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용 소형 드론 분야, 산업 간 융·복합 활발

(시사매거진 235호_김옥경 기자) 드론(Drone)은 원래 ‘낮게 웅웅거리는 소리’를 뜻하는 영어 단어인데, 최근에는 무인항공기(UAV·Unmanned Aerial Vehicle)나 무인항공시스템(UAS·Unmanned Aircraft System) 등을 통칭하는 대중적인 용어로 사용되고 있다. 처음 드론이라는 용어가 쓰이기 시작한 것은 1930년대로, 영국과 미국에서 대공포 훈련용으로 개발된 무인항공기를 ‘타겟 드론(target drone)’이라고 명명하면서부터다. 이후 간간이 전쟁 등에 사용되면서 군사용으로 주로 개발이 되었으나 최근 상업용 드론이 생산되면서 반향이 일고 있다.
특히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소형 드론의 개발은 레저, 항공촬영, 농약 살포, 택배, 레이싱용 등으로 활용되면서 민간용 드론 시장의 잠재력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구글의 드론 인터넷 프로젝트나 아마존·DHL 등의 드론 배달서비스 등이 대표적 용례다. 더불어 자율제어 센서나 로봇, 인공지능(AI) 등 다양한 첨단기술과 융·복합될 경우까지 가정한다면 차세대 드론산업의 발전가능성은 무궁무진할 것이다. 이런 가운데 중국의 최대 드론 생산업체인 DJI가 항공 영상촬영용 소형 드론을 생산·판매하면서 드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각국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중국의 세계 최대 드론 제조사인 다쟝(大疆創新科技有限公司·DJI)이 5월 24일(미국 뉴욕시각) 손바닥만한 크기의 초소형 드론 ‘스파크’를 공개했다. 뉴욕에서 열린 신제품 발표회에서 마이클 페리 DJI 전략적 파트너십 부문 이사가 신제품 발표회에서 스파크를 직접 시연해 보이고 있다.(사진_뉴시스)

드론의 역사와 현황
1916년 엘머 스페리와 피터 휴위트가 비행체와 무선조종을 결합한 휴위트-스페리 자동 비행체를 개발하면서 드론의 역사는 시작된다. 이후 1918년 미 육군이 공중표적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캐터링버그(Kettering Bug)’라는 새로운 형태의 군사용 무인기를 제작한 것이 그 두 번째다. 그러나 1차 세계대전과 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무인기 개발은 거의 중단되다시피 하였고, 일부 정보기관의 비밀 프로그램 정도로 명목만 유지하는 상황이 되었다. 그러다 냉전시대 베트남전에서 정찰과 전투수행 목적으로 무인기가 사용되는가 하면, 걸프전 당시 사막의 폭풍작전에도 투입되었다.
이후 드론은 꾸준히 군사용으로 개발되다가 1982년 이스라엘과 레바논 간 전쟁을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개발되기 시작한다. 당시 이스라엘이 개발한 무인기는 소형 정찰용으로 ‘스카우트(Scout)’라고 명명되었는데, 레바논을 도와주던 시리아 군의 레이더와 미사일 기지를 알아내기 위해 이 무인기를 적의 상공에 띄워 미사일을 발사하도록 유도하는데 사용하였다. 특히 중동지역에서는 대테러 전쟁의 주역으로 부상하는가 하면, 최근에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방어시스템에도 투입되면서 그 중요성은 갈수록 증가한다. 지난 10월 18일 서울 국제항공우주 및 방위산업전시회(ADEX)에 참석한 제너럴 아토믹스(GA)사(社)는 미사일방어에도 무인기를 동원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GA의 조셉 송 부사장은 한 언론매체와의 인터뷰에서 “GA가 7~8년 전부터 미국 국방부 산하 미사일방어국(MDA)과 무인기를 이용한 탄도미사일 탐지·요격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라며 “현재 무인기로 상승단계의 적 탄도미사일을 탐지·추적하는 기술은 거의 완성단계”라고 전했다. 이와 더불어 한국 육군에서도 군사용 드론과 상업용 드론을 활용해 북한 지역의 정찰과 타격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드론 전투단’을 창설하겠다고 밝히면서 국내 드론 산업의 활성화도 보다 구체화될 전망이다.
지난달 19일 충남 계룡대에서 개최된 국방위원회 국감에서 밝혀진 드론전투단은 드론과 로봇 기술을 결합해 새로운 개념의 다양한 작전을 수행하는 전투부대로, 육군은 드론군사연구센터와 드론교육센터도 함께 설치해 미래전의 핵심 전투 체계 중 하나로 발전·육성한다는 방침이다. 나아가 육군은 단순 정찰만이 아니라 공격용 무기로도 개발할 계획인데, 이는 지난 2014년 북한의 정찰기로 추정되는 무인기가 백령도에 추락한데 이어 올 6월에도 강원도 인제군 야산에서 북한발 무인기로 추정되는 비행체가 발견되면서 대응전력의 필요성이 증대되었기 때문이다.

