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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감성 - 명동서로 다른 색깔이 한곳에 혼재된 명동
  • 이은진 기자
  • 승인 2017.10.06 2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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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매거진234호 = 이은진 기자) 각종 세계음식과 유행을 앞서가는 패션·코스메틱 브랜드 매장이 총망라한 쇼핑거리, 높은 지대에 우뚝 서서 은은하게 빛나는 명동성당, 그리고 곳곳에 남아있는 근대식 건물들은 1910년대 역사의 흔적을 고스란히 기록한다. 이렇듯 서로 다른 색깔이 한곳에 혼재되어 이색적인 감흥을 일으키는 명동은 해외에서 온 관광객에게는 꾸준히 인기 있는 관광명소이고, 내국인에게는 익숙한 삶의 터전으로 매력이 넘치는 지역이다. 올해는 중국인 관광객이 다소 줄어든 모습이지만 선선해진 날씨 덕에 사람들의 발길이 많아진 화기애애한 명동의 풍경을 살펴보자.

명동성당 (사진=시사매거진 이은진 기자)

▶명동의 옛날

명동이 서울의 샹젤리제라고 불릴 만큼 번화해지기 시작한 건 10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명동은 조선시대 초기에는 행정구역 상 한성부 남부 명례방(明禮放)에 속했던 곳으로, 1946년에 명례방의 ‘명’자를 따서 명동1·2가동으로 행정 명칭이 바뀌었는데, 조선시대 명례방은 지금의 명동과는 다르게 서민과 가난한 양반들이 사는 단란한 주택가였으나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일본인들이 모여 살게 되고, 윗동네인 충무로 일대가 번화해지면서 인근지역인 명동에 까지 많은 상가가 들어서게 되었다.

이후 강남 상권이 발전한 후로는 젊은 사람들의 발길이 흩어졌지만, 당시 명동의 상권을 주름잡던 극장, 은행, 커피숍, 음식집들은 서울의 상징으로 각인되어, 여전히 명동은 문화예술, 금융, 상업의 중심지로 통한다.

서울의 중심 번화가 ‘명동’의 과거 (사진 출처 = 위키피디아)

▶볼거리와 먹을거리로 즐비한 ‘명동 쇼핑거리’

"길거리 음식"

지하철 명동역 앞부터 종로까지 이어진 골목, 일명 명동의 쇼핑거리에는 포장마차가 즐비하다. 분식, 계란빵, 실타래 과자 등 맛있는 주전부리와 상큼한 과일주스가 후각을 자극한다. 특히 젊은이들이 파는 독특한 모양의 디저트는 신선한 아이디어에 흥미와 궁금증을 자아낸다. 먼 나라에서 온 상인도 왕왕 보인다. 이색적인 음식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에게 상인들은 그들의 모국어와 한국어를 섞어 쓰며 유쾌하게 다가간다. 그중에서도 터키의 돈두르마 아이스크림은 명동에서도 인기가 많다. 손님에게 아이스크림을 줄 듯 말 듯 장난을 치자, 키 작은 어린 손님이 눈이 휘둥그레져서 그 묘기를 구경한다. 아이가 어렵사리 아이스크림을 손에 쥐자 함박미소를 짓고, 지나가던 사람들은 아이의 귀여운 모습에 가던 길을 멈추고 함께 웃곤 한다.

아이들은 돈두르마 아이스크림 묘기를 보며 눈이 휘둥그레진다 (사진=시사매거진 이은진 기자)

"코스메틱 매장"

화장품을 쇼핑하고자 한다면 명동만한 곳이 없다. 국내 코스메틱 브랜드는 질이 좋고, 가격도 합리적이라서 해외에서도 한국여행 시 꼭 사야할 쇼핑 목록 1순위로 꼽히는데, 명동에는 이 모든 국내 화장품 브랜드 매장이 총망라하여, 선택의 폭을 넓혀준다. 게다가 관광객을 위해 매장마다 세워진 배너에는 인기 상품을 영어와 한자를 병기하여 소개하고 있으며, 매장 안으로 들어가면 직원들이 ‘영어와 중국어 가능 직원’, ‘일본어 가능 직원’과 같은 이름표를 하고 상냥한 미소로 손님을 맞고 있어, 외국인 관광객의 편리한 쇼핑을 돕는다. 또한 국내 화장품은 남성용으로도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는데, 그루밍에 관심이 있는 남성 고객들도 화장품 쇼핑에 한창이다. 직원의 추천을 받아 샘플화장품을 시용해보는 남성 고객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고, 또한 누군가의 선물을 고르는 모습도 많이 보인다. 하지만 대체로 여성보다 남성이 화장품 쇼핑에 관심이 없는 건 만국 공통인가보다. 매장 밖에 앉아 일행을 기다리고 있는 관광객들의 모습도 보인다.

