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매거진235호_오병주 칼럼) 독일은 햇볕정책으로 통일을 이루었을까

과거 주한 미국대사가 참석하였던 통일 관련 토론회장에서 당시 통일 정책을 주관하던 모 장관이 서독은 우리가 북한에 퍼준 것의 수십 배를 동독에 지원해 통일을 이뤘다는 주장을 했다. 과연 이 주장이 옳은가.

먼저 독일은 어떠한 이유로 분단이 되었을까. 히틀러가 통치하던 독일은 2차 세계대전을 일으켜 유대인을 학살하고 주변국가에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 미·소 연합국들은 어렵게 독일을 제압하고 다시는 전쟁범죄를 자행하지 못하도록 서독은 미국이, 동독은 소련이 사실상 지배하는 형식으로 독일을 강제로 분단시켰다.

외부요인에 의하여 강제적으로 분단된 독일은 오랜 세월동안 서독이 동독을 지원해 통일을 이루려했지만 실상 자력에 의한 통일은 요원한 것이다. 그러나 미국 국민이 부강한 미국을 이룸으로써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소련을 향해 흑해 연안에 미사일 등 엄청난 규모의 무기 배치를 완료하자 이에 비상이 걸린 소련이 이에 대응해 무리한 군비 경쟁으로 경제기반이 무너지게 되었고, 강력해 보이던 소련은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등 여러 나라로 공중 분해되어 동독을 잡고 있던 강력한 끈이 떨어져 나갔다.

이에 따라 동독은 그보다 수십 배 국력이 강한 서독에 흡수된 것이지 단순히 대내적으로 서독의 동독에 대한 물질적 지원으로 자력에 의해 흡수 통일을 이룬 것이 아님에 주의해야 할 것이다.

도한 서독은 동독에 대비해 군사력도 3배 이상을 능가하는 상태에서 동독에 대한 경제적 지원을 했고, 지원 방법도 절대 군비로 전용할 수 없도록 쿠폰 형식의 지원을 했음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우리가 북한에 현명하지 않은 방법으로 경제적 지원을 하는 것은 핵 개발 등 침략을 위한 군사력 확충에 전용됨으로써 부메랑이 되어 우리를 위협하게 될 수 있음에 항상 주의를 해야 했다.

북한과 혈맹의 우의를 과시하며 막후 지원을 하는 강대국 중국이 있는 한, 순진한 햇볕정책은 오히려 통일에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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