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이라는 존재를 인식하게 함으로써 삶의 가치를 재정비하는 영감을

(시사매거진_이은진 기자) 신간 소개

"여기 있는 사진들은 우리를 슬프게 하지만 결코 우울하게 하지는 않는다. 죽음이라는 존재를 인식하게 함으로써 우리를 무너뜨리는 것이 아니라, 놀랍게도 우리에게 기쁨을 선사한다. 죽음이 삶의 한쪽에 존재한다는 것을 깨닫고, 그동안 무심했던 것들에 감사하며 삶의 가치를 재정비하게 해 준다. 견디기 힘들지만 꼭 필요한 진실, 이 진실을 일깨워주는 역할을 하는 이 사진들 같은 존재가 계속 필요한 이유이다." - 알랭 드 보통(소설가)

"인생이란 죽음으로 가는 대기실이죠. 태어난 그날부터, 언제 어떻게 어디서 죽을진 모르지만 우리 모두 언젠가는 죽는다는 사실은 확실해지는 거죠. 제가 곧 죽는다는 걸 알기에 마음이 평온해요. 그래서 매일 밤 신에게, ‘제게 하시는 일이 지당하옵니다.’ 하고 말해요. 죽는 게 무섭지 않아요. 행복하게 오래 살았는걸요." - 본문 69쪽

두려움, 잘못된 집착, 어리석은 가치 등에 붙들린 하루하루,
마지막 순간에 나는 과연 무엇을 가장 가치 있게 여기게 될까?

《있는 것은 아름답다》의 저자인 앤드루 조지는, 중요하다고 여겼던 일들이 어느새 기억에서 사라지는 경험을 할 때마다, 자신이 가치관을 가질만한 인간인지조차 의문스러웠다. 결국 사람은 언젠가는 죽게 된다는 명제에서 그가 얻게 된 지혜는 ‘주변 사람들의 죽음을 어떻게 지켜보고 받아들이는지에 따라 가치관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앤드루 조지는 호스피스 병동에 카메라를 들고 들어 가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한 사람들을 만났다. 그들은 삶에 대해 많은 것을 알려주었다. 비록 초상으로 남겨진 그들은 많은 이들이 이미 죽었고, 죽음을 직면해 있지만, 이 책은 젊고 건강한 사람들에게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비밀을 가지고 있다.

이 책에는 별도의 차례나 사진에 등장한 인물에 대한 상세한 소개가 없다. 다만 렌즈를 응시하는, 곧 독자를 응시하는 ‘깨달은’ 사람들의 눈빛과 그들이 남긴 몇 줄의 비망록이 전부다. 그리고 덧붙여진 서른일곱 가지의 질문과 여백이 있다. 이 질문은 앤드루 조지가 실제 호스피스 병동의 환자들을 인터뷰할 때 사용되어지기도 했다. 독자는 이 모든 질문에 답해볼 필요는 없다. 또한 책을 읽는 동시에 바로 답하지 않아도 좋다. 책을 덮은 다음이라도 문득문득, 이 책에서 마주친 눈빛과 그들의 속삭임, 그리고 여백 속에 남겨진 질문에 대한 대답들이 떠오를 것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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