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따뜻한 것, 편안한 것, 자연스러운 것

(시사매거진_이은진 기자) 신간 소개

"‘아무것도 안 했을 때’보다 스스로 휘게하는데 시간을 더 쏟는 것도 아니다. 나는 여전히 행정적인 일을 하고 정원을 손질하며 집안일을 한다. 무릎을 손상시킬 수 있는 달리기도 꾸준히 한다. 다만 뭔가 더 생산적인 일을 해야 한다면서 내 시간을 무색하게 만든 내 머릿속 잔소리꾼이 조용해졌다. 백기를 든다는 것의 의미가 이와 같은 자기친절의 순간에 전심으로 몸을 내맡기는 것임을 배운 것이다." - 본문 231쪽 

오후에 마시는 커피 한 잔, 고양이의 나지막한 가르랑거림…
순간의 소소한 기쁨을 이야기하는 휘게의 웰빙 긍정주의

가령 휘게는 예쁜 식탁에 직접 만든 요리를 차려 좋은 사람들과 함께 먹는 것이다. 푹푹 찌는 날에 시원한 카페에 앉아 책을 읽는 것이다.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온전히 멍 때리는 일요일 오후다. 휘게는 거창한 것을 얘기하지 않는다. 특별한 것을 실천하라고 말하지 않는다. 소소한 것, 일상적인 것, 익숙한 것에서 즐거움을 찾으라고 말한다. 휘게는 실패했다는 막연한 감정, 죄책감, 이대로 괜찮은지에 대한 불안감 등이 없는 상태다. 마음속으로는 다이어트를 생각하면서 야식을 먹을 때의 묘한 희열감 같은 ‘플레저 길티’도 휘게와는 대치되는 개념이다.

한가롭게 햇볕을 쪼이는 길고양이를 보았을 때, 정말 맛있는 커피를 한 모금 마셨을 때, 길을 걷다 문득 어디선가 풍겨오는 아카시아 꽃향기를 맡았을 때. 스치듯 흘러가는 ‘좋다’는 기분이 바로 휘게다. 누구든 어디서든 언제든 삶을 휘겔리하게 만들 수 있다. 저자인 샬럿도 이것을 깨닫는 데 시간이 좀 걸렸다. 하지만 제대로 휘겔리한 시간을 보내고 나니, 휘게가 정말 당연한 것으로 다가왔다. 소소한 순간을 즐기고 삶에 기뻐하는 덴마크사람의 긍정주의가 그녀의 삶 속에 스며든 것이다.

 

샬럿이 제안하는 휘게를 삶으로 끌어들이는 요령
정답은 없지만 지름길은 있다!

이 책에서 저자인 샬럿은 자신이 경험한 휘게의 다양한 얼굴을 소개한다. 우리가 그토록 사랑하는 북유럽 디자인에서부터, 일과 가정의 밸런스를 맞추는 일, 스스로 마음의 평화를 찾는 일까지, 삶의 다방면에 휘게를 적용하고 휘게가 작용하는 원리를 살핀다. 휘게란 지극히 개인적이기 때문에 누군가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매뉴얼을 제공할 수는 없다. 정답이 없다. 하지만 샬럿의 말에 따르면 휘게에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요령은 충분히 있다.

가령 조명을 방안 전체에 퍼지게 배치해서 따뜻한 분위기를 연출한다거나, 저녁상을 차릴 때 구성원 모두가 동일한 노동을 할당받아 함께 차려낸다거나, 자신에게 엄격하게 대하지 않고 좋아하는 것을 참지 않는 것… 이 책을 통해 샬럿이 알려주는 구체적인 휘게 아이디어를 접하고 나면 스스로와 타인 모두에게 더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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