사회 활동 및 향후 계획은.
법원 활동인 범죄예방 위원, 조정 위원, 영동 극동방송 운영위원, YWCA 이사, 속초시 의료급여 감사 위원, 보건소 질병 예방 자문 위원 등 이름만 걸어둔 게 많아서 반성하고 있어요. 향후 지역 활동은 좀 줄여야겠지요? 저는 개인적으로 5년 안에 반드시 통일이 된다고 생각해요. 통일이 되면 북한 의료 선교에 관한 일을 하고 싶어요. 원산에 병원을 세워서 속초에서 인적, 물적 자원을 감당하는 그런 활동을 하고 있을 겁니다.

지역 의료인으로서 속초시청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속초시와 보건소는 의료계에 많은 관심과 도움을 주고 있어서 특별히 바라는 것은 없지만  속초시가 2020년에는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는데 이에 대한 계획이 아직은 미비한 것 같습니다. 행정적으로나 재정적으로 많은 준비가 필요한데 아시다시피 우리 지역이 잘 사는 지역이 아니라 어려운 부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일본의 경우 老-老 서비스로 60대 젊은 노인이 더 연세가 많으신 어르신을 돌보는 서비스가 진행되고 있다고 합니다. 이런 정책을 안정시키기 위해서 최소 5년은 봐야 하는데 초고령 사회에 대한 준비를 잘 해두어야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번 보도건과 관련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요양병원을 운영하다보니 노후에 관한 것을 많이 생각합니다. 능력이 있으면 문제가 없는데 그게 안 되는 경우 가족들의 불화로 인연을 끊는 모습까지 봅니다. 50세부터는 정말 천천히 준비해야 될 것 같아요. 70세 부터는 1인 기준 최소5000만원은 항상 통장에 남겨두고 절대 손대지 말라고 부탁하고 싶어요. 자녀들 많으면 뭐합니까? 그 자녀들에게 집, 땅, 통장 다 물려주셨는데 2년 넘도록 한 번도 오지 않고 병원비도 내지 않고 이런 어르신들 전국 요양시설과 병원에 많습니다. 이 글을 읽는 50대 여러분들 시작하세요. 저도 1월부터 시작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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