아이들은 돈두르마 아이스크림 묘기를 보며 눈이 휘둥그레진다.

"패션 브랜드 매장"

통유리를 뚫고 나오는 눈부신 밝은 조명과 바닥까지 울리며 세어나오는 큰 드럼 베이스 소리, 벌써부터 가을 분위기로 의상을 빼입은 쇼윈도의 마네킹들이 손짓하는 패션 매장들이 명동을 유행의 메카로 만든다. 명동 쇼핑거리에는 화장품매장과 마찬가지로 국내외 각종 패션 브랜드 매장이 들어서있는데, 같은 브랜드 매장을 다음 골목에서 또 보게 될 만큼 매장이 많은 모습을 보면, 명동에 쇼퍼(Shopper)가 얼마나 많은지 짐작하게 한다. 특히 중저가의 스파 브랜드 매장들은 타 지역의 매장보다 규모가 크고 상품의 종류가 다양해 쇼핑하기에 적합하다. 건물 전체가 한 개의 브랜드로, 층마다 다른 카테고리를 쇼핑할 수 있고, 의류 뿐 아니라 아기자기한 캐릭터 상품부터 세련된 디자인의 생활용품까지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상품이 가득하다. 이러한 매력이 우리 동네에 같은 브랜드의 매장이 있음에도 한눈에 다양한 상품을 둘러볼 수 있는 ‘명동’을 찾는 이유이다.

관광객의 관심을 사로잡는 명동의 패션거리 (사진=시사매거진 이은진 기자)
명동의 주요 명소 (캡쳐 = 구글맵)

▶명동 한복판, 쇼핑할 만한 곳

백화점 : 롯데백화점, 신세계백화점
쇼핑센터 : 눈스퀘어, 밀레오레
브랜드매장 : ZARA, MIXXO, H&M, 포에버21, 유니클로, SPAO, 스타일난다 등
화장품매장 : 네이처리퍼블릭, 에뛰드하우스, 미샤, 어퓨, 더페이스샵, 이니스프리 등

 

 

 

 

 

▶역사에 대한 사색, 화폐박물관·우표박물관.

상권이 발달하고 상거래가 활발했던 명동은 자연스럽게 은행이 생겨나며 금융의 중심지가 되었다. 따라서 현재까지도 명동에는 은행 본사 건물이 모여 있는데, 그중에서도 화폐를 발행하는 한국은행 구 사옥은 근대 서양식 건축 양식으로 지어져 1910년대 일제 지배 역사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현재 이 건물은 한국은행 화폐금융박물관으로 개방하여, 시민들이 내부를 둘러볼 수 있고, 화폐를 통해 역사 이야기를 공부할 수도 있어 역사에 대해 사색하게 한다. 화폐박물관 바로 맞은편에는 서울중앙우체국이 우표박물관을 개방하고 있다. 한국 우편의 변천사를 소개하고, 독립운동가 우표와 주요 업적을 살펴볼 수 있다. 화폐와 우표 안에 함축된 과거의 시대상을 읽고, 명동의 거리를 다시 걸으면 곳곳에 보이는 근대식 건물과 상점의 옛스러운 간판들이 뭉클하게 느껴질 것이다.

구 한국은행 사옥은 현재 화폐박물관으로 개방되고 있다. (사진출처 = 두산백과)

·한국은행 화폐박물관
주소 : 서울 중구 남대문로 39
운영 시간 : 10:00-17:00 (월요일, 공휴일 휴무)
입장료 : 무료

·우표박물관
주소 : 서울 중구 소공로 70
운영 시간 : 09:00-18:00 (월요일, 공휴일 휴무)
입장료 : 무료

▶고즈넉한 낭만이 느껴지는 ‘명동성당’

명동성당은 고종 29년(1892)에 착공해, 광무 2년(1898) 준공된 우리나라 최초의 천주교 본당이다. 전국 각지에서 시위가 잦았던 1980~1990년대에는 민주인사들의 집회와 농성 장소로 쓰이기도 했는데, 이후에는 명동성당의 본 의미를 되찾아 시민들을 상대로 여러 가지 문화행사를 열기도 하고, 일반 교인들을 상대로 매주 미사를 진행하고 있다.

