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매거진 234호=장경동] 남편(아내)의 마음이 배우자에게 다 보인다면 이혼해야 할 부부가 많을 겁니다. 사람의 마음은 보이지 않습니다. 보이지 않으니까 감추고 삽니다. 사람이 무엇인가를 가슴속에 숨기고 살아간다는 것은 보통 힘든 일이 아닙니다. 남편을 사랑하면 사랑으로 표현하고 미워하면 미움으로 표현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렇지만 부부가 살아가다 보면 꼭 그렇게만 되는 것도 아닙니다. 사랑하는데 미움으로 표현하고 미워하는데 사랑으로 표현하는 부부도 많습니다. 남편을 사랑하면 사랑으로 표현하는 것이 제일 좋습니다. 반면에 남편을 미워한다고 해서 미움으로 표현하는 것은 가장 좋지 못합니다. 그렇다면 사랑하는데 미움으로 표현하는 것이 좋을까요, 아니면 미워하는데 사랑으로 표현하는 것이 좋을까요? 당연히 미워하지만 사랑으로 표현해 주는 편이 더 좋겠지요.

다른 사람에게 잘 대해 주지 못하는 경우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작정하고 못해 주는 경우와 여건이 좋지 않아서 못해주는 경우가 그것입니다. 처음부터 남편이나 아내에게 ‘못해 줘야지’ 마음먹고 못해주는 경우가 있다면 진짜 나쁜 사람입니다. 하지만 보통의 경우에는 ‘잘해 줘야지’ 하면서도 상황이 여의치 않아서 못해줍니다. 만약 마음으로는 배우자를 사랑하지만 미움으로 표현하고 있나요? 반대로 겉으로는 사랑을 표현하면서도 속으로는 미워하지 않나요? 그러면 마음을 바꾸도록 노력해보세요. 그래서 사랑과 사랑으로 서로에게 대할 수 있도록 하세요. 그게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사람의 마음이나 생각은 보이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보통 겉으로 드러나는 현상만을 보게 됩니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합니다. 우리는 생각이 너무 부정적입니다. 퇴근 시간이 훨씬 지났는데도 남편이 들어오지 않고 전화 통화도 되지 않으면 ‘무슨 일이 생겼나?’ 걱정하는 아내들도 있습니다. 그러다가 ‘전화 한 통화만 하면 안 기다릴 것을 언제 철이 들까?’라는 데까지 생각이 미치면 그야말로 속이 부글부글 끓어 폭발하기 일보직전까지 가게 되지요. 그렇지만 남편은 신기하게도 아무 일 없이 무사히 잘 들어옵니다.

그렇다면 이제부터라도 남편이 늦는 순간 이렇게 한번 생각을 바꿔 보세요. ‘오늘 좋은 일이 있나? 얼마나 좋은 일이 있을지 기대된다.’ 혹시라도 안 좋은 일이 일어난다면 그때 가서 생각해도 늦지 않습니다. 일어나지도 않은 일에 대해 미리부터 걱정하면서 애태우는 것보다야 훨씬 좋은 방법입니다. “엄마, 나 내일 돈 줘야 돼” 하면, “걱정 말고 공부하고 있어. 아빠 오면 줄께”라고 대답해주세요. 아이 마음도 편해지고 무엇보다 자기 자신이 편해집니다. 그러다가 남편이 문을 열고 들어오면 활짝 웃으면서 “여보, 오늘 좋은 일 있었지?” 하고 물어보세요. “어이구, 어떻게 알았어? 오늘 오랜만에 친구들 만나서 고스톱을 쳤는데 10만 원이나 땄어!”하면 생각하지도 않았던 용돈을 선뜻 내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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