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방이 없는 동네는 동네라고 할 수도 없지”

저자 개브리얼 제빈 | 옮김 엄일녀 | 출판사 루페

[시사매거진_신혜영 기자] 섬에 있는 작은 서점 ‘아일랜드 북스’의 주인 피크리는 얼마 전 사고로 아내를 잃고 혼자 산다. 성격도 까칠한데다 책 취향까지 까탈스러워 그러잖아도 어려운 서점 운영은 더 어려워져만 간다. 책방을 접을까도 생각하지만 불행한 사건이 생기면서 그마저 여의치 않다. 그러던 어느 날, 서점에 놀라운 꾸러미 하나가 도착하면서 그의 삶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기 시작한다.

정말로 우리 곁에 있을 것 같은 생생한 이웃들, 절로 웃음이 나는 해프닝들, 파크리가 들려주는 수많은 문학작품에 대한 논평, 따뜻한 비밀과 귀여운 반전이 있는 이야기를 읽는 동안 작은 책방 하나가 어떻게 세상의 보물이 될 수 있는지를 알게 되고 중요한 것은 결국 ‘연결’이라는 것을 느끼게 된다. 연결은 서점이 하는 일이고, 삶의 본질도 결국 그것이다.

10여 년에 걸쳐 이야기가 진행되는 동안 일어나는 출판계의 변화, 즉 온라인서점과 디지털 미디어, 전자책의 약진으로 상대적으로 위축되어 가는 독립서점과 종이책의 위상이 얽힌다. 애처롭게 새것에 저항하면서 ‘할인’요청과 싸우기도 하는 피크리는 종이책 세계를 상징하는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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