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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땅 끝에서 만난 한국 ‘위해威海’신라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해상의 도시
  • 신혜영 기자
  • 승인 2017.09.04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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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_모두투어

서해는 우리에게 해가 저무는 바다이고, 그들에게는 해가 떠오르는 바다이다. 인천에서 지는 해를 보고 출발한 페리는 밤바다를 유유히 가로질러 지나온 바다 위로 해가 떠오르는 풍경을 되돌아본다. 그리고 위해가 눈앞에 다가와 있다.

‘산동성의 닭 울음소리가 인천까지 들린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위해시가 속한 산동성과 우리나라는 지리적으로 매우 가까이에 있다. 서해 백령도에서 위해까지의 거리는 200킬로미터가 채 되지 않는데 이는 서울에서 강릉까지의 거리보다도 짧다. 하늘길이 아닌 뱃길을 따라 위해로 떠난 이유는 오랜 세월 바다가 품어온 이야기들을 천천히 그려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신라시대 이전부터 지금까지 무수히 많은 사람과 진귀한 물건 그리고 끝이 없는 사연들이 이 바다를 건넜다. 한때는 해상왕 장보고가 이 바다를 호령했고, 한때는 청나라와 일본 그리고 서양 열강들의 각축장이 되기도 했던 바다. 바로 위해다.

 

위해의 문을 열다, 행복문

배에서 내리자마자 가장 먼저 향한 곳은 바로 위해의 랜드마크, 행복문이다. 꽃으로 만든 배 모양의 조형물을 지나 바다를 배경으로 우뚝 서 있는 45미터 높이의 행복문과 마주한다. 현대화된 위해를 상징하는 이 건축물은 유리로 마감이 되어 있는 점이 특이한데, 밤이 되면 형형색색으로 불을 밝혀 온 주위를 환하게 꾸민다. 행복문 뒤에는 복을 기원하는 서로 다른 한자들이 빼곡하게 새겨진 만복도萬福圖라는 이름의 청동 조형물이 묵직한 느낌으로 자리하고 있다. 너도나도 이 반원형 조형물 위에 서서 행복문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남긴다. 차례를 기다려 위로 올라가보니 위해를 중심으로 중국과 세계 주요 도시들의 방향과 거리가 표시되어 있다. 금방 찾아낸 서울이라는 두 글자에 괜스레 반가운 마음이 든다. 조개껍데기로 만든 아기자기한 액세서리를 판매하는 좌판과 아이들을 위한 작은 놀이기구들, 곳곳에 세워진 조형물들이 볼거리를 더한다. 떠들썩한 단체여행객들, 바다를 바라보며 속삭이는 연인들, 바람을 쐬러 나온 위해 사람들과 여행객들이 뒤섞여 빚어내는, 친근하면서도 설렘이 있는 풍경 속을 오가며 여행에 행운이 따르길 바라본다.

 

info. 환취루环翠楼 - 행복문에서 도보 15분 거리에 있는 환취루는 위해의 탁 트인 전경을 볼 수 있는 누각으로 특히 일출 광경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위해 시내 중심에 위치하고 있으며 공원이 조성되어 있어 많은 시민들과 여행객들이 나들이 삼아 이곳을 방문한다. 중국의 여행지들은 비싼 입장료가 항상 부담이지만 환취루는 여권을 보여주면 무료로 입장이 가능하다.

 

해안을 수놓은 위해의 공원들

긴 해안선을 따라 행복문이 있는 해빈공원부터 남쪽으로 행복공원과 위해공원, 열해공원 그리고 해상공원이 이어진다. 갖가지 풀과 나무 그리고 동서양 위인들의 조형물들로 짜임새 있게 꾸며진 해빈공원과 행복공원을 지난다. 다양한 편의시설들이 잘 갖추어져 있고 넓게 조성되어 깔끔하고 정돈된 모습이 인상적이다. 공원을 거닐다 눈길을 사로잡는 커다란 조형물의 등장에 걸음을 멈췄다. ‘위해의 창’ 또는 ‘화중화畵中畵’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이 거대한 액자 조형물 앞에도 행복문 못지않게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기념사진을 남기고 있다. 멀리서 바라봐도 멋있지만 가까이서 보는 주름 하나하나의 디테일도 놀랍다. 포항 앞바다에 세워진 상생의 손 조형물과 닮아있다. 등대와 해초방이 있는 열해공원을 지나 해상공원에 닿으면 드넓은 해변이 펼쳐진다. 모래사장과 갯벌이 함께 있어서 조개를 줍는 가족 여행객들과 해변에서 낭만을 속삭이는 연인들의 모습을 모두 볼 수 있다. 한 길로 이어진 해안길이지만 품고 있는 매력은 다채롭기 그지없다. 도심 주변에 이토록 다양한 해안 풍경을 만날 수 있는 곳이 세상에 얼마나 있을까. 해변을 따라 이어지는 공원들을 누릴 수 있는 위해 사람들에게 부러움을 느끼는 순간이다.

