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훈 대표 거취 논의 본격화, 대안 불분명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9월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국회의원-원외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 참석해 이혜훈 대표의 거취, 북핵, 김장겸 MBC 사장의 체포영장 발부 관련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시사매거진 _ 김옥경 기자) 바른정당이 또다시 주춤하고 있다. 이혜훈 당대표 체제로 돌입하면서 안팎으로 정비가 되는 듯하더니 이 대표의 금품수수 의혹이 불거지면서 다시 흔들리고 있다. 또한 밖으로는 자유한국당과의 통합론에 시달려야 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 대표가 ‘당을 위한 결정을 곧 내리겠다’고 밝혀 거취문제를 두고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한 이 대표는 “제가 당에 대해 가진 충정에 대해서는 믿어주시기를 바란다”는 말로 시작해 “이번 일에 대한 실체적 진실을 아는 사람은 저밖에 없다. 진실을 명백히 밝혀 결백을 입증하겠다. 조금만 더 말미를 줬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앞서 전날 오후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어 이 대표의 거취문제를 논의한 바른정당은 내부적으로 이 대표의 판단을 존중하며 하루이틀 시간을 주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이 대표가 사퇴를 결정할 경우 바른정당의 내우외환은 더 가중할 전망이다. 그 동안 한국당과의 보수통합론, 국민의당과의 연대론 등 통합설이 끊이지 않았던 만큼 이 대표가 주장한 ‘자강론’보다는 내년 지방선거를 대비한 통합론이 다시 고개를 들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당에 비해 당세가 약한 바른정당이다 보니 지방선거에서 완패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소속 의원들의 우려감은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당과의 통합론에 힘을 싣고 있는 김무성 의원이 한국당 정진석 의원과 함께 초당적 정책연대 모임인 ‘열린토론, 미래’를 주도하고 있어 향후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더욱이 김 의원은 바른정당이 비대위 체제로 전환할 경우 유력한 대안으로 거론되는 인물인 만큼 더욱 그렇다.

갈팡질팡하는 바른정당의 행보는 정기국회에 임하는 태도에서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개혁보수의 역할을 자처하며 한국당과 대립각을 유지하던 바른정당이지만 아직 이렇다할 존재감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반면 한국당은 국민의 빗발친 질타 속에서도 ‘국회보이콧’을 외치며 교섭단체 대표연설 불참 등 반(反) 민주당 전선을 확고히 하고 있어 대조된다.

개혁보수를 주창하며 한국당과의 합당에 반대하는 의원들의 입지가 갈수록 줄어드는 가운데 이 대표 사퇴와 이후 전개될 바른정당의 갈 길이 여전히 안갯속을 헤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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