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만, 회사 좀 관두고 올게』 70만 부 판매 초대형 신인 작가의 본격 사회인 응원 스토리 2탄

<주식회사 히어로즈> / 소설 / 기타가와 에미 지음 / 놀 출판

"아무런 재미도 없는 인생이었어"

몇 번을 들어도 기억에 안 남는 이름이 있다. 여러 번 대화를 나눠도 길에서 만나면 모르고 지나치게 되는 얼굴이 있다. 모난 부분 하나 없이 너무 평범한 사람들. 그런 이들이 과연 어딘가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까? 누군가의 히어로가 될 수 있을까?

‘평범’이 가장 큰 특징인 20대 중반의 회사원 다나카 슈지. 한 번 보고는 절대 기억에 남을 것 같지 않은 밋밋한 외모에 이름까지 ‘무난’한, 평범하기 짝이 없는 인물이다. 그는 평소처럼 버스를 타고 출근하던 길에 ‘여고생 엉덩이를 상습적으로 만진 치한’으로 내몰린다. 아니라고 변명하고 믿어달라 울부짖지만, ‘너 같은 놈 많다’며 아무도 믿어주지 않는다. 심지어 결혼을 약속한 애인에게는 뺨을 맞고, 믿고 따랐던 선배에게는 뒤통수를 맞는다. 직장에서는 해고 통보를 받는다.

며칠 뒤, 진범은 잡혔으나 회사로 복귀하는 것에 실패한 그는 버스만 봐도 정신을 놓아버리는 ‘버스 트라우마’에 시달린다. 결국 정들어 살던 집에서도 도망치듯 이사를 하고 가족과 연락도 끊고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며 근근이 살아간다. 아무도 모르는 곳에 숨어 평범한 외모를 방패 삼아 살아가는 슈지.

그러던 어느 날, 불성실함의 아이콘 격인 동료 아르바이트생에게 ‘짭짤한’ 일자리를 소개받는다. ‘주식회사 히어로즈’라는 이름도 요상한 회사에 일주일간 바쁜 업무를 지원하는 자리다. 소개한 사람의 인격이 개차반인 만큼 고민하던 슈지는, 괜찮은 보수와 당분간은 구인지를 뒤적거리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만으로 제안을 수락한다.

어떤 업무를 하게 되느냐는 질문에 아무런 대답도 듣지 못한 채, ‘이름에 빨간 줄이 그어져도 하는 수 없다’는 절실함으로 사무실을 찾아간 슈지. 그가 맡은 첫 번째 임무는 ‘발악하는 인기 만화가의 스트레스를 풀어주기’다.

아무리 그래도 무슨 이런 회사가 다 있나, 싶은 와중에 약속한 일주일이 지나간다. 근데 요상하게도 슈지의 마음속에는 아쉬움이 싹트고, 주식회사 히어로즈에서 보낸 시간들이 어린 시절 추억처럼 따뜻하게 느껴진다. 급기야 슈지는 합격률 3%의 장벽을 뚫고 주식회사 히어로즈의 정사원이 되는데, 과연 주식회사 히어로즈가 만들어내는 영웅은 어떤 이들일까? 평범한 청년 슈지가 그 안에서 발견하게 될 ‘인생 영웅’은 누구일까? 슈지를 따라가다 보면 인생 곳곳의 히어로들을 발견할 수 있게 된다.

인간답게 살기 힘든 세상, 인간답게 사는 당신이 바로 히어로!

‘주식회사 히어로즈’에서는 누구든 히어로로 만든다.

한 사람을 누군가의 영웅으로 만드는 일은 말처럼 허무맹랑하지도, 쉽지도 않다. 주식회사 히어로즈에서는 ‘히어로 제작 보조’를 주 업무로 하는데, 의뢰하는 사람은 누구나 히어로로 만들어줄 수 있다. 단, 본인의 의지와 노력이 없으면 절대 불가능하다.

인생의 밑바닥에서 허우적대며 ‘회복하고 싶다’는 단 1%의 희망과 의지를 가지고 주식회사 히어로즈를 찾아오는 사람들. 주식회사 히어로즈는 그들을 다방면으로 지원하고 최측근에서 응원하며 ‘누군가를 위한 히어로’로 만들어준다. 식회사 히어로즈에서 내세우는 조건은 딱 한 가지, ‘인간일 것’.

인간으로 태어났는데 ‘인간답게 살기’가 참 힘든 세상이다.

종종 인간이기를 포기하는 순간이 있다. 죄를 짓지 않아도, 누군가를 괴롭히지 않아도, 내 의지가 아니더라도 그리 되는 경우가 있다. 바로 ‘생각하기를 포기하는 순간’이다. 본인의 머리로 생각하기를 멈추는 일. 다른 사람들이 하는 대로 휩쓸리는 일. 옳은 것을 지키지 못하는 일.
해야 한다고 여기는 일을 할 수 없는 세상. 누구에게나 히어로가 필요하다.

버스만 타면 숨을 쉴 수 없을 정도의 트라우마를 가진 슈지, 인간답게 살기를 포기했던 기억으로 죄책감에 시달리는 미야비, 길바닥에 인생을 내동댕이치고 노숙자로 살았던 미치노베 등 히어로즈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한 번쯤 인간이기를 포기한 경험이 있는 인물들이다. 소설 『주식회사 히어로즈』는 인간이기를 포기했던 인물들이 인간답게 살기 위해 발버둥치는 이들을 도우며 자신의 상처를 하나둘 치유해나가는 성장 스토리이다.

누구나 특별하고 재미있는 인생을 꿈꾸지만, 알고 보면 ‘아무 일 없는’ 것이 가장 행복한 인생 아닐까. 우리는 인생의 마지막 장을 펼쳤을 때 어떤 생각을 하며 내 인생을 돌아보게 될까? 구순이 다 되어 ‘아무런 재미도 없는 인생이었다’고 말하며 행복하게 웃는 슈지의 할아버지처럼, 우리는 어떻게 하면 인간이기를 포기하지 않고 ‘평범한 인생’을 살아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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