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당파 9명 "대한민국 위한 보수대통합 위해 결정"

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바른정당 회의실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한 의원들이 자리에 앉아 있다. 왼쪽부터 유승민 의원, 진수희, 하태경 최고위원, 김세연 정책위의장, 주호영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권오을 최고위원,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 홍철호, 이학재, 오신환, 김무성 의원.(사진_뉴시스)

(시사매거진_김옥경 기자) 바른정당이 창당 9개월여 만에 분당(分黨)하는 시련을 맞았다. 6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연 탈탕파들은 '보수대통합'의 길로 간다고 선언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동참한 의원들은 김무성, 강길부, 김영우, 김용태, 이종구, 정양석, 황영철, 홍철호 8명이다(주호영 의원은 탈당명단에는 있으나 이날 기자회견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이들은 9일경 자유한국당에 입당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우 의원은 회견문에서 보수세력이 갈팡질팡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폭주를 속절없이 지켜보고 있다고 자책하며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서는 보수세력이 갈등과 분열을 뛰어넘어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하나가 돼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보수세력은 문재인 정부의 잘못된 국정운영을 바로잡고 올바른 대안제시를 위해 앞장서야 합니다. 보수세력은 대한민국의 새로운 희망을 싹틔우기 위해 이제 좌절과 절망의 늪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보수세력의 세계를 위한 첫 발걸음은 보수 대통합을 이뤄내는 일부터 시작돼야 합니다"라고 탈당의 변을 밝혔다.

이로써 바른정당은 13일로 예정된 전당대회 무산 가능성 등 막대한 타격을 받게 되었다. 당장 전당대회 당 대표 경선에 출사표를 던졌던 박인숙, 정운천, 박유근 의원들이 이날 오전 경선 후보직 사퇴를 전격 발표했다. 
이들 의원들은 "바른정당 20명 의원의 뜻을 하나로 모으지 못한 지금의 사태에 모든 책임을 지기 위해 당 대표 후보에서 사퇴한다"고 밝혔다. 이들이 사퇴함에 따라 현재 바른정당의 당 대표 후보자는 유승민, 하태경 의원과 정문헌 전 사무총장이 남아있는 상태다.

탈당파의 탈당으로 바른정당이 받을 가장 큰 타격은 교섭단체의 지위를 잃는 것이다. 한국의 정치상 교섭단체가 되느냐 되지 못하느냐는 큰 차이를 가진다. 일단 각 정당에 지급되는 정부 보조금부터 차이가 난다. 바른정당도 이번 탈당으로 인해 비교섭단체가 되면 지난 3분기 경상보조금 14억7876만 원에서 5억9800만 원으로 대폭 삭감된다. 보조금 지급 기준일의 지위에 따라 보조금 규모가 달라지는 현 상황상 4분기 경상보조금 지급일인 15일이면 바른정당은 비교섭단체로 전락하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상임위원장이나 상임위원회 배분 등을 포함한 국회 의사일정에도 전혀 참여할 수 없을 뿐더러 국회 내 각종 의전혜택이나 지원도 받기 힘들어진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참석했던 바른정당이 또다시 한국당으로 들어가려 한다. 국민에 대한 신의도 명분도 없는, 그저 정치적으로 나 홀로 살고자 하는 이합집산"이라며 "촛불민심을 역행하는 수구세력의 퇴행적 시도"라고 질타했다.

이제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을 둘러싼 통합 논의나 연대가 본격적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으나 이 또한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바른정당의 운명이 그야말로 백척간두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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