 

info. 해초방海草房 - 약 300여 년의 역사를 지닌 해초방은 위해만의 독창적인 가옥 형태로 위해시 연해 지역에서 찾아볼 수 있다. 바짝 말린 해초는 부드러우면서도 질겨지는데 이러한 해초를 사용하여 지붕 위를 두껍게 덮으면 벌레와 곰팡이를 방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겨울에는 따뜻하고 여름에는 시원하게 지낼 수 있다.

 

천년 요새, 유공도劉公島

위해시 앞바다에 떠있는 유공도는 위해 대표 여행지 중 하나로 위해가 평범한 시골 어촌에서 인구 300만의 대도시로 성장하는데 큰 영향을 미친 곳이다. 해안과 가깝고 주변 지역을 관찰하기 좋은 지리적인 이점을 갖고 있는 곳으로 해적을 막고 영국과 일본제국의 지배와 국공내전 등에서 군사요새의 역할을 하며 위해가 성장하는데 발판을 마련해왔다. 지금은 더없이 평화로운 여행지이지만 그 역사를 들춰보면 이 섬에는 끊임없는 수모와 지배의 역사가 새겨져 있다.

행복문 근처의 선착장에서 유람선을 타고 유공도로 향한다. 품고 있는 아픈 역사에 반해 섬의 경관은 아름답기만 하다. 부두에 도착하니 갑오전쟁박물관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청나라 때 조직되었다는 북양해군함선을 상징하는 건물과 북양해군장교의 인물상이 하나 된 느낌으로 우뚝 솟아있다. 우리와도 관련이 깊은 갑오전쟁박물관은 북양함대 사령관이 쓰던 사무실을 개조해 조성했으며 유공도의 과거와 현재를 아우르는 사진과 유물 등을 전시하고 있다. 명예롭지 않은 역사를 숨기지 않고 기억하여 미래를 위한 교훈으로 삼고자 하는 의도가 잘 느껴지는 이곳은 우리나라의 독립기념관과 비슷한 인상을 준다. 곳곳에 우리나라와 관련된 내용들이 등장하는데, 알고 있던 내용과 중국의 시선으로 바라본 해석을 비교하며 살펴보는 과정이 흥미롭다. 대부분의 설명에 한국어가 함께 표기되어 있어 이해를 돕는다.

다음으로 향한 곳은 망해루. 당나라 시기 이 지역의 장관이 순시를 나온 측천무후를 환영하기 위해 지은 누각으로 내부에는 측천무후 일행의 모습을 새긴 목판과 다양한 공예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망해루에서 내려와서 조금만 걸어가면 영국 조차시기의 물건들과 당시의 생활상을 살펴볼 수 있게끔 조성된 박물관이 나타난다. 그때의 풍경이 다양한 형태로 전시되어 있는데 특히 밀랍 인형들의 모습이 매우 사실감 있게 표현되어 있다.

고래박물관 등을 가볍게 둘러보고 판다와 꽃사슴이 있는 작은 동물원으로 향한다. 중국 최초로 ‘해상국가삼림공원’으로 지정된 곳답게 동물원으로 가는 길에는 갖가지 나무들이 무성하다. 무더운 날씨에 사람들은 길가에 드리워진 그늘 아래를 걷고 판다들은 나무 밑으로 몸을 피해 휴식을 취한다. 이곳의 꽃사슴들은 중국과 대만이 여전히 우호 관계에 있음을 증명하기 위해 타이완에서 보내온 것. 아픈 역사를 돌아보며 평화를 기원하고 희망이 피어나는 현장을 확인할 수 있다.

