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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연결 시대, 플랫폼을 ‘의미있게 연결하는’ <매치메이커>4차 산업혁명 시대, 플랫폼 전쟁의 승리자들
  • 이은진 기자
  • 승인 2017.10.12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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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치메이커스> / 데이비드 에반스, 리처드 슈말렌지 지음 / 이진원 역 / 더 퀘스트

(시사매거진_이은진 기자)

‘접촉할 수 있는 기회’를 팝니다

알리바바, 페이스북, 에어비앤비, 우버, 애플, 구글, 텐센트…. 이들의 공통점은 뭘까. 두 개 이상의 고객 집단들의 상호작용을 이끌어냄으로써 가치를 창출하는 기술이나 제품, 서비스, 이른바 ‘다면플랫폼(Multisided platform)’이라는 점이다. 책 제목인 ‘매치메이커(Matchmaker)’는 직역하면 결혼 등을 중매하는 사람을 뜻하지만, 이 책에서는 다면플랫폼을 의미한다.

좀더 구체적으로, 매치메이커는 같은 것을 원하는 사람들이 한데 뭉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현실의 플랫폼 혹은 가상의 플랫폼을 제공한다. 수요와 공급을 ‘매칭’하고, 때론 한 기업의 고객을 다른 기업의 고객과 매칭해줌으로써 양쪽 모두에 이익이 되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기도 한다. 한마디로, 이들 매치메이커가 어떤 집단의 멤버에게 파는 것은 다른 집단의 멤버들과 ‘접촉할 수 있는 기회’다. 오늘날과 같은 초연결 사회에서는 ‘연결성’과 ‘접근권’을 파는 이들 매치메이커가 바로 경제의 실세이다.

매력적인 기회지만, 아무나 성공하진 못하는 다면플랫폼 비즈니스

하지만 매치메이커로서 성공한 몇몇 기업들의 화려한 모습에 현혹되면 곤란하다. 다면플랫폼 사업에 뛰어든다는 건 가장 까다로운 도전 중 하나이며, 대부분의 사람들과 기업들이 시도했다가 실패했기 때문이다. 비용 투자 대비 이윤을 극대화하고자 하는 전통적인 경제 방식에 갇혀서는 매치메이커들에게서 나타나는 다양한 집단들의 복잡한 상호작용을 제대로 다룰 수가 없다.

이 책의 저자 데이비드 에반스와 리처드 슈말렌지는 다면플랫폼을 분석하고 원리를 발견한 선구적인 경제학자들로, 세계 유수의 매치메이커들을 컨설팅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 사업의 리스크를 잘 준비할 수 있도록 돕는다.

 

얼마나 많이 연결되는가보다, 얼마나 큰 가치와 연결되는가가 중요하다

일례로, 일반적인 기업은 한 집단의 고객만 만족시키면 되지만, 다면플랫폼 기업은 이보다 훨씬 복잡한 문제를 풀어야 한다. 둘 이상의 다양한 고객 집단을 각각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보상을 제공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새로운 고객 집단이 스스로 참여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끔 충분한 가치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가끔은 수익에 기여하지도 않는 고객 집단에 보상이나 가치를 제공해줘야 할 때도 있다.

 

애플은 서툴렀지만, 알리바바는 성공했다

매치메이커로서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상호작용하는 고객들의 ‘마찰(friction)’을 줄이도록 세심하게 플랫폼을 설계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여기서 ‘마찰’은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상호작용을 방해하는 비용이나 장애물, 혹은 고객들이 느끼는 불편이나 불만을 의미한다. 중국 최대의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는 이 마찰을 제거하는 데 영리했다.

알리바바가 성공한 가장 큰 원인은, 역설적이게도 중국 유통시장이 미국보다 훨씬 낙후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들에 의하면, 알리바바는 중국의 아마존이나 이베이가 아닌, 중국에서만 존재하는 독특한 기업이다. 왜냐하면 알리바바만이 B2B와 B2C를 성공적으로 결합한 온라인 마켓플레이스로 성장했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 알리바바는 미국이나 선진국에서는 문제가 아니던, 중국만이 가진 ‘신뢰와 소통’이라는 문제(마찰)를 제대로 발견하고 해결하면서 진화해나갔다. 실제로 중국의 기존 유통 시스템은 낙후되어 있었다. 대도시를 제외한 지방도시나 농촌지역은 제대로 된 유통 채널도 없었다. 한마디로, 중국 시장의 마찰이 미국보다 훨씬 컸고, 이것을 집착에 가깝게 해결해나간 알리바바는 중국에서 기하급수적인 성장을 보상으로 받았다.

반면에 어떤 매치메이커는 자신들이 해결해야 할 ‘마찰’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정의하질 못해서 실패하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어떤 마찰은 줄여봤자 그리 많은 가치가 생기지 않는 경우도 있다. 미국인들은 몇 초 만에 어렵지 않게 신용카드로 결제를 할 수 있다. 결제 시간을 단 1초 아끼기 위해 카드 대신 휴대전화로 결제하고 싶어 안달이 나게 하는 건 힘들다. 자금력이 풍부한 기업들은 모바일 결제의 이점을 열렬히 홍보했지만 실패했다. 애플조차 애플페이를 미국에서 통용시키는 데 애를 먹고 있으니 말이다.

임계량을 확보하고, 생태계를 조성하라

이밖에도 책에는 메치메이커로 성공하는 데 꼭 필요한 고민과 방법들이 자세히 나와 있다. 매치메이커로 제대로 자리 잡으려면 ‘임계량(critical mass)’, 즉 플랫폼이 자생적으로 성장하는 데 필요한 참여자들을 최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구사할 수 있어야 한다. 이때 플랫폼 내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소위 불량 참여자들을 관리하고 신뢰를 쌓는 일도 물론 중요하다.

궁극적으로 매치메이커는 자신의 비전을 공유하고 함께 가치와 이익을 창조해낼 수 있는 ‘생태계’를 육성해야 한다.

앞으로 우리의 미래에는 점점 더 많은 다면플랫폼, 즉 매치메이커가 등장할 것이다. 기업가건 투자자건 소비자건 직장인이건 간에, 외면할 수 없는 가장 중요한 경제 현상이 되었다. 다면플랫폼 비즈니스의 승자는 물론 패자의 실패담까지 가득한 이 책은, 너무나 매력적인 성공 기회이지만 동시에 성공 확률은 낮은 이 세계에 제대로 발을 들여놓기 위해 꼭 필요한 가이드가 돼줄 것이다.

이은진 기자  onairpian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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