고딕양식으로 지어진 명동성당은 언제보아도 질리지 않고, 우아한 멋이 있다. 특히 성당은 명동 일대에서 가장 지대가 높은 곳에 지어져 멀리에서 보아도 눈에 띈다. 현대식 건물들 사이에서 우뚝 서있는 명동성당이 더욱 고즈넉하게 느껴진다.

미사가 있는 날에는 교인들로 성당 앞이 붐빈다. 오랜만에 아는 사람을 마주친 듯 반갑게 인사하는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가득하고, 멀끔한 정장차림에 저마다 어깨에 악기케이스를 맨 음악전공 학생들도 미사곡 연주를 위해 부지런히 성당으로 향한다. 주말에는 혼인식이 열릴 때가 많아, 웨딩드레스를 입은 신부와 여러 하객들의 모습도 보인다.

성당에 방문할 특별한 이유가 없더라도 명동성당에 머무르는 것은 낭만을 선물한다.

성당 앞의 지하 통로를 따라 들어가면 작은 서점이 등장하는데, 이곳은 대형서점과 달리 소량의 중고서적을 판매하고 있어, 생각지 못 했던 책을 만날 수 있다는 매력이 있다. 요즘 같은 가을에는 서점에서 책 한 권을 사들고 야외 카페테라스나 성당으로 올라가는 길 벤치에 앉아 독서시간을 즐기기에 좋다. 다만 울창한 나뭇잎 사이에 숨어있던 때 아닌 모기의 습격을 조심할 필요가 있다.

은은하게 빛나는 명동성당의 밤풍경  (사진=시사매거진 이은진 기자)

▶도심 속에서 휴식을 즐기는 명동의 관광호텔

서울의 중심에 위치한 명동은 교통이 편리하고, 남산타워와 명동성당이 보이는 경치 덕에 서울 여행 중 숙소로 잡기에 적합하다. 그만큼 명동역 근처에는 관광호텔이 많아, 큰 캐리어를 들고 찾아온 외국인 관광객의 모습이 많이 보인다. 그런데 요즘에는 특별한 날을 기념하며 편안한 휴식을 취하고자 명동 호텔을 찾는 내국인 투숙객도 많다. 호텔에서 바라본 창밖의 밤 풍경은 여전히 화려하고 바쁜 서울의 모습이지만 호텔 내부에서는 두꺼운 창문이 소음을 막아주어 나만의 안락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명동 관광호텔
L7 호텔 명동, 더 그랜드 호텔 명동, 이비스 스타일 앰배서더 서울 명동 호텔,
이비스앰배서더명동호텔, 서울 로얄 호텔, 호텔스카이파크센트럴명동,
세종호텔, 호텔스카이파크명동, 나인트리호텔 명동, 르와지르서울 명동 호텔,

아침 해가 밝은 명동은 화려한 밤 풍경과 대비되는 한산한 모습이다.  (사진=시사매거진 이은진 기자)
명동은 인기있는 관광지이자 누군가에게는 삶의 터전이다.  (사진=시사매거진 이은진 기자)

아침 해가 밝은 명동은 화려한 밤 풍경과 대비되는 한산한 모습이다. 늦은 밤, 김이 모락모락나는 길거리 음식을 즐기던 관광객들은 좋은 추억을 남긴 채, 부지런히 다른 관광지로 이동하고, 회사로 학교로 제 갈 길을 찾아가는 사람들은 바쁘게 명동을 지나쳐간다. 천막에 꽁꽁 싸매진 점포들은 얌전히 자리를 지키면서 주인이 오길 기다린다. 오후가 되면 또 새로운 관광객이 찾아오고, 명동을 지나치며 퇴근하는 직장인들, 오후 장사를 준비하는 상인들이 명동에 모여든다. 명동은 늘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오간다.

이은진 기자  onairpian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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