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야 지방선거 사활전

(시사매거진 235호 _ 주성진기자) 정치권은 이제 내년 6월 지방자치 선거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12일 시작한 국정감사가 끝나면 국내의 모든 정책과 이슈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될 가능성이 높다. 청와대와 정부, 여당은 물론 야당도 8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가 새 정부의 중간평가 성격이 될 것으로 보고 벌써부터 ‘올인’(all in)'을 준비하고 있다.

8개월 앞으로 다가온 내년 선거는 문재인 정부 출범후 1년 1개월만에 치러지는 ‘중간평가’의 의미를 지닌다. 이는 여당은 물론 야당에게도 예외는 아니다. 여권은 승리할 경우 ‘변화와 개혁’은 탄력을 받아 중반기 국정에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다. 패하면 때 이른 ‘레임덕 현상’으로 국정 운영에 험로가 예상되며 야당의 경우 여당보다 상황이 훨씬 심각하다. 최악의 경우 존폐가 걸린 선거를 치러게 될 수있다. 자유한국당은 제1야당으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다지기 위해 지방선거 승리가 절대적이며 선거를 치르기 전 적통 보수 야당의 기치를 내걸고 바른정당 등과의 합당에 총력전을 펴야 할 것이며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등 소수 야당의 경우 존폐가 걸려 있다. 국민의당은 호남 중심의 당 지지기반이 민주당에 크게 잠식당할 경우 존폐의 위기에 처할 수 있다. 바른정당은 선거전에는 한국당과의 통합이냐 아님 견제하면서 의석수 20석인 원내 교섭단체 유지 등 독자 생존에 힘써야 한다. 선거 결과에 따라 정당정치 지형은 구조적으로 급격히 재편될 수밖에 없다.

내년 지방선거는 재정권, 입법권, 자치권 등을 지방자치단체에 부여해 이른바 ‘지방정부’로서의 기능을 다하도록 하는 개헌을 전제로 하고 있으며 지방 자치가 지방행정과 입법 기능을 제대로 갖추도록 해 ‘무늬 지방자치’에서 ‘진짜 지방자치’로 몇 단계 ‘업그레이드’되는 셈이다. 이는 여야를 막론하고 광역자치단체장이 차기 대권후보로 가는 가교가 되는 크나큰 인센티브를 제공되며 일 잘하는 단체장과 못하는 단체장의 실력 차이가 제대로 구별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출처 _ 리서치뷰)

차기 대선이 차기 광역단체장 임기말 1년을 채 남겨놓지 않은 시점에 치러지는 점을 감안할 때 광역단체장이라는 자리는 대선가도의 훌륭한 징검다리인 셈이다. 3선을 염두에 두고 있는 박원순 서울시장를 비롯해 남경필 경기도지사, 원희룡 제주도지사, 경기도지사 출마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진 이재명 성남시장의 행보는 이런 관점에서 주목되며 수도권은 전체 유권자의 절반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다. 지방선거 전체 판세를 결정하는 중요한 거점이며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승부처이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 70%에 달하는 문대통령에 대한 높은 지지도와 집권 여당 프리미엄으로 민주당 예비 후보군이 절대 우위를 점하고 있으며 서울의 경우 민주당 경선이 사실상 본선과 다름없을 정도다.

서울, 경기권 대권을 향한 격전지

서울시장 최초로 3선을 노리는 박원순 현 시장과 박영선 의원의 민주당내 도전이 초미의 관심거리이다. 결국 여권내 차기구도와 안정된 국정운영을 염두에 둔 문심(文心)이 향배를 가를 전망이다. 자유한국당에서는 황교안 총리 등판론이 불거졌으나 최근에는 불출마로 가닥이 잡히고 있다. 국민의당에서는 안철수 대표 또는 손학규 고문 차출론이 꺼지지 않고 있다. 경기지사에는 이재명 성남시장이 일찌감치 출마 입장을 직간접적으로 표명한 상태로 남경필 현 지사와 격돌이 예상된다. 남 지사의 경우 도정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연정을 통한 협치 등 실적을 내고 있으나 바른정당의 낮은 지지율 등으로 현재 열세를 면하지 못하고 있다. 인천시장에는 자유한국당의 유정복 현 시장의 낮은 지지율 속에서도 재선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지지율면에서 절대 우위에 있는 여당에서는 인천시당 위원장이자 당내 최고위원인 박남춘 의원의 출마의사가 강해 양자 대결 가능성이 높다. 보수 야당의 본거지 대구시장 자리가 이번 선거의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으며 추석연휴 직후 리얼미터의 정당 지지도는 민주당이 37.4%로 30.6%의 자유한국당을 앞서고 있다. 민주당에서는 대구 지역구 출신인 김부겸 행정자치부장관의 차출설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권영진 현 시장의 수성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이고 있다.

부산, 경상권 별들의 전쟁 예상

현재 공석인 경남도지사의 경우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 김경수 국회의원이 부상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시대 PK지역이 갖는 상징성을 감안할 때 김 의원이 경남도지사 선거에 차출될 경우 이는 적지 않은 정치적 의미를 지닌다. 자유한국당으로서는 인물난 속에서 김태호 전 경남지사의 재등판 흐름이 부상되고 있으며 부산시장 선거는 아직 오리무중이다. 민주당에서는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 겸 국회의원이 본인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출마론이 꺼지지 않는 가운데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의 이름도 가세하고 있다. 문제는 자유한국당이다. 서병수 현 시장이 낮은 지지율 속에 홍준표 대표와의 갈등설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어 박민식 전 국회의원 등 다른 후보군들이 조명을 받고 있으며 안대희 전대법관도 노미네이터 되고 있다.