 

info. 유공도 배편 - 유공도로 향하는 배편은 성수기에는 07:00부터 16:30까지 약 8분 간격으로, 비수기에는 07:30부터 15:00까지 약 15분 간격으로 운항되며, 편도 20분 정도 소요된다. 왕복 승선권과 유공도 내의 주요 명소 입장권이 포함된 패키지 티켓을 구입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가격은 138위안이다. 섬 안에서의 교통과 유람선 투어 등을 추가하면 별도 비용이 추가되지만 왕복승선권만 구입해서 다녀오는 것이 합리적.

 

위해 속 작은 한국, 한락방韓樂坊

신라시대 산동 반도에 신라인들이 모여 살았던 신라방이 있었다면 지금의 위해에는 한락방이 있다. 한락방은 위해의 주요 상업지역에 위치해 있는 코리아타운으로 거리 군데군데 자리한 가마행렬, 풍물놀이, 장승, 돌하르방 등 우리의 민속조형물들이 한국적인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야시장이 열리는 중앙광장의 상점에는 중국식 홍등 대신 한국의 청사초롱이 걸려 있고 지붕에는 한국식 기와가 올려져 있어 익숙하고 반갑다. 건물 마다 내걸린 한글 간판들의 모습에서 이곳이 한국인가 중국인가 싶을 정도. 한락방은 중국인들에게는 한국 음식을 맛보고 한국 상품을 구입하고 한국의 문화를 만날 수 있는 다채로운 문화 공간이며 한국인에게도 새로운 시선으로 한국을 바라볼 수 있는 흥미로운 장소다. 인천의 차이나타운처럼 위해의 대표여행지 중 하나로 자리 잡기를 바라본다.

과거 옥선玉仙이 내려와 잠깐 머물렀던 곳으로 알려진 선고정은 많은 사람들이 간절히 바라는 것을 빌고자 할 때 찾아온다. [사진출처_모두투어]

옥 조각에 스며든 마음, 선고정仙姑頂

선고정은 과거 옥선玉仙이 내려와 잠깐 머물렀던 곳으로 알려져 많은 사람들이 간절히 바라는 것을 빌고자 할 때 찾아온다. 해발 380여 미터에 자리한 옥선의 사당 주위로 산봉우리들이 솟아있어 위엄을 자아낸다. 3년 전의 큰 불로 인해 풍경이 삭막하지는 않을까 걱정했지만 초록을 되찾아가고 있는 모습이 다행스럽다. 입구부터 정상까지 이어지는 끝없는 계단을 따라 옮기는 눈길마다 옥 조각들이 수놓아져 있다. 저마다 그 모양이 다르고 표정이나 질감의 묘사가 생생하여 하나하나 살펴보는 재미에 계단을 오르는 수고스러움은 자연히 잊게 된다. 이쯤이면 대규모 야외 옥 박물관으로 불려도 무방하지 않을까 싶다. 푸른 기와가 올려 진 옥선의 사당이 가까워질수록 옥 예술도 절정으로 치닫는다. 마지막 구간에 올라서니 마침내 높이 8.8미터, 무게 약 300톤에 달하는 옥선의 조각상이 눈앞에 나타났다. 옥선을 이루고 있는 부드러운 곡선들 덕분에 조각상은 엄청난 중량에도 불구하고 자애로운 인상을 풍긴다. 짧은 소원을 빌고 다시 사당 밖으로 나와 올라온 길을 내려다보니 그 풍경 또한 보물이다. 산의 형세를 닮은 계단의 굴곡이 유려하게 자연과 어우러지는 풍경에 가슴이 후련하고 유쾌한 기분마저 든다.