드론 시장에서도 맞붙은 美-中
미국 방산산업 전문 컨설팅업체인 틸 그룹(Teal Group)은 세계 드론 시장 규모가 2015년 40억 달러(한화 약 4조8000억 원)에서 2024년에는 147억 달러(한화 약 17조7000억 원) 규모로 급증할 것이라고 예측하였다. 주로 민간용으로 활용되는 소형 드론 시장은 이보다 더 성장할 것으로 보여 2024년까지 연평균 15%까지 시장규모가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 더욱이 UAS 분야는 전 세계 항공산업에서 가장 역동적으로 성장할 분야로 주목되면서 향후 10년간 UAS 시장 규모는 총 650억 달러(한화 약 73조3500억 원)에 이를 전망이다.
국가별 시장점유율 또한 2012년 70%가 넘던 미국의 독점에서 2021년경에는 미국 49%, 아시아·태평양 22%, 유럽 17%, 중동 9% 규모로 배분되면서 경쟁이 치열할 것이란 분석이다. 이 같은 이면에는 중국의 부상이 자리하고 있는데, 중국은 민간용 소형 드론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상업용 드론의 경우 농업용이나 수색, 구조용 등 다양한 용도로 생산하고 있어 2014년 기준 세계시장의 70%를 점유할 정도다.
세계 상업용 드론 제작 1위 업체인 중국의 DJI는 4,000명 이상의 직원을 보유한 글로벌 기업으로, 드론계의 애플로 불리는 기업이다. 미국, 독일, 네덜란드, 일본, 중국, 홍콩, 한국 등지에 지사를 보유하고 있으며 2013년 소형 드론을 출시하면서 세계 시장에 본격적으로 등장한다. 이른바 ‘가성비’ 좋은 보급형 드론으로 시장을 선점하고 있으며, 통상 5개월마다 새 제품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군용 드론 시장에서는 여전히 미국과 이스라엘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 기술 부분에서는 미국이 독보적인 수준이며 뒤를 이어 프랑스, 독일, 영국이 각각 3위~5위를 차지한다. 대표적인 미국 업체로는 제너럴 아토믹스(GA), 보잉(Boeing), 록히드마틴(Lockheed Martin) 같은 군수 제조업체들이 있다.
한국은 현재 세계 7위를 차지하는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으며, 시장 규모로는 약 1000억 원 정도로 전체 시장의 1.4%를 차지하고 있다. 2023년까지 세계 5위, 2027년까지 세계 3위의 드론 산업국으로 도약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한국의 주요 제조업체로는 유콘시스템, 그리폰 다이나믹스, 한화테크원, 마린로보틱스 등이 있다.

지난해 10월 17일(현지시각) 중국 베이징의 드론 제조 업체 TT항공기술이 운영하는 드론 조종사 학원에서 강사가 드론의 작동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사진_뉴시스)

드론 대중화로 민간업자들도 속속 진입
㈜지엠유나이티드 채웅조 대표는 최근 여주에 자주 내려간다. 여주시 가남읍에 있는 경비행기 활주로 부지를 보기 위해서다. 채 대표는 그곳에 드론 전문 교육장과 경기장, 기타 물류와 렌탈, 연구소 등 다양한 드론 관련 업무단지를 설립할 계획이다. 그래서 아시아 지역의 드론 전진기지이자 핵심 거점지역으로 육성한다는 것이 장기적 목표다.
채 대표는 “드론 산업은 현재 전 세계적으로 폭발적 성장세를 이어가는 첨단산업으로, 미국의 PwC리서치에 따르면 2020년경 전 세계 드론산업 시장은 약 1270억 원 달러 규모로 의심의 여지가 없는 성장이 예상된다”라며 “그러나 아직 국내는 항공법이나 국토법, 군사적 규제 등으로 활성화에 상당한 제약이 있는 실정이고, 그러다 보니 관련 사업의 가치평가가 매우 낮다. 하지만 새 정부 들어 드론산업의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육성책과 관련 법령 정비 등 일부 해소가 예상되고 있어 이에 따른 산업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설명한다.
이어 채 대표는 여주가 최적의 입지 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덧붙이며 미디어·엔터테인먼트 분야로는 드론 경기장, 드론 축제, 아시아지역 드론 리그전 등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한편 여주 인근이 수도권 최대의 쌀 수확지인 점에 착안해 드론을 이용한 방제활동이나 배송, 물류센터로의 활용도도 높다고 역설한다.
계속해서 “광범위한 토지를 가진 미국, 중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수도권에 인구가 밀집해 있고 고층건물이 많아 아직은 드론산업의 발전에 규제나 제약이 많다. 그러나 앞으로 세분화된 법령 개정이나 정밀한 항공관제가 이뤄진다면 드론에 의한 보안·감시, 공공시설물 유지·보수·감시, 위탁관리 시장은 오히려 더 빨리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 또한 정부에서도 산업 전 분야에서 활용 가능한 드론조종사를 연간 1천 명씩 배출할 계획이어서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실전적인 드론 교육도 중요해지고 있다. 이것이 또한 4차 산업을 이끄는 새로운 직업군이 되는 것이다”라고 채 대표는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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