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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을 빌려드릴까요‘내 몸’은 나를 담은 ‘그릇’일 뿐 누구에게 빌려준들 상관없다
  • 신혜영 기자
  • 승인 2017.09.29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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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몸을 빌려주는 미모의 여대생
그녀의 몸을 빌려가는 돈 많은 남자들
그들이 벌이는 나르시시즘과 성도착적인 페티시즘!

 

저자 사토 아유코 | 옮김 김진욱 | 출판사 문학사상

[시사매거진=신혜영 기자] 소설의 주인공 마야. 겉으로 보기에 거의 완벽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최고의 대학에 다니는 문학도에 표준 사이즈의 체격을 가진 스무 살의 젊고 매력적인 여자다. 아무것도 부족한 것 없어 보이는 그녀는 ‘보디 렌털Body Rental’이 쓰여진 카드를 남자들에게 건넨다.

친구들은 그런 마야를 이해하지 못한다. 보디 렌털과 매춘의 차이가 무엇이냐고 묻는 친구들에게 마야는 매춘에 반드시 따라다니는 ‘자학’과 ‘음울’한 인상이 보디 렌털에는 있을 수 없다고 답한다. 물건으로서의 자신을 즐기는 보디 렌털은 자신의 몸뚱어리 즉, 신체 감각이 없는 데서 성립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마음과 육체와 두뇌가 아무런 관련도 없는 상태야말로 마야가 지향하는 허무의 상태인 것이다.

주인공 마야는 온갖 종류의 고객들에게 몸을 빌려주며 갖가지 상황에 부딪힌다. 그녀의 몸을 빌린 고객들은 그녀에게 야한 속옷을 입혀 자신들이 하고 싶은 대로 놀이의 대상으로 삼거나 채찍으로 때려 달라고 애원하거나 그룹 섹스를 벌인다. 그래도 마야는 렌털 기간 동안만은 ‘내 육체는 당신 것’이라며 그들이 하는 대로 몸을 맡긴다. 그런 행위를 반복하면서 마야는 점점 몸과 정신의 괴리를 느끼며 텅 비어간다.

작가 사토 아유코는 이러한 주인공의 자기 파괴적이면서도 자신을 지키려하는 행위를 통해 ‘몸’과 ‘마음’이 분리된 세계를 추구하는 역설과 그 속에 담긴 유머를 전달한다.

1996년 처음 소개된 이 소설은 기록적인 4시간의 심사 끝에 ‘포르노 소설’이라는 일부의 비난을 무릅쓰고 가와데 문예상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경험자가 아니고서는 쓰기 어려운 생생한 설정으로 자전적 소설이 아니냐하는 논란까지 일으켰던 이 작품은, 노골적이고 대담한 성 표현으로 일본 문단을 충격에 빠트렸다.

 

 

신혜영 기자  gosisashy@sisamagaz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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