중국 10대 공연 중 하나라는 명성에 걸맞게 호수 위에 마련된 배 모양의 관람석은 사람들로 빼곡하다. 해가 뉘엿뉘엿 저물고 아름다운 달이 떠오르자 깊은 산과 호수를 배경으로 공연이 시작된다. 관람석이 360도로 회전하며 극의 흐름에 따라 서로 다른 야외무대를 향하도록 한 연출이 이색적이다. [사진출처_모두투어]

중국 10대 공연, 신요화하神游華夏

위해에 밤이 찾아오면 중국 10대 공연 중 하나로 손꼽히는 ‘신요화하’를 감상할 차례. 공연이 펼쳐지는 곳은 위해 서부에 위치한 화하성華夏城. 당당한 위용을 자랑하는 입구를 지나면 잉어 떼가 헤엄치는 연못이 나타나고 돌계단을 오르면 아담한 기와집들과 정원이 조화를 이루는 소담한 산책길이 이어진다. 뒤이어 색색으로 불을 밝힌 터널이 등장하고 이를 지나면 공연이 펼쳐지는 너른 호수가 나타난다. 중국 10대 공연 중 하나라는 명성에 걸맞게 호수 위에 마련된 배 모양의 관람석은 사람들로 빼곡하다. 해가 뉘엿뉘엿 저물고 아름다운 달이 떠오르자 깊은 산과 호수를 배경으로 공연이 시작된다. 관람석이 360도로 회전하며 극의 흐름에 따라 서로 다른 야외무대를 향하도록 한 연출이 이색적이다. 스토리는 단순하지만 3백여 명이 하나 되어 펼치는 군무와 기예 그리고 화려한 조명은 아쉬운 부분들을 상쇄시키기에 충분하다. 야외이기에 가능한 특수효과가 펼쳐지는 지점에서는 나도 모르게 감탄사를 내뱉고 만다. 어둠이 짙어질수록 극의 분위기는 고조되고 화합을 상징하는 군무로 공연이 마무리된다. 어둠 속에 반짝이는 화하성의 밤풍경은 해질녘과는 또 다른 운치를 선사하며 위해의 밤을 아름답게 꾸민다.

하루에 2~3회만 열리는 적산법화원의 가장 큰 볼거리인 관음전 극락보살 분수쇼.[사진출처_모두투어]

위해 교외 여행지 ‘적산법화원赤山法華院’

해상왕 장보고의 흔적을 만날 수 있는 적산법화원이 있는 곳. 통일신라시대 산동 반도 지역에서는 신라인의 왕래가 빈번하여 곳곳에 신라인의 집단 거주지인 신라방新羅坊과 사찰인 신라원新羅院이 있다. 적산법화원은 장보고가 세운 신라원 중 가장 대표적인 사찰로 당시 당나라에 거주하던 신라인들의 구심점 역할을 하던 곳이다.

물과 음악의 향연, 관음전 미륵보살 분수쇼- 적산법화원의 가장 큰 볼거리인 관음전 극락보살 분수쇼는 하루에 2~3회만 열린다. 음악소리가 울려 퍼지는 곳을 향해 걸음을 재촉한다. 연꽃 위에 앉아 있는 관음상과 그 아래에 있는 동자상과 사천왕상 그리고 관음상 주위를 지키고 있는 용 모양의 조각상들까지 하나 같이 그 만듦새가 근사하다. 청동으로 만들어진 거대한 관음상은 그 자체로도 충분히 놀라운데, 장중한 음악에 맞춰 천천히 돌아가는 관음상 주위로 물기둥과 불기둥이 뿜어져 나오자 여행자들의 입에선 절로 탄성이 터져 나온다. 공연이 최고조에 이르러 분수가 20미터 높이로 솟구치는 장면에서는 폭죽처럼 터지는 물방울의 모습에 그야말로 압도되는 기분이다. 차분한 불교 음악과 함께 공연이 마무리되자 구름처럼 모여들었던 사람들이 순식간에 사라지고 산사는 언제 그랬냐는 듯 고요함을 되찾는다.

해상왕의 재림, 장보고기념관- 장보고는 당나라로 넘어가 무인으로 큰 활약을 펼친 후 퇴역하고 이곳에 적산법화원을 세웠다. 그 후 신라로 돌아온 장보고는 완도에 청해진을 설치하여 해적을 소탕하면서 해상권은 물론 신라와 일본, 당 사이의 무역까지 주도하며 해상왕의 명성을 얻게 된다.

지금의 적산법화원은 당나라 시기 헐렸던 것을 한국과 중국이 수교하면서 양국의 우호를 위해 과거의 기록을 되짚어 다시 중건한 것이다. 당시 장보고기념관은 중국 정부가 공식 승인한 최초의 외국인 기념관으로 문을 열며 중국에서 장보고의 위상을 확인한 바 있다.

