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할 수록 강해지는 도움의 위력

(시사매거진=이선영 기자) 심리학자들이 실험대상자들에게 아침에 20달러를 나눠주면서 그날 오후 5시까지 다 쓰라고 했다. 그 돈을 자신을 위해 쓴 사람과 남을 위해 쓴 사람 중 누가 더 행복감을 느낄까를 알아보기 위한 실험이었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당연히 자신을 위해 돈을 쓴 사람이 더 행복할 것 같지만, 그 결과는 놀랍게도 자신보다 남을 위해 쓴 사람의 행복지수가 더 높았다고 한다. 경제학자들은 이 현상을 ‘베풂의 따뜻한 빛’이라 부르고, 심리학자들은 ‘도움을 주는 사람의 기쁨’이라고 부른다. 이는 제 몫 챙기기에만 바쁜 이기적 동물로 알려진 사람들의 내면에는 타인을 도움으로써 행복과 기쁨을 느끼는 본성이 내재해 있음을 말해 준다.

 

당당히 도움받을 용기는 내가 가진 또 하나의 큰 힘이다

실제로 우리 주변에는 할 수만 있다면 기꺼이 타인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고자 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이러한 인간의 본성을 믿지 못하고 어려운 처지에 놓였음에도 소심해서, 용기가 안 나서, 자존심 때문에, 혹은 거절당할까봐 두려워 혼자 전전긍긍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또한 사실이다. 아무리 혼밥, 혼술이 유행이 된 요즘이지만, 누군가의 도움이 있다면 보다 수월하게 어려운 난관을 헤쳐나갈 수 있는데도 혼자 해결하려고 기를 쓰는 것은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자신이 가진 또 하나의 무기이자 큰 힘이라는 것을 모르고 사장시키는 거나 다를 바 없는 행동이다.

 

도움을 잘 받는 세 가지 원칙

세상에 별도움은 안 되었지만 세상으로부터 큰 도움을 많이 받아왔다고 말하는『혼자 다 하려 하지 마라』의 저자 홍재화는 그 숱한 도움을 받아오는 동안에 도움을 잘 받는 세 가지 원칙을 깨달았다고 한다. 첫째는 내가 나를 도와야 한다는 것, 둘째는 내가 도움받을 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임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 그리고 셋째는 내가 도움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끊임없이 알려야 한다는 것이다. 그 깨달음을 저자는 책에 속속들이 담았다.

요컨대 저자는 이 책을 통해 ‘도움을 잘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를 이야기하고 있다. 하지만 그 전제조건은 본의 아니게 맞닥뜨린 어려운 난관을 헤쳐나가기 위해 도움을 받자는 것이지, 무한정 남의 온정에 기대자는 것은 아니다. 도움을 받는다는 것은 결국 주변의 착하고 너그러운 사람들에게 빚을 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언제든, 어떤 방법으로든 그 고마운 마음을 돌려주는 것도 도움을 주고받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일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함께할수록 강해지는 도움의 위력

사람이 살아가면서 필요로 하는 것은 너무나도 많다. 하지만 자신에게 필요한 것을 다 가진 사람은 사실 별로 없다. 남들이 보기엔 넘치도록 많은 것을 가진 것 같아도 정작 그 자신은 세상에 불만이 많아서 전혀 행복하지 않은 사람도 있다. 돈이 많으면 사람이 없고, 사람이 많으면 시간이 없고, 시간이 많으면 할 일이 없는 등 부족한 것은 저마다 다르다. 그래서 내가 부족한 것은 남으로부터 받고, 내게 많은 것은 나누어주는 것이 바로 도움의 선순환이다. 그리고 이렇게 서로 도움을 잘 주고받는 사회가 잘 돌아가는 사회다. 함께할수록 강해지는 도움의 위력을 믿고 당당하게 도움을 요청하고, 아낌없이 도움을 주고, 나아가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는 지혜를 배워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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