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로웠던 아일랜드의 작은 마을에 한바탕 소동이 일어난다

저자 펠리시티 해이스 매코이 |옮김 이순미 | 출판사 서울문화사

[시사매거진_신혜영 기자] 중년이 된 여자가 다시금 삶을 시작하는 일은 쉽지 않다. 이혼이나 실직 등 여러 이유 때문에 삶을 새롭게 시작하거나 다 키운 아이를 떠나보낸 후 허전한 기분을 추스르기 위해 새로운 일을 하려 하는 사람이나 노년을 좀 더 의미 있게 보내고 싶은 사람들도 비슷한 고민을 할 것이다.

이혼과 실직의 아픔을 겪은 한나는 화려한 런던을 떠나 자연이 아름다운 아일랜드 피파란 반도의 작은 마을 리스벡으로 돌아온다. 그녀는 마을의 도서관 사서로 취직했지만 곧 도서관이 없어질 위기다. 이 평화롭던 작은 마을에 도서관 폐관이라는 사건이 벌어지면서 한나의 일상 역시 완전히 뒤바뀌게 된다.

한나와 마을 사람들은 왜 그토록 도서관을 지키려고 하는 걸까? 어딘지 모를 로망이 느껴지는 장소, 도서관의 폐관을 둘러싼 마을 전체의 운명을 건 싸움 속에서 일어나는 코믹하면서도 감동적인 사건들이 읽는 이에게 잔잔한 즐거움을 준다.

보금자리에 대한 고민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100% 공감할 수 있는 따스하면서도 유머러스한 이야기를 선사하는 소설 「세상 끝자락 도서관」은 아일랜드를 사랑하는 작가만이 쓸 수 있는 아름다운 풍경 묘사가 읽는 이에게 상상하는 즐거움을 선사하는 작품이다. 절벽 아래 빛나는 바다가 보이고 분홍색 아르메리아 꽃이 활짝 핀 풀밭이 앞에 펼쳐진 한나의 새로운 집의 모습을 머릿속에 그리다 보면 어느새 소설 속 세상에 푹 빠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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