장보고기념관의 입구를 지나 나타나는 돌다리와 연못, 버드나무와 예스러운 건물들이 하나 된 풍경으로 어우러지고 8미터 높이에 달하는 장보고의 동상은 늠름하고 또 위엄이 넘친다.

장보고기념관 바로 위에는 바다를 내려다보고 있는 적산명신의 거대한 좌상이 있다. 적산명신은 앞면은 스님의 모습을, 뒷면은 장보고 장군의 모습을 본 따 만들었다고 한다. 손바닥이 땅을 향하고 있는 것은 바다가 잔잔해지라는 뜻. 덕분인지 적산 아래에 있는 석도 바다는 언제나 평온하다.

 

위해 교외 여행지 ‘성산두成山头’

성산두는 위해의 동쪽 끝에 있는 지역으로 우리나라와 가장 가까이에 있는 중국 땅이자 중국에서 해가 가장 빨리 뜨는 곳이기도 하다. 아름다운 중국 10대 해안으로 손꼽힐 정도로 그 풍경 또한 아름답다.

가장 가까운 중국으로 가는 길- 어마어마한 중국 땅에도 끝이라는 것이 있었다. 아주 맑은 날에는 인천이 보인다고 하는, 중국 동해안의 끄트머리에 있는 성산두가 그곳이다. 위해 시내에서 버스를 타고 성산두까지는 1시간 30분 정도가 걸린다. 적산을 뛰어 넘는 엄청난 규모. 해안 길을 따라 첫 번째로 닿은 곳은 거대한 태양신이 지키고 있는 해안가. 절벽보다 키 큰 태양신의 동상과 사당 그리고 여러 인물들의 동상이 자리하고 있어 이곳이 동쪽 바다의 끝인가 싶었지만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보다 남쪽에 있는 절벽을 가리킨다. 어림잡아도 반시간은 걸릴 것 같은 거리. 뭐든 크고 웅장하게 만드는 중국다운 여행지다. 크기만 큰 게 아니라 그 넓은 땅에 볼거리도 끝이 없다. 여러 신전과 해안을 따라 이어지는 성곽을 지나면 자금성을 연상시키는 웅장한 기와 건물이 나타나고 수많은 선녀 상과 ‘퇴계 이황’, ‘허준’ 같은 우리나라 위인들의 조각상도 볼 수 있다. 수많은 동상을 줄지어 세워 놓은 복도형 건물도 지나게 되는데 중국의 역대 위인과 성인들은 물론 세계의 위인 동상들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하늘의 끝, 천무진두天無盡頭- 중국 역사서 <사기>의 기록에 따르면, 통일 중국의 첫 황제인 진시황은 제위기간동안 성산두를 두 번 다녀갔는데 이곳의 아름다운 풍경을 보고 이곳에 영생을 가능케 해줄 불로초가 있을 것으로 확신했다고 한다. 하지만 두 번째로 방문하고 돌아가는 길에 영원을 꿈꾸던 왕은 숨을 거두고 말았다. 때문에 성산두에는 진시황이 성산두를 순찰할 때 지은 행궁인 시황묘와 해안 누각인 망해정 그리고 다양한 모습들의 진시황 동상들까지 진시황과 관련된 유적들이 많다. 그중에서도 불로초를 구하기 위해 동쪽으로 끊임없이 나아갔던 진시황과 당대의 뛰어난 책사였던 이사 그리고 불로초를 찾아 제주도까지 다녀간 서복이 나란히 서서 먼 바다를 응시하는 동상이 특히 인상적이다.

‘중국대륙에서 가장 해가 일찍 뜨는 곳’이라고 새겨진 커다란 비석을 지나, 하늘의 끝이라는 뜻의 천무진두天無盡頭 바위 앞에 서본다. 과연 중국에서 손에 꼽힐 만한 멋진 풍경이다. 우리나라와 가장 가까이에 있어서일까. 바다 위로 기암괴석이 가파르게 펼쳐져 있는 모습에 동해안의 해안 절경이 포개진다. 출렁이는 파도가 절벽에 부딪히며 덧없이 하얀 포말로 흩어진다. 밀려나는 파도에 바다 건너편의 이들에게 안부를 띄어본다. [출처_모두투어]

 

 

신혜영 기자  gosisashy@sisamagazi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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