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을 위협하는 기업의 음모와 우리의 선택

(시사매거진=이선영 기자) 휴대폰 2년, 노트북 3년, 전구는 1,000시간, 스타킹은... 일회용?

우리가 사용하는 모든 제품에는 기업들이 부여한 ‘계획된 수명’이 있다!

이 책에서는 기업이 제품을 만들면서 조기에 낡거나 닳아서 못 쓰게 되도록 하는 ‘계획된 진부화’, 즉 ‘제품 수명 조작’에 대한 내용을 다룬다. 전구는 1,000시간이 지나면 필라멘트가 타거나 아이팟 배터리는 18개월이면 수명이 끝나는 등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물건들의 예시를 들면서 새 제품의 구입보다 수리비를 더 비싸게 책정하는 기업들의 음모를 고발한다.

또한 폴스크바겐의 비틀 자동차와 남성 패션 분야의 사례를 통해 기존 제품에서 디자인만 조금 바꾸거나 사소한 기능 몇 가지를 추가한 신제품을 대대적으로 광고하는 등 사람들을 현혹하는 트렌드가 소비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보여준다.

그와 동시에 경제성장과 환경의 딜레마에 대한 진지한 고민도 요구한다. 즉, 성장이냐 환경이냐의 갈림길에서 무엇을 선택해야 옳은지, ‘녹색성장’의 필요성에 대해 생각할 거리를 준다.

쓰레기를 재활용하고 줄이기 위한 선진국들의 노력, 부족한 자원을 확보하는 방법, 친환경 제품의 필요성 등에 대해서도 인문·사회학적으로 다루고 있어 환경의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는 현 시점에 꼭 필요한 책이다.

 

유엔환경계획(UNEP)의 발표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연간 4,000만 톤 이상의 폐전자제품이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휴대폰, TV, 컴퓨터, 자동차 등과 같은 일명 ‘하이테크 쓰레기’는 50여 종의 유독 중금속과 신경계 독성물질을 함유하고 있어 환경을 오염시킬 뿐만 아니라 지구 속에 살아가는 인간의 건강까지 위협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 이러한 하이테크 쓰레기를 활용하여 전 세계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을 제시한다. 폐휴대전화기 한 대에는 금·팔라듐 등의 금속자원이 16종 이상 들어 있어, 이를 돈으로 환산하면 한 대당 2,500~3,400원의 가치를 지닌다고 한다. 이렇듯 폐전자제품에 있는 자원을 순환하여 사용한다면 경제적으로도 매우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쓰레기를 해결하기 위한 선진국들의 활발한 움직임도 함께 소개한다.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경제와 환경을 위한 ‘제로 웨이스트ZeroWaste’ 붐이 일고 있다. 모든 제품을 생산할 때 제품원료를 줄이기 위해 디자인 설계를 하고, 발생된 모든 폐기물은 자원으로 재활용하여 자원의 가치를 높이는 동시에 에너지 절약과 이산화탄소를 줄인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날로 심각해지는 쓰레기 문제를 정부와 시민 모두가 참여하고 협력함으로써 이를 해결해 나가기 위하여 설립된 민간협력기구인 ‘자원순환사회연대’의 활동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런 움직임이 개인적인 실천을 넘어 사회가 함께 관심을 가지고 성찰할 수 있도록 격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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