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시’를 읽는 고요한 시간

저자 김지수 |출판사 이봄

[시사매거진_신혜영 기자] 오늘 하루도 간신히 보낸 당신, 지치고 힘든 마음을 안고 귀가한 당신에게 그녀가 다정히 말을 건넨다. 외롭고 힘든 밤에는, 슬퍼서 아무런 기운조차 없는 밤에는, 허물어진 마음에게 시 한 편 읽어주자고 말이다. 시는 허기진 마음을 배불리 채워주고, 쓸쓸해진 마음에 친구가 되어주고 아픈 마음에 만병통치약이 되어주기 때문이다.

시에는 참 많은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그리고 그 이야기 속에는 당신의 마음 한 조각이 담겨 있다. 어떤 시를 읽더라도 우리는 과거의 어느 순간을 떠올릴 것이며, 미래의 어떤 순간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그녀는 상처 입고 닳고 닳아버린 당신의 마음에 시를 읽어주자고 말한다.

어떤 밤에는 윤동주의 「눈」을 읽으며 너무나 순했던 그 청년의 눈빛을 생각해보고 그가 살았던 시대를 생각해본다. 한없이 슬픈 서사만 이야기하던 윤동주가 이렇게 밝고 새하얀 시를 썼다는 사실이 마음을 무작정 따뜻하게 해준다. 그의 눈으로 바라본 새물새물 내리는 눈은 추운 겨울을 얼마나 든든하게 해주는지 모른다. 너무나 출근하기 싫은 월요일을 앞둔 일요일 밤에는 「독거」를 읽으며 우리에게 일요일이 있어 얼마나 다행인가를 생각해본다.

저자인 김지수 기자(전 보그 피처디렉터, 조선비즈 문화부장)는 그 무엇으로도 마음이 달래지지 않을 때마다, 사람에게 치이고 세상에 치일 때마다 시를 읽었다고 한다. 시는 그녀에게 오랫동안 아주 강력한 마음의 처방전이었다. 그래서 시를 당신과 함께 읽고 공감하고 치유하기 위해, 김지수 기자가 아끼고 또 아끼던 60편의 시를 모았다.

윤동주의 「눈」부터 박준의 「슬픔은 자랑이 될 수 있다」까지 다채롭고 다양한 현대시들을 고르고 골라 그녀만의 색깔과 이야기를 입히고 그 시를 가만가만 읽는다. 살면서 힘들고 지친 누군가에게 읽어주었던 그 시들을, 때로는 상처받고 아픈 나 자신에게 읽어주었던 그 시들을 여기에 모았다. 그리고 그 시를 읽으며 우리가 사랑했던 어떤 순간을, 그리고 앞으로 만나게 될 우리의 미래를 다정한 목소리로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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