호남권, 적통 명분 국민의당의 배수진

광주 전남북 지역에서 민주당의 열풍이 거세다. 민주당의 적통 회복이 가시권에 들고 있는 분위기이다. 이에 대해 국민의당은 생사를 건 한판을 준비중이다. 추석연휴 정당 지지도면에서 이 지역은 민주당 65.3% 국민의당 17.7%로 워낙 격차가 벌어져 있어 내년 지방선거에서 격차를 좁히기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며 민주당내에서는 윤장현 현 광주시장, 이용섭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 강기정 전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으며 국민의당에서는 아직 뚜렷한 큰 움직임이 없는 가운데 박주선의원, 김동철 원내대표 등의 이름이 거론되고 있으며 전남지사의 경우 의외로 여야간 경쟁이 치열할 수 있다. 민주당내에서는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의 차출설이 최근 부쩍 높아지는 가운데 이개호 의원 등이 거론되며 국민의당에서는 주승용, 황주홍의원 등에 이어 최근에는 박지원 의원 출마 불가피론 등이 부쩍 늘고 있다. 전북에서는 송하진 현 도지사가 독주하는 형국이다. 높은 당 지지율에 도지사 현직 프리미엄까지 가세 넘사벽이 될 수 있다. 국민의당으로서는 정치적 생존이 걸려 있는 선거를 앞두고 노심초사하고 있는 분위기이다. 정동영, 유성엽 의원등이 거론된다.

충청권, 정치의 판세 캐스팅보트 어느당으로

역대 선거에서 충청권은 캐스팅 보트 역할을 자주 해왔으나 이번 선거에서는 진보 성향의 민주당 아성으로 자리를 잡느냐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전시장의 경우 권선택 현 시장의 재선 도전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이다. 최대 변수는 공직선거법 등 혐의의 재판 결과. 그에 따라 판세가 요동칠 수 있다. 자유한국당에서는 박성효 전 대전시장 등이 거론되고 있으며 충남도지사의 경우 여당 대통령 경선에 참여한 바 있는 안희정 현지사가 국회의원 보궐선거 출마를 기정 사실화하는 분위기 속에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유력한 후보자로 부상중이다. 자유한국당에서는 정진석 의원의 재등판론이 일고 있으며 홍문표, 이명수 의원의 이름도 노미네이트되고 있다. 충북도시자의 경우 이시종 현 지사의 독주속에 야당에서는 이렇다할 후보가 나타나지 않아 현 지사의 프리미엄을 못 넘어설 가능성이 짙다.

제주 치열한 여 야 공방전

강원, 제주 지사의 경우 여야간 ‘창’과 ‘방패’의 대결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강원지역의 경우 정당지지율면에서 큰 차이가 없고 인물 면면에서도 한쪽으로 기울지 않고 있다. 최문순 강원도지사의 3선 출마는 거의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이다. 평창 동계올림픽이 가장 변수이기는 하나 큰 이변이 없으면 3선 도전을 망설일 이유가 없다. 자유한국당에서는 권성동의원, 최명희 강릉시장 등이 거론되지만 조심스런 행보를 보이며 지지율면에서도 민주당과 한국당의 차이는 10%p정도로 언제든지 뒤집힐 수 있는 형국이다. 제주 지사의 경우 민주당의 지지율이 50%를 넘고 있지만 재선 출마를 선언한 원희룡 지사의 현직 프리미엄을 깰 수 있을지 관심이며 민주당의 도전이 가장 눈에 띤다. 김우남 제주도당 위원장, 고희범 전 도당위원장, 강창일 의원, 문대림 청와대 제도개선비서관 등이 거론되는 등 치열한 당내 경쟁이 일고 있다.

2018년 지방선거 하마평

선거전략에 있어서 SNS기반을 두지 않고선 선거에서 승리를 보장받을수 잆을 것이다. 미국대통령선거에서 SNS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고, 대한민국에서도 19대 대선에서 문재인 대통령 후보가 문재인 1번가로 히트를 치며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 SNS는 어떤 위력을 발휘할지 어떤 선거전략으로 소통할지가 당선의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며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출마자의 경우 트럼프대통령이나 문재인대통령처럼 평상시 SNS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지 않고 선거공약이 지역마다 다르기 때문에 누가 얼마나 빨리 유권자의 의도를 읽어 SNS전략을 수립하고 진정성을 갖고 소통하느냐에 당선이 결정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이번 2018년 지방선거에는 각 당 간판급 정치인들이 총출동할 조짐을 보이는 것은 광역단체장이 대권 지름길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광역단체장은 시·도를 이끌며 리더십과 행정 능력을 입증할 기회를 얻을 수 있고 지역 기반을 다질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는 문재인 정부 집권 1년에 대한 중간 평가 무대라는 성격도 띠고 있다. 여당 입장에선 임기 중반 국정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사활을 걸 수 밖에 없다. 보수 야당은 국정농단 사건 후 흩아진 지지 기반을 회복하고, 문재인 정권에 대한 견제세력 위상을 확보할 기회다. 보수 재편 주도권을 두고 한국당과 바른정당의 경쟁도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선 패배에 ‘제보 조작 사건’까지 겹쳐 창당 이후 최악의 위기에 빠진 국민의당은 지방선거를 거치며 당의 지속 가능성을 입증해야 한다. 정의당은 진보적 대중정당의 입지를 다지는 기회로 여기고 있다. 2018년 지방자치단체장 선거 여,야의 사활을 건 격정장이 될것이며 어떤 전략과 전술로 국민들의 마음을 움직일지가 관건이며 이번 선거로 앞으로 정치향방을 좌우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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