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와 함께하는 달콤쌉싸름한 그리스신화 명강의

(시사매거진_이은진 기자) 신간 소개

“아르테미스는 엔디미온의 잠든 모습을 지켜보며 그에게 달콤한 입맞춤을 했다. 엔디미온은 잠자는 것이 특기인지 아니면 아픈 것인지, 정말로 잠든 것인지 아니면 잠든 척하는 것인지 어쨌든 줄곧 잠들어 있었다. 사실 남자들은 잠잘 때 대부분 코를 골고 침을 흘리는데 그런 모습은 아름다움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에 잠든 척했을 가능성이 높다.”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신과 인간의 운명에 대한 성찰

헤라는 제우스의 연애행각에 그 정인들을 끊임없이 괴롭히고, 최고의 미녀 신 아프로디테도 프시케의 미모 앞에서는 질투에 눈이 멀며, 선량하기 그지없던 농경의 여신 데메테르도 자신이 아끼는 나무를 밀어버린 자에게는 복수심에 불타고, 연회에 초대받지 못한 여신은 트로이전쟁의 발단이 된 불화(황금사과)를 연회장에 던져넣는다. 인간 세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갈등과 탐욕, 복수, 계략, 이기심, 이중성, 교만 등을 신들에게서 보는 것이다.

또한 인간의 운명적 한계, 인생의 진리, 아이러니, 명암 등도 곳곳에서 드러난다. 새벽의 여신 에오스의 연인 티토노스, 아폴론의 정인 시빌레는 영생을, 카산드라는 예언의 능력을 얻었으나 그 때문에 비참한 운명을 맞게 된다는 이야기는 인간이 욕심 내서는 안 되는 소원에 관한 경고다. 또 인간은 필사자라는 운명을 무너뜨리고 죽은 인간을 살려낸 아스클레피오스나 신을 향해 자식을 자랑한 니오베의 최후는 ‘너 자신을 알라’는 인간의 오만에 대한 경고다. 이 외에도 시시포스의 노역처럼 반복되는 일, 구현되기 어려운 인간세계의 공평과 정의, 사랑의 이기적인 이면 등 인생의 핵심을 간파한 날카로운 분석과 예시를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꿩 먹고 알 먹고, 깃털까지 얻다?

이 책은 한번 잡으면 손에서 놓을 수 없는 읽는 재미와 명화를 보는 재미를 갖추었을 뿐 아니라 상식과 지식도 넓혀준다. 서양 문학, 예술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이나 사건의 배경 스토리, 박물관이나 미술관에서 보게 되는 세계적인 명작과 조각 등을 감상할 때 도움을 주며, 문화 사교 모임 중 흔히 나오는 고사와 표현들을 이해하고 공감하게 해준다.

-판도라의 상자, 피그말리온,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 아킬레우스의 건, 트로이의 목마, 다모클레스의 칼,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페넬로페의 천짜기, 미다스의 손 등등. 또 월계수가 된 다프네, 히아신스가 된 미소년 히아킨토스, 나르키소스의 수선화, 하데스의 정인이 변한 민트, 에오스의 정인 티토노스가 변신했다는 귀뚜라미, 아폴론을 사랑한 물의 요정이 변했다는 해바라기, 미소년 아도니스가 죽은 자리에서 피어났다는 아네모네 등등

-또 민간설화나 영웅이야기, 많은 문학작품 등에서 자주 등장하는 문학적 원형들이 많이 들어 있어 여러 이야기들을 비교해보는 재미가 있다. 소년 테세우스가 장성하여 바위 아래 숨겨진 징표를 가지고 아버지를 찾아나선다든지, 괴물을 물리치고 돌아오는 배 돛의 색을 보고 테세우스가 죽은 줄 알고 아버지가 바다에 몸을 던지는 장면, 실타래를 통해 미궁을 빠져나오는 장면, 소라껍데기 안에 꿀을 바르고 개미를 넣어서 실을 꿰게 하는 장면, 성경 이야기에서 뒤를 돌아보는 바람에 소금기둥이 되는 장면과 오르페우스가 저승세계에서 에우리디케를 돌아보아 다시 어둠속으로 사라지는 장면, 미다스 왕의 당나귀 귀, 니소스의 머리카락과 삼손의 머리카락, 로미오와 줄리엣을 연상시키는 피라모스와 티스베의 비극적인 사랑 등등

 

생동감을 더해주는 세계적인 명화 100여 점 수록

그리스신화의 중요장면을 생생하게 포착한 명화 100여 점은 이야기에 입체감과 생동감을 안겨주는 중요한 요소다. 앵그르, 루벤스, 밀레, 티치아노, 푸생, 보티첼리, 카라바조, 고야, 렘브란트, 윌리엄 블레이크, 클림트, 엘 그레코, 라파엘로, 카라치, 들라크루아, 피터르 브뤼헐, 윌리엄 터너, 티에폴로, 지오르다노,  틴토레토, 오딜롱 르동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화가들의 명화를 감상하는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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